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개최된 대한생물정신의학회(이사장 이민수)에서는 정신과 영역에서 사용될 수 있는 TMS(치료), HRV(진단)에 대한 소개와 정신분열증, 양극성 장애, 주요 우울장애 등에 대한 최신지견이 발표됐다. 이번호에는 대한생물정신의학회의 도움을 얻어 이날 발표된 내용중 핵심내용을 게재한다.

 

생물정신의학의 최신 연구들

알코올의존도와 글렐린수치 반비례
플루옥세틴, 인지기능저하 새치료 가능성 제시

 

 

항우울제 신경보호효과 가져

 

 

글루타메이트는 AMPA수용체에 결합하여 이를 활성화시킴으로써 결과적으로 NMDA수용체와 voltage-gated C2+a채널을 활성화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뉴런에서의 C2+a이 증가하게 된다.

 

 

가톨릭의대 윤신희교수팀은 대표적인 항우울제인 플루옥세틴의 투여가 세포내에서 C2+a 채널에 작용, 유입을 억제함으로써 신경보호효과가 있음을 보고하였다.

 

 

플루옥세틴은 voltage-gated channel은 물론 ligand-gated channel에도 억제작용을 가져 세포내 C2+a을 줄여준다.

 

 

이런 결과는 결론적으로 플루옥세틴이 글루타메이트에 의해 유발된 C2+a signaling을 억제해 신경세포를 보호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배양된 쥐의 해마세포에서 행해진 것으로  아직 인간에 대한 연구는 없다.

 

 

하지만 이 연구는 플루옥세틴이 글루타메이트에 의해 유발된 세포의 사망을 억제할 수 있음을 제시하는 것이다.

 

 

즉 플루옥세틴이 부작용이 현저히 개선되어 널리 사용되는 항우울제임을 고려한다면 혈관성치매등으로 인한 인지기능저하등에서 새로운 치료적 적응가능성을 제시한다.

 

 

노년기 우울증, 혈관성질환과 연관성 높아

 

 

노년기 우울증의 원인으로 혈관성 위험인자와의 관련성에 대해선 몇몇 연구들이 있긴 했으나 대부분 후향적인 것으로 그 연관성을 확인하는데는 많은 제한점들이 있었다.

 

 

전남대 김재민 교수팀은 광주지역의 지역사회 인구 661명을 대상으로 한 2년 동안의 전향적 코호트 연구를 통해 노년기 우울증과 혈관성 위험인자와의 관련성을 조사했다.

 

 

김 교수팀은 661명의 지역사회인구집단의 우울증상태를 구조화된 면담을 통해 진단하고, 인지기능평가를 위한 간이정신상태검사를 시행했다.

 

 

또한 혈관성위험인자 및 질환여부를 자세한 병력청취와 혈압측정 및 혈당과 지질 등에 대한 실험실 검사를 시행하였으며 2년후 동일 집단에서 같은 검사를 시행하였다. 661명중 79%인 521명이 추적검사에 응하였다.

 

 

연구 결과 기존의 심장질환이나 고지혈증이 있던 사람들이 인구학적 변인이나 인지기능 등의 변인과는 관계없이 현저히 노년기 우울증의 발병이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노년기우울증의 원인이 혈관성질환과 관련되어 있을 가능성을 강력히 지지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뇌혈관성질환후 발생하는 우울증의 경우 보편적인 우울증에 비해 항우울제 등 치료에 대한 반응이 좋지 않으며 증상도 더 심각하고 예후도 나쁜 것으로 많은 임상가들은 공통적으로 경험하고 있다.

 

 

따라서 노년기 우울증의 경우 혈관성위험인자를 잘 관리하는 것이 예방적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겠다.

 

 

섬망치료의 약물효과

 

 

일반적으로 섬망치료에 있어서 1차 선택약물은 할로페리돌이다. 하지만 지난 90년대 중반이후로  다양한 종류의 비전형적 약물이 개발되어 널리 사용되고 있었다.

 

 

이들 약물중 리스페리돈은 비전형적 약물의 특성뿐 아니라 강한 도파민 D2수용체 차단작용등 할로페리돌과 특성을 공유하는 측면도 가지고 있어 섬망치료에도 유용할 것으로 예측되어져 왔다.

