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콜로라도주 덴버- 약용식물을 복용하는 환자에 수술을 실시하면 약용식물의 성분이 마취제와 주술기에 투여되는 다른 약제와 해로운 상호작용을 일으켜 매우 위험해 지는 경우가 있다고 시카고대학 마취과 Bobbie Jean Sweitzer교수가 미국외과종양학회 연례회의에서 발표했다.

복용 알리지 않는 환자도 있어

Sweitzer교수에 의하면 약용식물의 복용 사실을 알리지 않는 환자가 많기때문에 약용식물과 다른 약제의 상호작용의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고 말한다.

미국의 경우 약용식물은 미식품의약청(FDA)의 감시대상이 되지 않고 있으며 영양보조식품으로서 처방전 없이 판매되는 경우가 많다.

미국인의 12%가 현재 약용식물을 복용하고 있으며 외과수술을 받는 환자의 32%는 약용식물을 복용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주술기 환자 전체의 22%는 약용식물을 복용하고 있으며 이 중 반수 이상이 여러 종류를 이용하고 있다고 교수는 지적한다.

주술기 환자에 대한 약용식물의 안전성을 조사한 연구는 없지만 약용식물과 마취나 수술의 중대한 상호작용을 시사하는 증례보고와 생물학적 연구는 많이 발표돼 있는 상황이다.

미국에는 약용식물에 대한 공적감시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기때문에 각종 약용식물에 포함된 유효성분의 양에는 큰 차이가 있다고 한다.

예를들면 시판되는 한국인삼에서는 실제로 포함된 유효성분의 양과 표시되는 성분량의 비율은 상품에 따라 20%에서 350%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약용식물은 효력을 예측할 수 없다는 점 외에 혼합물이 들어가 있는 경우가 많고, 또 잘못 표기된 상품과 중독성이나 발암성 우려가 있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술기에는 복용 중지해야

Sweitzer교수는 환자가 복용할 가능성이 높은 약용식물 8종과 주술기에 일어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 다음과 같이 지적하고 있다.

(1)마황(ephedra):체중의 감소와 에너지 증진 목적으로 사용되며 교감신경을 직, 간접적으로 흥분시키는 작용을 갖고 있다. 혈관수축, 혈전증, 뇌졸중, 심실성부정맥, 경련, 모노아민산화효소(MAO)억제제와의 치명적인 상호작용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수술의 24시간 이상 전에 복용을 중지해야 한다.

(2)에치나세아(echinacea):주로 요로감염증 등에 사용되며 면역계를 비특이적으로 자극시킨다. 계속 사용하면 알레르기 반응, 간독성, 면역억제가 우려된다.

(3)마늘:혈압과 혈청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데 이용되며 사람에서의 강압작용은 증명되지 않고 있다. 주술기에 주의할 점은 출혈 위험과 다른 항혈소판제의 증강작용이다. 복용은 수술하기 7일 전에 중지해야 한다.

(4)은행:치매환자의 인지기능 개선과 말초혈관질환의 치료에 이용되고 있는데, 혈소판 활성인자의 억제, 혈관조절의 변화, 활성산호의 제거작용을 갖고 있다. 주술기의 주의점은 주로 출혈 체질이다. 수술 전 36시간 전에 중지해야 한다.

(5)인삼:기력을 높이고 혈당치를 낮추기위해 사용되는데 불가역적인 항혈소판작용을 가질 가능성이 있다. 주술기에 주의할 점은 와파린과의 상호작용에서 출혈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 외에 금식 중인 환자에서는 저혈당증이 일어날 수 있다. 수술 7일 전에 복용을 중지해야 한다.

(6)카바(kava):항불안제나 진정제로 사용되는데 남용의 우려가 있다. 약리학적으로는 감마 아미노낙산(GABA)수용체를 통해 진정작용을 제공하는 것 외에 국소마취 효과를 가진 항간질제다. 주술기에 주의할 점은 간장 장애나 마취제의 증강작용 등이다. 수술 24시간 이상전에 복용을 중지한다.

(7)쥐오줌풀(valerian):진정제나 수면보조제로 이용되며 GABA수용체에 작용하며 마취제의 작용을 증강시킨다. 의존성인 환자에서는 복용을 서서히 중지하고 금단증상은 벤조디아제핀으로 치료해야 한다.

(8)성요한풀(St.John''s wort):유의한 MAO억제작용은 나타나지 않지만 우울증 치료에 사용되는 주술기에 주의할 점은 P450효소의 유도나 세로토닌 과잉증후군 등이다. 복용은 수술하기 5일 전에 중지해야 한다.

외래환자에도 위험

환자의 70%가 약용식물의 복용을 의사에게 알리지 않기때문에 의사는 문서를 이용하지 말고 환자에 직접 질문하여 확인해야 한다고 교수는 지적한다.

약용식물을 복용하고 있음을 의사에게 알리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1)약용식물은 안전하다고 오해하고 있다 2)약용식물의 복용을 인정하고 싶지 않다 3)의사를 신뢰하지 않는다- 등이다.

약용식물을 복용하는 환자에 안전한 수술을 실시하기 위해 해야 할 주의점은 환자가 복용하는 약용식물의 종류를 확인하고 수술 전에 복용을 중지시키는 것이라고 교수는 강조하고 있다.

한편 약리학자인 듀크대학 종합의학센터 David Kroll고문은 의사는 처방제와 약용식물의 병용이 유해한 결과를 낳을 가능성에 대해 주의해야 한다고 제9회 듀크팜비치포럼 연례회의에서 보고했다.

최근 FDA는 와파린과 알프라졸람(alprazolam) 등의 처방제와 병용할 경우 독성을 보이는 약용식물에 대해 조사하기 시작했다. Kroll고문에 의하면 카바, 세인트존스약초, 에치네시아가 간장애를 일으키고 경구피임제의 작용을 억제시키고 천식이나 다른 알레르기질환을 악화시킨 증례가 최근 보고됐다고 한다.

그는 또 『처방전과 약용식물의 병용에는 위험이 뒤따른다. 특히 만성질환의 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은 부작용의 가능성에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