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가 약만 파는 시대가 가고 있다. 건강기능식품, 기능성음료, 의료기기는 일반화된지 오래다. 최근에는 요식업, IT, 금융업에 이르기까지 사업 종류 또한 다양해지고 비중도 키우고 있다.

최근 눈에 띄는 제약 외 사업 중 제약사들이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이 요식사업이다. 대웅제약은 조만간 매일유업과 손잡고 병원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급식사업에 나설 계획이다.

이를 두고 업계는 먹거리에 대한 신뢰성이 갈수록 떨어지는 상황에서 믿음직한 제약사의 네트워크를 이용한 참신한 아이디어라는 평가다. 내친김에 대웅은 병의원 개설까지 염두에 두고 부동산에도 손댈 계획이다.

IT 사업도 진출 분야의 하나다. SK케미칼은 지난 3월 이수유비케어를 인수하면서 병의원 정보사업의 노른자를 확보했다. 특히 SK 그룹은 통신회사의 이미지가 강해 시너지 효과가 톡톡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수유비케어는 병의원용 전자차트인 의사랑, 약국경영 소프트웨어 등을 개발한 경쟁력있는 의료정보회사라는 점에서 병원영업이 중요한 제약사로서는 상당한 도움이 된다. SK케미칼은 의료서비스와 IT접목은 아직 초보수준이지만 향후 매출이 제약사업에 버금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녹십자는 금융서비스업에도 진출했다. 건강관련상품은 건강을 잘 아는 제약사가 해야된다는 판단에서다.

녹십자는 자회사인 녹십자 생명보험을 통해 올 초부터 활발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아기 때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필요한 모든 건강의료를 책임지는 평생서비스 상품을 개발해 다른 보험상품과 차별화를 내세우며 새로운 수익창출에 나서고 있다.

이처럼 제약사들이 사업을 하는 이유는 토털헬스케어회사로 발돋움하기 위함이다. 건강 의료 등 관련사업을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토털헬스케어는 제약사마다 부여하는 의미가 조금씩 다르지만 대체로 건강에 필요한 모든 제품 또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본질적인 목적에는 벗어나지 않고 있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많은 제약사들이 단순 의약품제조에서 벗어나 고객의 관리를 위한 종합토털헬스케어를 지향하고 있다”면서 “사업방향에 따라 일반인 또는 의료인을 대상으로 다양한 사업을 준비하는 제약사가 크게 늘었다”고 분석했다.

또 제약사가 나름대로 건강관련 사업을 고려하고 있는 배경에는 관련 산업에 뛰어들 수 있는 천혜의 배경조건을 갖고 있다는 점도 있다.

제약사가 인간의 생명과 건강을 위한 기업이라는 배경에 막강한 영업력 및 유통 네트워크는 사업초기 안정적인 매출도 기대할 수 있다. 이러한 점 때문에 전문가들은 제약사들의 새 사업 진출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