 

 

고려대 정신과 김용구, 한창수 교수팀은 할로페리돌과 리스페리돈의 섬망에서의 효과를 정교한 이중맹검연구를 통해 비교 분석하였다.

 

 

약물효과에 대한 객관적이고 정확한 비교를 위해 3명의 정신과 의사가 개별 환자의 연구에 관여되었다.

 

 

처음 환자의 평가를 1인이 담당하고 다른 1인이 약물 투여와 치료를 담당하였으며 또 다른 1인이 치료효과를 평가하였다. 결과는 섬망치료에 있어 리스페리돈과 할로페리돌은 동등한 반응률과 치료효과를 보였다.

 

 

다만 할로페리돌 투여 환자중 1인에서는 경도의 추체외로계부작용이 나타났으나 리스페리돈 투여그룹에선 관찰된 약물부작용이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삶의 질 향상 및 맞춤형 치료에 초점

맞춤형 치료로 변화하는 우울증 치료

 

 

현대정신의학에서 약물치료는 치료의 근간이 되고 있으며 다양한 작용기전을 가진 새로운 약물들이 끊임없이 개발되고 있다.

이번 심포지움은 생물정신의학회에서 전통적으로 중요시해왔던 정신과 약물에 대한 것으로 ‘정신약물학의 보다 나은 이해를 위하여’라는 주제 하에서 진행되었다.

 

 

환자 삶의 질 향상이 중요

세의대의 김찬형교수는 ‘정신분열병의 신경과학적 측면에서 치료의 새로운 이슈’라는 주제로 최근 정신분열병의 치료에서는 양성증상뿐 아니라 음성증상의 치료도 중요하다고 발표했다.

또한 부작용을 개선하여 환자의 삶의 질을 증진시키고 재발율을 낮추며 사회적 기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었다.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정한용교수는 ‘양극성장애의 통합적 접근’ 이라는 주제로 양극성장애의 치료와 장기적 관리에 있어서 약물치료만으로는 불충분하며 교육(Psychoeducation), 가족치료, 대인관계와 사회적 리듬치료(Interpersonal and social rhythm therapy; IPSRT), 인지행동치료(cognitive-behavioral therapy)등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맞춤형치료로의 변화

전북의대 정상근교수는 ‘주요 우울증의 발전된 약물치료전략’ 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정 교수에 따르면 과거에는 약물의 부작용 때문에 효과보다 안정성이 약물선택의 주요기준이였으나 최근에는 항우울제의 부작용이 개선됨에 따라 증상의 부분적 호전보다 관해(remission)을 위한 효과측면이 강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치료적으로 반응(response)이 있다함은 치료전에 비해 해밀턴우울척도, 벡우울척도, 몽고메리-야스버그 우울증척도 등으로 측정한 증상이 50%이상 줄어든 경우를 말한다.

관해란 치료적 반응을 보였던 환자들이 거의 증상을 보이지 않게 된 것으로 해밀턴우울척도상으로는 7점이하, 몽고메리-야스버그 우울증척도상으로는 10-12점정도에 해당하는 것을 말한다.

우울증치료에 있어 최근의 또다른 이슈는 도중에 약을 중단하지 않고 치료를 잘 지속할 수 있는지(adherence)에 대한 것이다. 항우울제 치료중단의 가장 큰 이유는 약물부작용이며 최근의 항우울제도 어느정도의 부작용은 있게 마련이다.

따라서 환자에게 보다 복용이 편리한 제형으로 복용편이성을 높이려는 연구와 노력이 진행되고 있으며 그결과 다양한 형태의 서방정, 확산정, 주사제등이 개발되고 있다.

하지만 우울증치료의 미래 발전방향은 결국 개별 환자의 특성에 맞춘 맞춤형 약물치료(individuation of therapy)가 될 것이라고 정교수는 예측했다.


세 가지 주요약제 교체투여

전주노인복지병원의 이남진 선생은 알츠하이머병이 진행됨에 따라 행동문제, 정신병적 증상 등의 동반이 많아지며 환자는 물론 특히 보호자(caregiver)의 고통이 커진다고 했다.

