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의 자립활동 지원

후천적 실명환자가 적용대상
【뉴욕】 컬럼비아장로교회 의료센터(CPMC, 뉴욕) Dobelle연구소 William Dobelle회장 겸 최고 경영 책임자는 美인공장기학회지 ASAIO(46:3-9)에서 『디지털카메라로 접속하는 방식을 통해 ‘인공적 시각’을 얻을 수 있는 뇌임플란트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보고했다.

눈과 시신경 바이패스

이번 연구에 따르면, 이 시스템의 시술을 받은 맹인 남성이 섬광을 느꼈고 형상을 인식했다. 또한 인물이나 통로의 윤곽을 파악했고 눈 앞의 손가락 수를 세거나 간병인의 손을 빌리지 않고 다닐 수 있게 되었다.
이 시스템에서 이용되는 장치에는 68개의 전극이 있는데 환자 뇌의 시각피질표면에 삽입된다. 시각피질은 후두부에 위치하고 시각정보처리를 담당한다. 임플란트는 환자의 선글라스에 탑재한 소형 디지털 비디오 카메라에 연결되어 이 카메라와 접속된 컴퓨터는 환자 벨트 위에 부착되어 있다.
카메라가 잡은 화상은 전기신호로 변환돼 눈과 시신경을 바이패스하여 시각피질에 보내지고 시각피질을 통해 인공적 시각으로 변한다.
이 시스템에서 만들어지는 시각은 흑백화상과 같은 것으로 검은색 바탕에 흰 섬광이 보이는 장치이다. 또 이 시스템에는 거리판단을 도와주는 초음파거리센서도 탑재되어 있다.
Dobelle회장이 인공시각장치 개발에 착수한 것은 약 30년 전의 일이다. 이 장치는 곧 우선 유럽에서 시판될 전망이다. 동회장은 『이 장치는 피질에 손상을 입은 환자를 제외한 모든 맹인 환자에 적용할 수 있다. 망막을 자극하는 인공시각장치도 있지만 망막이 정상인 맹인은 매우 적다』라고 덧붙였다.
단 인공시각장치 사용은 이전에 시력이 있었던 환자에만 한정된다.
Dobelle회장은 『선천적으로 시력이 없는 소아에서는 입력된 시각 정보가 없기 때문에 시각피질이 발달하지 않아 어른이라도 인공시각을 얻을 수 없다』고 설명한다.
미국에서는 11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법적으로 맹인이며, 이 중 22만명은 겨우 빛을 느낄 수 있는 정도 아니면 그 이상이다.
이번에 보고된 피험자는 62세 남성으로 36세에 시력을 잃었다. 이 피험자에게 최초로 전극이 삽입된 것은 1978년이었다. 전극의 삽입은 국소 마비 하에 실시되었기 때문에 환자는 수술중에도 깨어있었다.
전극은 뇌를 관통하는 것이 아니라 표면에 부착되는 것뿐이다.
전극이 커버하는 시각피질영역은 매우 좁기 때문에 터널같은 작은 시야를 얻는 데에 불과하며 주변 시야는 들어오지 않는다.
그러나 시스템 개량을 통해 시력은 기존 장치의 20/1,200에서 20/400까지 개선되었다. 이 사실은 5피트(152.4cm) 거리에서 세로 폭 2인치(5.1cm)의 문자를 읽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 회장은 그러나 『이 장치는 다른 사람의 힘을 빌지 않고 움직일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지 읽기 위한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소프트웨어 발전도 중요

한편 소프트웨어 장치의 발전으로 사람이나 통로 등의 윤곽을 더 쉽게 식별할 수 있게 되었다.
최신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면 피험자는 실내에서 무작위로 설치한 3개의 마네킹 인형과 전혀 충돌하지 않고 실내를 돌아다닐 수 있었다. 또 벽에 걸린 모자를 찾아내 마네킹인형에 씌울 수도 있었다.
Dobelle회장은 1978년에 남성피험자의 뇌에도 이같은 장치를 이식했다. 그러나 5살에 맹인이 되어 62세 때 이식 받은 이 남성은 20년 이상 임플란트를 장착했음에도 불구하고 섬광을 느낀 적이 없었다. 이 남성의 경우는 어릴 때에 시력을 잃었기 때문에 시각피질이 충분히 발달할 수 없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同회장은 『이 장치는 초기 라이트 형제의 비행기와 같은 것이다. 실제로 작동하고 환자에 있어서도 유용하지만 진정한 발전은 이제부터』라고 지적했다. 『512개(한쪽 뇌에 각각 256개)의 전극, 좀더 진보한 소프트웨어, 좀더 속도가 빠른 프로세서를 탑재한 컴퓨터를 사용한 시스템 제작을 계획하고 있다. 현재의 장치로는 233MHz 프로세서를 이용하고 있지만 새로운 장치에서는 350MHz 혹은 700MHz 프로세서를 이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