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가변동, 금리인상, 경제불안, 약가정책 등의 대외적인 악재로 제약주가 연일 하락하고 있다. 하지만 유독 상승세를 이어가는 몇몇 제약사가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동아제약, 유한양행, 녹십자다.

동아제약의 경우 올 초 주당 9만9,200원에서 유가급등 등 악재 요인이 최절정기에 달했던 지난 7월 15일경에만 내려갔을 뿐 최근 반등에 성공하여 8월 말 10만 9,500원으로 최고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유한양행 역시 같은 시기에 19만3,500원까지 떨어졌다가 현재 21만5,500원에서 계속 오르고 있으며, 녹십자도 8만7,200원에서 서서히 올라 현재 9만 7,800원까지 상승, 곧 주당 10만원 대 대열에 합류할 태세다.

대부분의 제약사주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이들의 상승은 괄목할만하다. 아니땐 굴뚝에 연기날까.

동아제약은 박카스라는 이름이 유명하지만 오히려 탄탄한 신약개발 파이프라인이 주가상승의 견인차를 하고 있다. 올 초부터 불임치료제(DA-3803), 서방형인성장호르몬 제제인(DA-3003), 지속성호중구감소증치료제(DA-3031)의 임상을 잇달아 진행 중이다. 여기에 다발성경화증치료제 DA-3501(INF-β)와 뇌종양치료제 DA-3601도 임상을 앞두고 있다. 신약개발 소식이 주가를 끌어 올리는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녹십자 주가의 상승 요인은 백신이다. 올해 안으로 전남 화순의 백신공장 준공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예정대로라면 2009년 상반기를 중심으로 독감 및 조류독감 백신이 생산된다. 특히 녹십자의 공장이 가동되면 전세계적으로 품귀 현상을 보이는 독감백신을 자급자족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유한양행도 위 2개 제약사와 비슷하다. 골관절염 치료용 천연물신약 ‘KD-30’의 개발과 류마티스관절염 치료를 위한 치료용항체 개발 소식이 주가를 이끌고 있다. 여기에 미국 길리어드와 웨이스등 과의 에이즈 치료제 원료의약품 장기공급 계약 등이 받쳐주고 있다. 위궤양치료제 레바넥스 수출 또한 요인이라고 볼 수 있다.

반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제약사는 한미, 대웅, 부광, SK케미칼 등이 대표적이다. 과거 제약주 상승에 견인 역할을 했던 회사라는 점이 무색할 만큼 현재 낮은 주가를 보이고 있다.

유한양행에 이어 제약주 순위 2위였던 한미의 경우 올초 15만 7500원에서 11만2,000원으로 30% 주저앉았으며 대웅 역시 올 초 8만8,500원에서 현재 6만8400원으로 23% 감소했다. SK케미칼과 부광약품은 각각 7만3,100원에서 3만150원으로, 3만 9,600원에서 1만 5,800원으로 반토막 난 상태다.

한미 주가 하락의 원인은 제네릭 시장 위주의 전략이 한계에 왔다는 점이다. 항암제 등 다양한 개량신약이 추가로 나올 계획이지만 출시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는데다 최근 약가 규제 정책의 악재까지 겹쳤다. 대웅은 초대형 품목의 약가인하 예고와 신제품 부재 등으로 향후 실적 개선에 어두운 모습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SK케미칼은 미래 기대주인 발기부전신약인 엠빅스와 MSD와 코프로모션하고 있는 백신이 기대 이하 실적을 내면서 결과적으로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 마찬가지로 부광약품도 신약 레보비르에 마케팅 증가, 수입원자재로 비용부담 증가와 레가논 등 기존 제품 매출 감소 등이 주가를 떨어뜨린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제약주의 상승과 하락의 기준은 신약개발 능력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면서 “당연한 이야기지만 제약기업의 가치를 높이려면 무엇보다 신약개발 능력을 확보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