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미국정신의학회(APA)에서 노스캐롤라이나대학 정신의학 Jeffrey Lieberman부장이 정신분열증의 치료에 치험제인 aripiprazole의 효과를 발표하는 등 구약, 신약, 복합제에 관한 연구발표가 잇달았다.

정신질환의 치료에서 회화요법이 주체인 시대는 지나갔으며 약제를 이용한 치료가 주류를 보이는 시대가 왔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하는 것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다양한 정신질환에 대한 약제의 효과를 조사한 새로운 연구결과가 잇달아 보고됐다. 여기서는 그 일부를 소개한다.

양·음성증상 모두 개선

쌍극성장애에 동반되는 급성조증과 정신분열증에 대해 치험제인 aripiprazole(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社)의 유효성이 잇달아 보고됐다.

BMS사는 이 약제를 정신분열증의 치료제로 미국과 유럽에 사용승인 신청을 한 상태다.

이 대학 정신의학·약학 교수인 Lieberman부장에 의하면 정신분열증의 급성 재발로 진단된 환자에 대해 aripiprazole은 정신분열증의 양성증상과 음성증상 양쪽을 개선시키고 이 효과는 52주 이상 지속했다.

1,294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된 이번 연구에서는 신약aripiprazole과 할로페리돌의 유효성이 비교됐다.

그 결과 무효 또는 부작용 때문에 치료를 중단한 환자 수는 신약 투여군이 할로페리돌 투여군보다 유의하게 적었다고 한다.

그는 『환자의 치료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장기간 투약이기 때문에 이 결과는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증상이 안정돼 있는 통합실조증환자 310명을 대상으로 한 26주간의 소규모 연구에서도 aripiprazole투여군이 할로페리돌 투여군보다도 재발건수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신시내티대학 정신의학 Paul Keck, Jr. 씨는 쌍극성장애에 동반하는 급성조증환자 262명에 paripiprazole을 투여하는 제3상 이중맹검 플라세보 비교시험을 실시했다. 그 결과 이 약은 급속한 작용발현을 보였다고 한다.

또 항간질제인 라모트리진(제품명 라믹탈, 글락소스미스클라인社)를 이용한 2종류의 주요한 장기시험에서 이 약이 쌍극성 장애에 동반하는 우울증상의 재발을 지연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에서는 환자 638명을 라모트리진 또는 리튬에 의한 18개월간의 단제요법군으로 무작위로 나누었다. 18개월 후 우울증상에 대한 개입이 불필요한 환자의 비율은 라모트리진 투여군이 57%, 리튬투여군이 51%, 플라세보군이 30%였다.

한편 캘리포니아대학(어바인) Gerald Maguire박사는 정신분열증 또는 쌍극성장애의 환자가 갑자기 감정이 격해졌을 경우 고용량의 올란자핀을 급속 투여하면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

이 시험에서는 감정이 격해지는 정신분열증, 정신분열 감정장애, 정신분열증양 장애 또는 쌍극성장애 환자 148명을 무작위로 2개군으로 나누고 1군에는 투여량을 급증시키는 방법으로 올란자핀을 4일간 경구투여했다.

최초 투여량은 20mg로 1일째와 2일째에 10mg을 추가하고 3일째와 4일째에는 다시 10mg을 추가투여했다.

대조군에는 처음에 올란자핀 10mg을 투여하고 그 후 4일간은 로라제팜 2mg을 2회 투여했다.

양쪽 군 모두 환자의 격한 감정은 완화됐지만 자이프렉사 단독투여군이 로라제팜 투여군보다도 효과가 크고 중대한 부작용은 나타나지 않았다.

한편 급성 증악기의 정신분열증 환자 500명에 대한 응급치료를 실시한 비맹검시험에서는 ziprasidone(화이자社)의 근주가 현재의 표준적인 치료법인 할로페리돌보다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에서 는 환자는 ziprasidone의 근주를 3일간 투여받은 후 이 약의 경구투여로 교체됐다. 조지워싱턴대학 David Daniel박사는 급성증악기의 환자는 치료에 비협력적이고 종종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기 때문에 가능한한 신
속하게 증상을 컨트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 매사추세츠종합병원 및 하버드대학 교수인 Mark Pollack박사는 신약 pregabalin (화이자社)이 불안증상의 감소에 효과적이라고 발표했다.

4주간의 무작위 이중맹검시험에서는 pregabalin 300mg, 450mg,600mg, 알프라졸람 1.5mg, 플라세보를 환자에 투여했다.

그 결과, 모든 pregabalin투여군에서 알프라졸람군보다 반응이 빨리 나타난데다 개선효과가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소아와 청소년의 전반성 불안장애에 관해 새로토닌/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억제제인 venlafaxine(상품명 이팩사, 와이어스社)의 긍정적인 결과가 발표됐다.

노스웨스트임상연구센터의 Arifulla Kahn박사는 229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실시한 결과 『venlafaxine투여군에서는 전반성 불안장애의 증상이 18.6포인트 감소했지만 플라세보군에서는 12.4포인트 감소했다』고 말했다.

Venlafaxine에 관한 연구에서 에모리대학 Charles Nemeroff박사는 이 약으로 계속치료한 성인 중 우울증환자에서는 관해가 12개월간 지속될 가능성이 플라세보군에 비해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마친 환자 286명 중 258명에서 관해가 지속됐다고 한다.

한편 다른 세로토닌/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저해제인 duloxetine(일라이 릴리社)에 관한 새로운 임상데이터에 의하면 이 약 60mg 투여군에서는 우울 증상의 급속한 관해 및 지속적인 관해가 치료 제2주째까지 달성되고 9주간의 시험기간에 걸쳐 효과가 지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사에 의하면 증상의 관해율은 duloxetine투여군이 44%였음에 반해 플라세보군에서는 16%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