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제37회 미국임상종양학회(ASCO)가 5월 12일~15일 4일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렸다. 80개국이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는 총 2만 8,000명이 참가해 역대 최고의 참가율을 보였다.

이번 학회에서는 화제의 신약과 최첨단의 유전자 치료가 논의됐으며 이외에도 임상시험의 자세, 임상관리, 각종 정보기기를 이용한 재택치료 등 암과 관련한 각종 문제에 대응하는 세션으로 준비됐다.

또한 과거와 미래를 전망하고 ASCO의 존재 의의를 자문하는 프로그램도 준비하는 등 연구자간의 연대를 도모하고 환자와 사회를 결속시키는 시도도 보였다.

~분자표적치료의 임상성적 발표~
imatinib, 소화관간질성종양에도 주효

개회 직전 미식품의약국(FDA)은 만성골수성백혈병(CML)의 경구치료제로서 암을 분자생물학적으로 다루고 그 본태에 작용하는 「분자표적치료」의 컨셉트에 기초하여 만든 imatinib(ST1571)를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승인했다.

이 약이 고형암에 대해서도 효과적일지 여부가 화제가 된 관련세션에서는 오레건보건과학대학(오레건주 포틀랜드) C. Blank교수가 저항성 또는 전이성 소화관간질성종양(GIST)증례에 imatinib를 투여한 결과, 평가대상 35례의 89%에 임상적 개선이 나타났다고 보고했다.

티로신키나제활성 저해

항암제에 의한 화학요법이 현재 만족할만한 성적이 나오지 않고 있는 가운데, 최근 암에 특징적인 분자기능을 해명하여 특이적인 치료를 실시하는 「분자표적치료」의 개념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 개념에 기초하여 정확히 설계된 약제는 높은 치료효과와 대폭적인 부작용 경감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 외에 컴퓨터로 분자구조를 디자인하는 방법은 개발기간이나 비용 면에서 제약 측에도 큰 장점을 가져온다.

CML은 염색체 이상으로 인해 만들어지는 특수한 단백질이 티로신키나제활성을 보이고, 백혈구의 이상증식을 야기시키는 것이 원인이다. 따라서 imatinib은 티로신키나제의 활성화 저해를 목적으로 한 시그널전달저해제다.

한편 GIST도 역시 티로신키나제활성을 가진 증식인자 수용체의 c-kit가 변이에 의해 끊김없이 발현하는 원시적인 결합조직세포에서 발생하고 있어 imatinib가 c-kit를 저해할 수 있는지 여부가 GIST 등의 고형암치료응용에 대한 열쇠였다.

Blanke교수팀은 작년에 등록된 GIST 37례(평균연령 50세)를 imatinib 400mg/일 투여군과 600mg/일 투여군으로 무작위로 나누고 400mg/일 투여군은 나중에 600mg/일로 양을 늘렸다. 1~3개월간의 관찰기간동안 평가대상 35례 중 18례에 주효(저효+유효)했으며, 주효 정도는 투여량과 관련이 없었다.

또 12례는 증상이 안정했으며 증악은 4례였다. 임상적 개선이 나타난 31례(89%)의 플루오로·데옥시·글루코스(FDG)-PET진단에서는 50%이상의 종양축소가 나타났다고 한다.

연조직육종에 대해서도 큰 효과

부작용은 출혈이나 복통 등이었다.
동교수는 『분자표적 치료의 컨셉트는 진행 고형암에 대해서도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imatinib는 GIST치료의 제1선택이 될 수 있다』고 정리했다.

유럽암연구·치료기구(EORTC)의 A. T. Van Oosterom씨도 마찬가지로 GIST 및 연조직육종에 대한 imatinib의 효과를 보고. 작년에 등록된 20례(GIST 17례, 연조직육종 3례)를 3개군으로 나누고 용법과용량을 바꿔 imatinib를 투여했다.

증상이 악화된 4례 등을 제외한 평가대상 15례 중 4례에서 주효가 나타났으며, 8례에서는 종양 축소와 증상 개선이 나타났다(3례는 평가시기가 일러 보류했다). 부작용의 발현은 드물었으며 주로 경도의 구기, 오심, 설사, 발진 등이었다.

그는 『연조직육종증례에 대한 imatinib의 최대내용량은 1회 400mg·1일 2회 투여하거나 그 이상. GIST에 대해서는 큰 임상적 효과를 올렸다』고 말했다.


