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XL: ‘extended release’
SR·SL: ‘sustained release’
DR: delayed release,
LA: long acting

약 이름 뒤에 붙어있는 영어 약자 XL, SR, ER, CR. 심지어 약사들도 무슨 뜻인지 모르는 이 영어 약자는 모두 서방정임을 의미한다.

즉 정신분열증 치료제 ‘쎄로켈 XR’은 쎄로켈이라는 약성분이 체내로 천천히 공급된다는 것을 말한다. 영어 약자는 다르지만 모두 서방정을 뜻한다.

ER과 XL은 ‘extended release’의 약어다. 어떤 글자를 약어로 하는지는 제약사가 제품별로 정한다. 브랜드명에 차별화를 원한다면 새롭게 만들어도 상관없다고 한다.

CR은 ‘controlled release’의 약어, SR과 SL은 ‘sustained release’의 약자다. 모두 서방정이란 뜻인데 간혹 ’slow release’의 약어라고 해석하는 제약사도 있다. 드물지만 DR(delayed release), LA(long acting)를 사용하기도 한다.

진보된 서방정을 의미하는 OROS도 있다. ‘Osmotic Release Oral-delivery System’의 약어로 복용 후 장기 등에 존재하는 수분에 의한 삼투압을 이용해 체내로 약물을 서서히 방출시키는 방법을 의미한다.

이러한 영문을 사용하는 약들은 타이레놀ER, 쎄로켈XL, 디트루시톨SR, 팍실CR, 아달라트OROS, 카두라XL 등으로 주변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이들 약물 중 상당수는 속방정에서 서방정으로 개선된 것도 있지만 최근에 출시되는 약물은 모두 서방정이라 대부분 이러한 약어를 달고 있다.

이러한 약물 방출 속도를 의미하는 약어는 제품별로 다는 기준이 있을까. 결론은 전혀 ‘아니다’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 관계자는 “쎄로켈에 XR을 붙인 것은 X가 다이나믹한 이미지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즉 자사 제품이 내포하고 있는 이미지 등에 따라 골라 붙인 것이지 특별한 규칙은 없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같은 화이자 제품임에도 심장약 카두라에는 XL을 붙이고, 요실금치료제인 디트루시톨에는 SR을 붙인다. 심장약인 만큼 액티브한 느낌을, 요실금 치료제인만큼 부드러운 느낌이 나도록 약어를 골랐다고 해석할 수 있다.

한편 지난 4월 식약청이 발표한 국내 허가·신고된 의약품 제형의 종류는 총 3만 483개였다. 이 가운데 정제는 1만2,885개였으며, 그 중 서방형은 약 3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