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탈모, 인공누액 등 매출 짭짤
일반약처럼 특별 마케팅 강화

전문약도 여름 특수를 누리는 시대가 되고 있다. 비만, 다한증, 피임, 탈모 등과 관련된 이른바 해피드럭 처방제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여름이 시작되는 올해 2분기에 매출이 집중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전통적으로 여름 특수는 일반약이 누리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최근 전문의약품들도 가세하는 분위기다. 때문에 이시기에 영업을 강화하거나 세미나를 여는 등 마케팅도 다양하다. 나아가 전문약-일반약의 경쟁도 벌어질 조짐이다.

그 대표적인 약은 전문 비만치료제다. 이 중 리덕틸은 식욕을 억제시켜 살빼는 전문약으로 잘 알려진 덕분에 여름철에 처방수가 압도적으로 늘어난다. 노출이 많아지면서 몸매 관리를 위해 다이어트에 집중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라는게 판매업체의 이야기다.

실제로 지난해 리덕틸은 평 분기 50억원 대 초반에서 여름이 시작되는 2분기에 60억원 대로 20% 껑충 뛰어 올랐다. 이러한 분위기에 제네릭인 슬리머 역시 지난해 평 분기 33억에서 66억으로 2배 성장해 짭짤한 여름특수를 누렸다. 기회를 잡았으니 고삐를 죄어야 하는 것처럼 한미약품은 탤런트 김희애 씨를 앞세워 스타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탈모치료제 역시 여름특수를 누릴 수 있는 약이다. 그 이유는 일반적으로 가을부터 시작되는 탈모를 예방하는데는 최소한 3개월 전인 여름부터 약을 복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프로페시아는 지난해 2분기에 분기최대 매출인 38억원을 기록했다.

여름철 특수를 가장 짭짤하게 누리는 약은 자타가 공인하는 삽입형 피임약이다. 시장 리딩 품목인 미레나의 경우 지난해 2분기에만 3억 4천만원어치가 팔렸다. 타 분기매출보다 1억원이 더 팔린 셈이다. 이런가운데 지난해 9월부터는 경구용 전문약인 야스민도 나와 올 여름특수 시장을 달굴 것으로 예상된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피임약의 여름특수를 누리는 이유에 대해 성개방 풍조 탓도 있지만 “생리통완화와 함께 생리기간을 연장시키기 위해서”라고 설명한다.

한편 여름특수를 누리는 전문약 대열에 보톡스도 합류할 전망이다. 최근 식약청으로부터 다한증 치료제 허가를 앞두고 있기 때문. 이로 인해 올 여름에는 드리클로와 그야말로 땀나는(?) 승부를 벌여야 하는 상황이다. 드리클로는 일반약으로 지난해 여름 매출만 9억원으로 이는 나머지분기의 금액을 모두 합친 금액과 맞먹는다.

안구건조 치료용이라 겨울에만 사용할 것 같은 인공눈물도 여름 매출이 더 크다. 물과 접촉하는 기회가 많아지면서 안구의 세척 및 충혈완화 등을 위해 병원을 찾는 환자가 늘면서 처방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아이드롭 등 일반약이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경쟁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편 담당 PM과 영업사원은 여름특수를 누릴 때까지만큼은 더할 나위 없이 좋지만 문제는 그 후다. 다음 분기가 시작되면 매출이 급전직하한다는 점이다. 담당자들은 “계절마케팅으로 올려놓은 매출의 낙폭을 최대한 줄여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여름 한철 장사해 1년 먹고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그들만 가진 희비를 털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