OSI-774, 두경부암에 대한 유효성 나타내

신약의 효과를 검증하는 세션에서는 텍사스대학 보건과학센터(텍사스주 샌안토니오) M. Hidalgo씨는 폐암, 난소암 등에 기대가 모아지고 현재 임상제 II상시험단계에 있는 분자표적치료제 OSI-774가 두경부 암에 효과적이라고 보고했다.

OSI-774는 상피성장인자 수용체(EGFR)의 기능을 저해하는 분자표적치료제로서, 연구팀의 시험은 두부와 경부의 편평상피암증례에 이 약을 1일 150mg투여하는 것이었다.

현재까지 7례가 계속 치료중이다. 치료시작 약 1개월 후에 얻어진 병리소견에서는 EGFR의 기능이 60%저하했으며 OSI-774가 EGFR활성과 시그널전달을 저해한 사실이 시사됐다고 한다.

OSI-774에 대해서는 참가자로부터도 『이번 발표된 데이터를 보면 가장 순조롭게 성과를 올리고 있는 신약이라는 인상을 받았다』는 소리가 들렸으며 다른 세션에서도 폐암에 효과가 있다는 등의 보고가 있었다.

부작용은 발진 등이며, 200mg이상의 투여에서는 중도의 설사가 나타났다고 한다.
OSI-774를 발표한 연자는 향후 화학요법과 방사선요법의 병용에 대해 연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말기환자 40%가 화학요법 받아

말기 케어 세션에서는 미국립보건원(NIH) E. Emanuel박사가 말기 암환자에서 화학요법의 실시상황을 추정했다. 이것은 매사추세츠주 당국이 관리하는 사망진단서 파일과 환자 데이터에 기초한 것이다. 이에 따르면, 말기암환자의 41%가 사망한 해에 화학요법을 받으며, 사망 3개월 전에는 26%, 사망한 달은 14%를 받는다. 화학요법을 받은 비율은 여성보다 남성이, 그리고 연령이 낮을수록 높았다.

백혈병 환자가 가장 빈번하게 화학요법을 받는 한편 고형종양 환자는 말기에 화학요법을 피하는 경향이 있었다. 폐암환자의 36%, 직장암환자의 41%, 유방암환자의 41%, 췌암환자의 38%가 사망한 해에 화학요법을 받았다(표).

또 화학요법을 받은 환자 1인당 사망한 해에 의료비는 3만 8,308달러로 화학요법을 받지 않은 환자의 2만 7,567달러에 비해 훨씬 고액이었다. 말기 환자의 33%가 호스피스를 이용했는데 사망 3~6개월 전에 화학요법을 받은 환자는 평균 호스피스에 입원하는 시기를 12일 늦출 수 있었다고 한다.


~아프리카계 여성의 유방암 발병기전~
BRCA1유전자의 프레임시프트 변이가 관여


가족성 종양에서 유전요인을 해명하는 것은 발암의 분자생물학적 기전의 해명과 암치료전략에 효과적인 어프로치로 알려져 있다.

유전자를 주제로 한 세션에서는 텍사스대학 사우스웨스턴의료센터 K. Wilkins씨가 아프리카계 미국여성을 대상으로 가족성 유방암에서의 유전자변이에 대해 보고했다. BRCA1 및 BRCA2유전자의 프레임시프트변이(원래 코드돼야 할 아미노산의 배열이 변화한 돌연변이)는 유방암과 난소암의 질환 감수성을 높이지만 서아프리카를 기원으로 한 일부 가족에서 BRCA1유전자의 변이(founder mutations)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BRCA1유전자의 프레임시프트변이가 텍사스지역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유방암발병(그는 미국내에서도 지역성이 있다고 보고있다)에 어떻게 관계하는지를 검토하기 위해 고위험의 가족성유방암 등록자 중 실제로 유방암을 일으킨 124례의 림프구 DNA를 이용하여 이 변이의 유무를 검토했다.

그 결과, 이 변이는 조기발병형 유방암의 가계 발단자(founder) 37례 중 2례에 나타났지만 40세가 지나 발병한 87례의 가족발단자 중에는 나타나지 않았다.
변이를 가진 가계 발단자는 30세 전후에서 유방암세포가 증식한다고 생각됐다고 한다. 그는 『아프리카계 미국여성의 유방암발병례를 스크리닝함으로써 프레임시프트변이의 지역성이 판명될 것』이라고 말했다.


~근치적방광적출술의 술전 화학요법~
4제 병용으로 생존율 향상


남성에 많은 방광암 대부분은 이행상피암이며 유두상(乳頭狀)의 증식을 나타내는 것이 특징이다.

