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뇨제, 베타차단제, ACE억제제, Ca길항제, ARB. 이들은 모두 한 때 고혈압치료제를 대표했던 약물들이다.

물론 고혈압 치료시 여러 약물을 먹어야 하지만 어쨌든 고혈압 치료제의 변천사를 대표할만한 약물임은 부정할 수 없다.

이런 와중에 최근 칼슘길항제와 ARB를 합친 엑스포지(암로디핀+발살탄)가 출시되면서 이제 이러한 변천사를 이어받을 약물로 병합제가 되지 않을까라는 견해가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경쟁약품도 하나 추가될 것으로 보여 고혈압치료제의 계보는 병합제로 굳어져가는 분위기다. 현재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은 자사의 ARB약물인 텔미살탄(미카르디스)에 암로디핀을 합친 약물을 준비하며 향후 고혈압 치료제 시장에서 다크호스를 꿈꾸고 있다.

지난해 12월 6일자로 식약청 임상허가에 이어 현재 약물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는 임상시험이 국내병원 8곳에서 진행 중이다. 오는 2010년께 출시를 예정하고 있다. 출시가 다소 늦는 것은 노바스크의 특허마찰을 피하겠다는 회사 측의 판단으로 해석된다.

아무튼 2010년부터는 CCB+ARB 병합제가 본격적인 경쟁구도로 들어설 전망이다. 이와 더불어 강압제의 처방패턴 변화도 보다 분명하게 나타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칸데살탄(아타칸)을 보유한 아스트라제네카와 로살탄(코자)의 한국MSD, 올메텍의 다이이치산쿄 등의 제약사도 병합제 개발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허만료되는 암로디핀을 붙이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암로디핀을 독자개발한 국내제약사인 한미는 매우 유리한 상황이다. 이미 특허가 만료된 로살탄에 아모디핀을 병합하는 임상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고혈압치료제 시장의 경쟁자는 기존 ARB를 보유한 회사 그대로일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현재 엑스포지는 노바티스와 화이자가 공동판촉을 하고 있는 상황. 여기에 베링거인겔하임은 앞서 코마케팅을 하고 있는 GSK와 계속 손잡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외국계 제약사의 고혈압 시장 지배력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