미국·볼티모어- 환자를 진료하는 방법에 남자의사와 여자의사의 차이가 있을까. 이에 대해 존스홉킨스대학 불룸버그공중위생학부(볼티모어) 보건정책·관리 Debra L. Roter교수는 남성의사보다 여성의사가 환자에 좀더 친근하고 다정하게 환자들을 진료한다고 발표했다.

진찰시간 약 10% 길어
커뮤니케이션 관련 연구서 재평가
대규모 연구 26건 분석


그는 JAMA(2002;288:756-764)에 “조사결과 여성의사가 환자 중심으로 환자의 생활 전반에 대해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한다.

진찰시간도 약 10% 길어

이번 연구에서 1)여의사는 환자에 대한 질문과 카운슬링, 다정하고 적극적인 대화를 통해 환자의 심리학적인 문제에 대처해가면서 진료한다. 2)의사는 당연히 의사로서 평가받아야 하지만, 남성과 여성은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견해가 다르다. 3)그 차이는 일상생활에서 나타나는 남녀의 커뮤니케이션 차이와 일치한다는 결과가 얻어졌다.

또 여의사의 진찰시간은 남성의사의 진찰기간보다 약 10% 긴 것으로 나타났다. 여의사가 환자를 진찰하는 시간은 평균 23분인데 반해 남성의사는 21분이었다.

Roter교수는 “종합해보면 이러한 차이는 환자에게 적극적인 반응을 보이도록 환자 중심의 커뮤니케이션 양식을 반영하는 것이며, 환자에 대한 관여, 위안, 협력관계가 높은 진료환경을 반영한다고 생각된다. 일반적으로 특정 커뮤니케이션 요소에 성별이 미치는 영향은 작지만 이러한 영향은 확립된 많은 의학적, 심리적, 행동적, 교육적 개입이 미치는 영향에 버금갈 정도”라고 말한다.

또 공동저자인 노스이스턴대학 심리학과 Judith A. Hall교수는 “성별의 차이는 확실히 존재하지만 영향 정도는 별로 크지 않으며 남성의사와 여성의사의 커뮤니케이션 양식에는 중복되는 부분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남성의사, 여성의사 모두 환자들에게 대한 접근하는 방식을 개선시키고 학습해야 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Roter교수는 커뮤니케이션 데이터베이스(녹음 테이프, 비디오, 직접관찰 등)로 이용한 연구 데이터 베이스를 온라인으로 검색했으며, 이외에도 의사들의 보고서를 토대로 진찰시간을 계산한 전국적인 대규모 연구를 검색했다.

의사의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이같은 연구는 1967~2001년에 발표된 것이었다. 관찰연구 23건 및 의사의 보고서에 기초하여 진찰시간을 조사한 대규모연구 3건을 뽑아 통계학적으로 분석됐다.

Hall교수는 “다른 연구에서 의사의 훈련을 받으면 환자와의 대면 방식을 개선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와의 관계를 향상시키길 원한다면 이렇게 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파트너십 행동에 차이

이번에 얻어진 지견에서 흥미로운 것은 남성과 여성 의사들 간에는 이른바 「파트너십 행동」 즉 의학적 의사결정에서 환자의 적극적인 협력을 구하고 의사와 환자의 대등한 입장을 취하는데 차이가 있는 것이었다.

여성 1차진료의는 남성의사보다 파트너십 행동을 취하는 확률이 유의하게 높았다.

이러한 점을 조사한 12건의 연구 대부분이 환자와의 적극적인 파트너쉽을 구축한다는 차원에서 여성의사 쪽이 유의하게 높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 남성의사가 환자와의 파트너십을 만들려는 의도가 높다는 결과는 2건에 불과했다.

그밖의 다른 연구에서도 여성의사는 환자에 대해 적극적인 대화, 심리사회적 질문이나 카운슬링, 감정에 초점을 맞춘 대화를 하는 확률이 남성의사보다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생물의학적 정보의 제공에 대해서는 양, 질, 양식에 성차는 나타나지 않았다. 생물의학적 정보의 제공에는 진단, 치료, 예후에 관한 대화가 포함된다. 그리고 사교적 대화에 대해서는 양, 질, 양식에 성차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산부인과 전문의에서는 결과가 반대였다. 산부인과 분야에서는 남성의사가 여성의사보다 환자를 대하는 시간이 길고 환자의 감정을 중시한 대화를 실시하려는 의도가 컸다.

한편 1차진료의를 제외한 다른 의사를 대상으로 한 관련연구는 대부분 검색이 불가능했다. Hall교수는 전문의의 진료에서의 성차를 조사하는 연구를 실시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결과에 미치는 영향은 불확실

그렇다면 의사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의 차이가 과연 임상결과에 영향을 미칠까. 이번 연구에서는 그러나 만일 영향을 미친다고 가정했을 경우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해서는 해명되지 못했다.

여성의사가 담당하는 환자가 임상적으로 성적이 좋은지 나쁜지를 직접 조사한 연구는 아직 없다.이번에 관찰된 커뮤니케이션에서 나타난 성차는 “반드시 바꾸어야 한다”고 Hall교수는 지적한다.

그는 “의사는 자기인식, 자기감시, 훈련을 통해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의사가 커뮤니케이션을 취하는 방법에 대한 환자의 반응이 중요하다. 이것을 강하게 의식함으로써 최초로 환자와의 의미있는 교류가 생겨나고 네거티브한 상호관계에서 벗어날 수 있기때문”이라고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