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성 우울증에 대한 치료에는 광선요법이 많이 실시되고 있으나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게다가 모든 환자에게 효과가 있는 것도 아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어떤 약물요법이 적합할까. 그리고 식물요법으로 주목받고 있는 고추나물의 항울효과는 어느정도일까.
빈대학병원 정신과 Eva Hilger박사가 Der Nervenarzt(73:22-31)에 관련 연구를 보고했다.

중추전달계 기능에 주목
항울제가 광선부족 대체
카테콜아민작동계도 관여

대부분의 사람들은 계절에 따라 기분이나 의욕이 달라진다. 그러나 성인의 약 4~6%에서는 이러한 변동이 질환일 될 만큼 계절성 대울병을 일으킨다. 가을이나 겨울에 우울증을 적어도 3번 이상 보이고 그 다음해에도 2번 이상을 보였다면 진단을 확정할 수 있다.

매년 봄과 여름이 되면 완전 관해되거나 오히려 경조(輕躁)상태에 빠지는 것이 이 질환의 전형적인 패턴이다.

우울증 발병 기간 중 환자는 기력, 정력을 모두 잃고 우울이나 위화감이 찾아올 뿐만 아니라 탄수화물에 대한 식욕항진이나 체중증가 또는 자꾸 졸리는 등 비정형적인 증상도 나타나게 된다.

계절성 우울증의 원인은 그러나 아직 명쾌하게 밝혀져 있지 않다. 주변의 밝기나 온도 등의 환경적 요인 외에 유전적 요소도 관여하고 있으며, 중추전달계 특히 세로토닌 작동계의 기능장애가 결정적인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예를들면 건강한 사람도 겨울에는 세로토닌농도가 저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계절성 우울증환자에서는 세로토닌 작동성 물질에 대한 반응이 더 둔해져 뇌에서의 세로토닌 수송체 농도가 낮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계절성 우울증에 대해 세로토닌 작동제를 시도해 볼 가치는 충분하다.

어느 대조연구에서는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인 fluoxetine(상품명 푸로작, 릴리)을 통해 광선요법에 버금가는 효과가 얻어진 것으로 밝혀졌다. 광선요법을 좀더 많이 받은 환자가 작용 발현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고 부작용 발현율도 낮았다.

또 78례의 계절성 우울증환자에 fluoxetine 또는 플라세보를 투여한 다시설 연구에서는 우울증의 유의한 개선이 양쪽군 모두에서 나타났다.

실약군이 우울증 점수는 종합적으로 낮았지만 유의차는 없었다고 한다.

post-hoc분석에서는 fluoxetine에 대한 반응률이 우울증의 정도에 따라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일한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저해제인 sertraline(상품명 졸로푸트, 화이자)에 대해서는 178례의 계절성 우울증환자를 대상으로 플라세보 대조 다시설시험이 실증됐는데 플라세보 보다 유의하게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시험에서는 하루 평균 111mg을 사용했다.

Hilger박사가 실시한 공개시험에서는 세로토닌작동성과 노르아드레날린작동성을 함께 갖고 있는 mirtazapine(상품명 레메론 오가논)을 하루 30mg 투여해 우수한 성적이 얻어졌다.

이어 선택적 노르아드레날린 재흡수 억제제인 reboxetine(하루 8mg)을 16례에 6주간 투여한 결과, 11레에서 효과가 나타났다고 한다.

박사는 『이번 관찰소견은 카테콜아민작동계도 계절성 우울증의 발병과 관련있다는 가설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염산프로프라노롤이나 아테노롤, 비타민B 등 멜라토닌대사에 개입하는 물질이 계절성 우울증에 미치는 효과는 아직까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또한 도파민작동제인 레보도파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박사는 『이보다 먼저 나온 항울제에 관해서는 계절성 우울증에 대한 효과가 완전히 해명되지 않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삼환계 항울제와 사환계 항울제에 대해서는 침정(沈靜)작용이 너무 강해 주간의 권태감과 기면의 증강을 초래하기 때문에 적절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계절성 우울증에 대한 고추나물의 효과에 관해서는 20례를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가 있다. 피험자에 고추나물을 하루 900mg 투여하고 동시에 광선요법이나 플라세보 광선요법 중 하나를 받도록 한 결과, 양쪽군 모두 항울효과가 나타났다고 한다. 하지만 고추나물에 의한 부가적 효과에 대해서는 피험자가 적어 해명이 불가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