또한 현재 치매의 치료를 위해 쓰여지고 있는 세 가지 주요 약물인 도네페질, 갈란타민, 메만틴의 효과를 각기 비교하여 발표하였다.

이 선생에 의하면 세가지 주요약물들은 각기 다른 치매치료의 작용기전을 가지고 있으므로 하나의 약제에 의한 반응이 부족할 경우 다른 약물로 교체투여함으로써 치료반응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학술대회에선 이상의 연제외에도 많은 최신의 연구들이 발표되어 활발한 토론을 거쳤다.

또한 24편에 달하는 포스터가 발표되었으며 그중 고려의대 이헌정교수의 ‘G-protein Beta 3 subunit C825T polymorphism is associated with seasonal variation in young healthy subjects’등 4편의 포스터가 우수포스터에 선정되기도 했다.


새 장비 이용한 진단과 치료

최신 항우울제 부작용 개선에 초점 맞춰

정신과 영역에서의 치료는 약물치료를 근간으로 정신과 의사와의 면담을 통한 심리치료가 병행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형태이다.

과거에는 심리치료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큰 편이였으나 최근에는 각종 정신질환의 생물학적 원인들에 대한 광범위한 연구가 빠른 속도로 이뤄지면서 수많은 정신과 치료약물들이 개발되었으며 이러한 발전은 특히 항우울제 분야에서 두드러졌다.

하지만 가장 최신의 항우울제라고 하더라도 발전의 초점은 부작용개선에 맞춰진 것이지 치료효과에 있어서 이전의 약물에 의해 크게 개선되었다고 보기에는 많은 제한점이 있다.

따라서 정신과 영역에서 분자생물학적 연구와 약물학적 연구에 근거한 항우울제의 혁명적인 발전에도 불구하고 약물에 잘 반응하지 않는 우울증 환자들은 여전히 존재한다.

이들을 위한 효과적인 치료방법에 대한 연구들이 약물연구와는 별도로 진행되어져 왔다.

치료를 위한 장비뿐 아니라 진단을 위한 새로운 측정도구와 장비들도 개발되고 있으며 이번 학회에선 ‘정신과 영역에서 새로운 장비의 응용’이라는 주제로 심포지움이 개최되었다.

우울증치료 위한 TMS

TMS(Transcranial Magnetic Stimulation, 경두개 자극기)[그림]는 머리 가까이에 전자기 코일을 놓고 강력한 전류를 흘려서 생긴 자기장을 두개골에 통과시켜 두뇌의 신경세포를 활성화시키도록 하는 새로운 두뇌 자극법이다.

이 치료법은 지난 85년 현대적인 방식으로 고안된 뒤 선진국에서 많은 연구가 실시되어 온 정신과적 치료 방법이다.

특히 TMS로 우울증 환자를 치료한 결과 상당한 효과가 있다는 것이 드러났으며 2001년부터는 캐나다, 유럽, 이스라엘, 호주 등에서 연구 단계를 넘어 일반 병․의원에서 사용하고 있다.

최근 TMS는 우울증 이외의 정신장애에서도 이용이 가능한 것으로 드러나 각종 불안장애, 운동장애, 정신분열병 같은 경우에도 이용되고 있다.

특정 뇌부위 치료 가능

TMS는 대체의학이나 민간요법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는 ‘자석요법’에서 사용되는 낮은 전자기장과는 다른 고자장을 사용한다.

고전류가 전자기장 코일을 통해 켜졌다, 꺼졌다를 반복하면서 생기는 자기장이 두뇌의 특정부위에 전류를 유발해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TMS는 인간의 운동, 언어, 시각, 감정, 행동등 특정한 기능을 담당하는 뇌의 부위를 선택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어 최근 국내에서도 그 사용빈도가 아직은 연구단계이긴 하지만 점차 늘어나고 있는 상태이다.

이번 학술대회에선 장비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해왔던 TMS장비에 대한 이론적 배경과 실제 국내에서의 개발에 대해서 경북대 전자전기공학부 김동훈 교수의 발표가 있었다.

