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Annals of Internal Medicine 밀레니엄기념호(132:58-62, 71-79, 80-84)에서는 사색에 풍부한 수필을 이용하여 시간과 의학과의 다양한 관계가 검토됐다.
이번호에는 의학자와 미래학자, 역사학자, 정보과학자가 집필한 에세이가 수록됐다. 저자들은 오늘날의 의사가 느끼는 시간적 압력이나 죽음의 개념 등의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발열로 뇌파활동이 항진

달하우지대학(캐나다·핼리팩스) 의학철학 T. Jock Murray교수는 건강상태가 양호한 사람들과 불량한 사람들의 시간인식 차이에 대해 설명했다.
동교수에 따르면, 인간은 정상적인 환경에서는 “크로노스시간”이라 불리는 직선시간을 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병에 걸리면 시간은 개인적으로 분석돼 시간감각이 왜곡된 “카이로스시간”을 오래 보내게 된다. 동교수에 따르면 환자는 자신이 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들을때의 순간을 『심장이 멎을만큼 충격을 받아 마치 시간이 멈춰진 것같았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동교수는 또 우리의 시간감각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들어 발열하면 뇌파의 활동이 항진하여 시간 진행이 빨라진다. 또 갑상선기능저하증 환자에서는 시간인식의 변화에 따라 동작이나 사고가 완만해지는 경향이 있다.
또한 동교수는 우리가 건강한지 어떤지에 상관없이 시계가 보여주는 시간과는 무관하게 시간이 느리거나 빠르게 진행하는 것처럼 느끼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시간활용 수정 시급>

미래연구소(캘리포니아주 멘로파크) Ian Morrison연구원은 미래에 의사의 시간 활용을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의사는 현재보다 좀더 책임을 가져야 하며 따라서 의료행위를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동 연구원은 『오늘날 매니지드케어의 실패, 인터넷등장 및 다음 10년간의 새로운 의료기술의 출현으로 미래에 의사들은 시간 활용에 수정이 시급하다. 미래에 의사는 8종류의 주요 역할, 즉 임상데이터 수집, 샤먼(shaman), 건강어드바이스, 지식탐색자, 정확한 절차의 엄수자, 진단전문의, 의사관리 및 신뢰성 보증전문가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원은 또 『의사는 자유롭게 시간을 사용하고 적당히 진료하고 원하는 의료비를 청구하고 총비용이나 의료의 질에 책임을 지지 않았던 시절에서 벗어나 미래 개발에 힘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환자와 시간을 공유해야

같은 호 편집자인 뉴욕주립대(버팔로) 소아과·산부인과 Richard Lee교수는 91세의 Paul Beeson 전 교수와 면접했다. Beeson교수는 의학부에서 Lee교수의 지도자 중 한사람으로 20세기의 의료에 대해 기억과 사색을 전했다.
Beeson교수는 『유감스럽게도 오늘날은 동료에게 배우거나 환자나 분야가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등의 학구생활상의 귀중한 시간이 사라졌다』고 말하고 그 의학부시대 이후 의학 세계가 경험한 많은 변화에 대해 언급했다.
『내가 유감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의사·환자관계에 발생한 변화이며 고도의 과학기술연구의 지도로 중심이 이동하여 환자의 개성이 점차 경시됐다는 점이다.』
Beeson교수는 의료비 급등과 매니지드케어의 등장으로 의사는 극히 한정되고 조직화된 환자관계밖에 가질 수 없었다고 말하고 『현재의 문제는 사람과 과학기술이나 경제문제를 어떻게 통합시킬 것인가다. 이를 위해서는 화상진단법이나 임상검사와는 대조적으로 왕진 등의 옛날방식의 의료를 하거나 기왕증에 관한 문진이나 진찰을 중시하게 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