근치적 방광적출술에 의해서도 전이·재발률은 높고 이에 대해 cisplatin+methotrexate+vinblastine+ doxorubicin의 4제병용(MVAC)에 의한 전신화학요법이 시스플라틴 단독투여보다 우수한 표준적인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SWOG, ECOG, CALGB의 3개 임상시험 기관이 공동 실시한 임상 제II상 시험에서는 술전에 3사이클의 MVAC치료가 생존율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MVAC군의 생존기간은 6.2년

이날 발표자인 시더스 사이나이암센터(로스엔젤레스) R. Natale씨는 방광암환자 317례를 MVAC치료군과 비MVAC치료군으로 나누어 술후 경과를 추적한 시험 결과를 보고했다.

MVAC치료군 150례 중 55례(37%)에 부작용이, 50례에 호중구감소가 나타났지만 발열에까지 이른 경우는 1례 뿐이었다. 양쪽 군 모두 화학요법은 그 후의 외과적 치료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MVAC치료 후에 수술을 받은 126례 중 48례(38%)에는 병리소견상 종양은 나타나지 않았다.

7.1년의 관찰기간에 MVAC군의 생존율은 비MVAC군에 비해 매우 양호하며 평균생존기간은 MVAC군 6.2년, 비MVAC군 3.8년으로 추정됐다.
그는 『국소진행방광암에 대한 MVAC치료가 환자 생존율을 확실히 높였다』고 말했다.


심장케어와 사회적문제도 논제로

연구자와 환자, 사회를 연결시키려는 시도도 많이 나타난 이번 학회에서는 인터넷을 이용한 정보제공에 대해서도 많은 논의가 이루어졌다. 세인트·빈센트병원(호주·멜버른) S. McLachlan씨는 이 병원이 연구하는 환자용 정보서비스시스템을 소개했다.

환자의 QOL과 만족도 향상을 위한 이 시스템은 Q&A방식의 정보제공과 최근 연구에 대한 데이터를 쉽게 입수할 수 있으며, 질문에 답해 줌으로써 정신적인 추락도를 자가측정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그는 『암환자 450명을 대상으로 2~6개월간 사용한 결과, 이 시스템은 환자의 의사결정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낙담하는 환자가 자신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함으로써 더 큰 낙담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었다』며 이 시스템의 유용성을 밝혔다.
한편 인터넷 전문세션에서는 인터넷에 의해 다른 종류의 암환자끼리 커뮤니케이션이 확산됨으로써 「암환자」로서의 연대감이 강해진다는 사실 등이 보고됐다. 디스커션에서는 권위있는 연구자가 운영에 관여하여 정보가 자주 갱신되는 것이 신뢰할 수 있는 사이트 구축의 열쇠가 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부각된 진료격차

미국에서는 진료에 인종간의 격차가 존재하고 있음이 문제시되고 있는데, 텍사스대학 C. Cooksley박사는 유전자요인을 소수민족을 대상으로 한 조사가 거의 실시되지 않고 있으며 인종간의 교육과 경제력의 격차가 가입할 수 있는 보험의 범위를 결정짓는다고 지적했다.

Cooksley박사팀이 약 9,000명의 여성(백인 86%, 아프리카계 8%, 히스패닉계 6%)와 면담한 결과, 맘모그래피를 진찰받은 기회는 보험에 가입하고 고졸이상의 학력이 있고 가족 전체의 연간수입이 2만달러를 넘는 여성에 많이 제공된 것으로 나타났다. 동박사는 『인종간의 진단레벨격차의 시정은 낮은 교육, 낮은 수입으로 인해 보험가입이 어려운 여성을 구제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종합토론
복수의 표적맞춘 약제 기대돼
종합토론에서는 UCLA(캘리포니아대학 로스엔젤레스) C. Sawyers박사가 총괄했다. 환자는 아직까지 부작용에서 완전히 해방된 것은 아니며, 장기의 관찰데이터가 필요하며, 병용요법에 대해서도 연구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Sawyers박사는 분자표적치료의 가능성에 대해 『화학, 약학분야에서 지금까지 축적된 데이터가 중요성을 띠어 왔다』고 말하는 한편 『하나의 유전자 변이로 암이 되어 침윤을 동반하지 않는 CML과 GIST는 어떤 의미에서는 진짜 암이 아니다. 복수의 유전자 변이를 갖고 있는 많은 암에 응용할 수 있는 약제가 등장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암은 분자표현형으로 분류돼야 하며 장기별 분류는 이차적인 것이다. 암세포를 둘러싼 마이크로 세계가 향후의 치료표적이 될 것』이라고 정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