의학 연구학회에서 공대교수의 발표는 흔한 일은 아니지만 정신질환의 생물학적 원인을 탐구하고 이를 해결하여 치료하기 위한 공동연구라는 측면에서 매우 의미있는 것으로 학회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의공학적 분야에서도 국내연구를 선도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객관성 확보위한 HRV 측정

정신과적 진단은 미국정신의학회의 정신질환진단기준인 DSM-IV나 국제 질병분류기준인 ICD-10에 규정된 기준에 근거하여 정신과의사와의 면담을 통해 이뤄지는 것이 현재의 상황이다.

물론 CT나 MRI같은 뇌영상장비와 각종 실험실 검사, 그리고 임상심리검사, 신경인지기능검사등 객관적 검사법들이 진단에 도움을 주고는 있지만 정신질환의 특성상 이들 검사들은 정신과의사의 임상적 진단을 보조하는 역할이상을 하기는 어렵다.

진단과정을 보다 객관화하여 환자와 보호자들이 자신의 질환에 대해 보다 쉽게 이해하고 치료의 경과를 객관적으로 알아볼 수 있도록 돕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심박동수변이(Heart rate variability; HRV)측정이 제시된 바 있다.

불안상태에서 심장박동이 증가하는 등 변화가 있는것은 누구나 공통적으로 경험하는 것이지만 각종 정신과적 질환에서 이를 진단적으로 응용하는 것은 성별과 연령, 질병에 대한 규준치를 구하기가 어려운등의 이유로 난관에 봉착해 있었다.

연령, 성별, 심박동수도 고려

인제대 백병원 우종민 교수는 울산대 산업의학과 이지호교수, 단국대 산업의학과 김현주교수등과 공동으로 심박동수변이의 규준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인자들을 연구하였다.

우 교수에 따르면 “연령대 및 성별에 따라 HRV지표에서 유의한 차이가 관찰되었으므로 HRV결과 해석시엔 연령, 성별, 심박동수를 고려해야 한다”고 한다.[표1, 2, 3]

또한 “흡연, 음주, 운동, 수면, 직무특성과 고혈압, 콜레스테롤등 심혈관질환 위험요인과 유의한 상관을 보였으며 여성에서는 높은 부교감 활성도와 낮은 심박동수가 특징적이므로 이를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얼굴표정인식장애=정상적인 노화과정

국내 첫 노인 얼굴표정인식장애 연구 발표

한국인의 얼굴표정을 이용하여 노인에서의 얼굴표정인식장애를 연구한 결과가 국내처음으로 발표됐다.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과학교실 이정태교수팀은 의정부시 소재 노인복지회관 수강생들 중 60세 이상을 대상으로 지난 4월12일~21일까지 수집했다.

3
0세 이하의 젊은군의 자료는 병원을 방문한 환자의 보호자 또는 병원직원을 대상으로 연구에 참여했다.

기쁨, 슬픔, 공포, 분노, 놀람, 혐오 등 6가지 표정과 무표정의 7가지 감정상태에 대한 총 6명의 배우들에서 얻은 표준화된 한국인 얼굴표정사진을 이용했다.

총 120명이 참여한 가운데 60세 이상 노인군(EG, 평균연령 69.4±4.6)이 53명, 30세 이하 젊은 군(YG, 평균연령 25.8±2.6)이 67명이었다.

교육연수는 EG, YG가 각각 8.1±4.2년, 17.2±1.9년으로 노인군에서 유의하게 낮았지만 성별과 우세손잡이는 유의한 차가 없었다.

감정인식과제의 차이에서는 슬픔, 분노 및 혐오에서 노인군이 유의하게 낮은 정답률을 보여 연령 군에 따른 감정 인식과제의 차이를 보였다.

그러나 감정세기 과제의 결과에서 학력의 차이를 배제하였을 때 연령군에 따른 차이는 없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 “얼굴 표정 인식의 장애는 정상적인 노화과정의 일부로 나타나는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향후 노화과정에 따른 표정인식능력의 저하가 노인의 사회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고, 뇌기능 저하와의 연관성을 밝히는 뇌영상학적 연구 등을 통해 노인에서 사회적 인지의 생물학적 사회적 이해를 증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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