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을 유발하는 비감염성 후방 포도막염. 하지만 한번 치료로 30개월간 효과가 지속되는 획기적인 의약품이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쌀알 크기로 눈 속에 이식하는 레티서트(플루오시놀론 아세토니트)다.

비감염성 후방 포도막염은 국내 약 5천여 명이 앓고 있는 희귀질환이다. 주로 점막 조직에 염증을 일으키는 베체트병이 주원인이며 일단 발명하면 치료가 매우 어렵다. 특히 후방 포도막염 환자의 46%는 실명된다고 알려졌다.

치료는 주로 고용량의 스테로이드 투여와 전신성 면역억제제 2가지 뿐이이다. 때문에 전신적인 부작용이 커서 약물을 계속 복용하지 못하면 결국 실명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더구나 치료가 잘 되더라도 재발률이 매우 높아 환자의 고통은 심각하다.

이러한 환자의 상황을 감안하면 레티서트는 희망적인 존재다. 염증 발생 억제효과는 물론 약물이 국소에 방출되기 때문에 부작용이 없다. 무엇보다도 재발률이 크게 낮아 실명을 막아준다는게 최대 장점이다.

이러한 결과는 지난 2006년 미국과 싱가포르에서 진행된 3상 임상시험을 통해 확인됐다. 총 278명의 재발성 비감염성 후방 포도막염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했으며 레티서트 이식전과 이식후의 재발률을 평가했다. 참고로 양쪽 눈에 질병을 가진 환자에는 증상이 나쁜 눈에 임플란트를 삽입했다.

그 결과, 34주 후 레티서트 이식군에서는 질병 재발률이 이식 전 51.4%에서 이식 후 6.1%로 감소했다.(P<0.0001).
반면 비추가군에서는 20.3%에서 42%로 크게 증가했다. 또한 이식군의 87%에서 시력이 안정 또는 개선됐으며 이는 황반과형광(macular hyperfluorescence)의 감소로 이어졌다.

전신 스테로이드 약물복용, 안구주변 주사, 그리고 국소 코르티코스테로이드가 필요한 비율은 이식 전 각각 52.9%, 12.1%, 63.0%에서 이식 후 2.2%, 35.7% 16.5%로 크게 감소했다.(모두 P <0.0001).

이상반응은 높은 안압발생과 백내장이었다. 레티서트 추가군의 51.1%는 고안압 점안제를 필요로 했으며 녹내장 필터링 수술과 백내장 수술이 필요한 환자군도 각각 5.8%와 9.9%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지난 2006년 ‘미국 안과학회지(American Academy of Ophthalmology)’에 개재됐다.

서울대병원 안과 유형곤 교수는 “레티서트는 청장년층 실명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만성 비감염성 후방 포도막염를 치료하는 일반적인 약물로서 염증을 조절하기 어려운 경우에 사용하는 치료제”라고 말하고 “눈 속에 직접 이식한 약물이 서서히 방출되기 때문에 치료 효과는 높으면서도 스테로이드와 면역억제제로 인한 전신적 부작용은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바슈롬코리아 성수경 과장
Q. 약물에 대해 소개해 달라.
레티서트는 플루오시놀론 아세토니드 성분으로 지난해 12월 비감염성 후방 포도막염 치료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를 받았다. 쌀알크기의 미세한 칩 안에 0.59mg 유효성분이 여러 겹의 특수 섬유로 포장돼 있다. 안구 후방에 이식하여 30개월 동안 하루에 0.3~0.4μg씩 초미량의 약물을 염증 부위에 직접 방출하여 후방포도막염을 치료하도록 설계돼 있다.

Q. 시술은 어떻게 이뤄지는가?
레티서트는 편평부(pars plana)를 절개하여 유리체강 내 염증안구의 후방에 이식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이 때 사용되는 수술법이 바로 ‘평편부 유리체절제술(Pars Plana Vitrectomy)’ 이다. 일단 안구 뒤 또는 눈 주변을 국소마취시킨 후 각막 주변 결막의 편평부를 3.5mm 절개한다. 절개 부위에 레티서트를 삽입하고, 봉합실로 유리체강을 닫아준다. 주요 절개부위인 ‘편평부’는 눈구조 중 모양체(=섬모체)의 후방 부위다. 고도의 술기인 만큼 아직 일부 병원에서만 가능하다.

Q. 어떤 효과가 있나?
지금까지 후방 포도막염 환자는 안구 주변에 스테로이드를 투여하거나, 먹는 전신성 스테로이드제를 써왔다. 그러나 이러한 약물은 염증의 중심인 포도막 조직에 충분히 도달하지 않아 고용량 스테로이드를 써왔고 이에 따른 독성과 심각한 부작용으로 치료를 포기해 실명을 초래하는 경우가 많았다. 레티서트는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염증부위에 칩을 이식해 매일 초미량의 약물을 투입하여 부작용과 질환 재발률을 줄였다. 이식하는 칩은 인체에 무해한 실리콘으로 돼 있어서 약효가 떨어져도 제거할 필요도 없다.

Q. 부작용은 없나?
안압 상승과 백내장 등의 이상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연구결과를 보면 환자 절반가량에서 고안압증세가 나타났으며, 10%는 백내장이 생긴다. 하지만 실명을 막아준다는 점에서 이는 약물투여와 수술로 가능하다.

향후 마케팅 계획
혁신성 알리기에 주력

바슈롬 코리아의 마케팅 계획은 레티서트의 혁신성에 대한 알림과 신속한 급여 등재로 많은 환자들에게 혜택을 주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제품을 담당하는 성수경 과장은 “환자의 실명을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비싸지만 반드시 필요한 약”이라고 강조하면서 “환우회를 중심으로 제품에 대한 혁신성을 이해시키면서 가격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겠다”고 밝혔다.
이전까지는 부족하지만 연구자 주도의 임상연구를 통해서나마 환자에게 혜택을 줄 예정이다. 이를 위해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아산중앙병원, 경희대병원에서 연구자 주도 임상을 추진 중이다.
급여등재도 성공 여부를 판가름할 중요한 열쇠인만큼 해결과제 1순위다. “현재 급여신청에 필요한 서류를 심평원에 제출해놓은 상태이며 앞으로 나오는 연구자 주도 임상결과도 함께 제출해 가능한 빨리 급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