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일 제 44회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는 전이성 대장암 1차 치료로서 얼비툭스(성분명 세툭시맙)가 소위 야생형 KRAS, 즉 정상형 KRAS를 가진 환자에서 더 효과적이라는 2건의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이번 발표로 얼비툭스는 맞춤형 항암치료제의 선두주자로 나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KRAS란 표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경로에 관여하는 단백질을 코드화하는 유전자. 대장암환자의 64%는 정상형을, 나머지는 돌연변이 유전자를 갖고 있다.

ASCO에서 발표된 연구 중 1건은 54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표준화학요법 폴피리(FOLFIRI)와 얼비툭스를 병용했을 때 나타나는 효과를 연구한 CRYSTAL(Cetuximab combined with iRinotecan in first line therapY for metaSTatic colorectAL cancer)이다. 이 연구에 따르면 KRAS 정상형 종양을 가진 환자는 얼비툭스에 높은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표준요법에서는 반응률이 43%인 반면 병용군에서는 59%로(p=0.0025) 약 37% 높았다. 또한 질병 진행위험률도 대조군에 비해 32% 감소했다.(위험비=0.68; p=0.017).
이 연구 책임자인 벨기에 뤼벤 개스튀스베르크대학병원 에릭 반 쿠쳄(Eric Van Cutsem) 소화기 종양내과 교수는 “이번 결과는 이리노테칸 항암화학요법만 받은 환자에 비해 종양이 진행되지 않으면서 생존기간이 1년 더 연장될 가능성이 2배 증가했음을 보여준다. 이는 전이성 대장암 1차 치료에서는 대단한 발전”이라고 평가했다.

또다른 연구는 134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옥살리플라틴을 중심으로 한 표준화학요법인 폴폭스(FOLFOX)와 얼비툭스 병용요법을 연구한 OPUS(OxaliPlatin and cetUximab in firSt-line treatment of mCRC) 시험 분석에서도 KRAS 정상형 종양을 가진 환자에서 반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표준요법군과 병용군의 반응률은 각각 37%, 61%로 나타나(p=0.011) 병용군의 효과가 65%나 높았다. 병용군에서의 질병 진행 위험률 역시 대조군에 비해 43% 감소했다.(위험비=0.57; p=0.02),

이 연구 책임자인 독일 에펜도르프대학병원 카스텐 보크마이어(Carsten Bokemeyer) 교수는 “얼비툭스의 효과를 받는 환자를 파악할 수 있게 된 만큼 환자의 KRAS 상태 파악이 이제는 표준진단 과정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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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비툭스 PM 이용준 차장
Q. 약물에 대한 설명을....
…얼비툭스는 표피성장인자수용체(EGFR)를 타깃으로 하는 최초의 고활성 IgG1 단일클론항체다. 특히 EGFR과 결합하여 수용체의 활성화 및 신호전달 경로를 억제시켜, 종양세포가 정상조직에 침투하거나 새 부위로 확산되지 않도록 한다. 또한 종양세포가 화학 및 방사선요법으로 인한 손상을 복구하는 능력을 억제시키고 종양 속의 혈관 형성을 억제하여 종양 증식을 차단시킨다. 2006년 4월에 허가받았으며 아직은 비급여 제품이다.

Q. CRYSTAL 연구가 주는 의미는...
…무엇보다도 대장암 환자 중 KRAS 검사를 통해 반응이 높은 환자를 구별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대장암 환자 중 64%는 정상형 KRAS, 나머지 36% 는 돌연변이형 KRAS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KRAS의 상태를 보고 특정 약물에 대한 예후, 반응을 예측할 수 있다. 이와 함께 1차 치료제의 가능성도 확인돼 향후 적용 범위도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내년 초에는 대장암 전체에 적응증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Q. 왜 정상형 KRAS에만 잘 듣나..
…정상형 KRAS가 있는 종양에서는 KRAS 단백질이 엄격하게 조절되고 EGFR 신호와 같은 특정 자극에 대한 반응에만 활성화된다. 따라서 EGFR 표적 항체 얼비툭스가 신호 전달 과정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것이다. 반면 돌연변이형 KRAS 종양에서는 KRAS 단백질이 지속적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얼비툭스의 신호전달 억제효과가 줄어들어 종양이 계속해서 성장, 증대, 확산되는 것으로 보인다.

Q. 얼비툭스와 관련된 임상연구는?
…대장암과 관련해서는 1차 요법으로 2상 임상이, 두경부암에서는 국소 진행된 조기 암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자주도임상이 진행중이다. 폐암에 대해서는 이미 임상을 완료되어 올해 ASCO에서 발표되기도 했다.

Q. 항암군 신제품 소식은?
…비소세포성폐암 치료를 위한 백신인 스티뮤벡스(Stimuvax)가 출시를 앞두고 있다. 현재 이에 대한 국내임상이 진행중이다.



향후 마케팅 계획
머크주식회사는 이번 ASCO발표를 계기로 오는 하반기부터 “KRAS 와일드 타입은 얼비툭스”라는 키 메시지 전달에 매진한다는 전략이다.
얼비툭스 이용준 PM은 “유전자 검사를 통해 맞춤 치료를 하면 생존율을 기존 화학요법에 비해 최고 1년까지 높일 수 있다”면서 이러한 결과를 적극 알리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당장 오는 16일 신라호텔에서 KRAS 심포지엄을 열 계획이다. 이 자리에는 CRYSTAL 연구의 책임 연구자였던 에릭 반 쿠쳄(Eric Van Cutsem) 소화기 종양내과 교수가 직접 나서서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또한 오는 8월 중에는 임상암학회가 주최하는 아스코 리뷰 미팅(ASCO REVIEW)에도 참가해 얼비툭스 주요 임상데이터를 알리는 계획도 마련했다.
이와 함께 적응증에 추가될 예정인 두경부암에 대해서도 심포지엄을 통해 프리마케팅을 꾸준히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 PM은 “두경부암의 경우 종양내과, 두경부외과, 영상의학과 등의 통합진료가 필요한 영역인 만큼 3개과를 중심으로 마케팅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