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징금 발표 이후 댓가성 후원 여전
각종 학회 부스, 세미나 지원 넘쳐나


불법 리베이트 사실을 적발한 공정위를 비웃기라도 하듯 과징금 부여 이후에도 제약사들의 불법성 학회지원이 계속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공정위가 제약사의 리베이트 사실을 발표한 지난 11월 1일은 각종 학회가 봇물처럼 열리는 이른바 추계학회 피크 시즌이었다. 통상 각종 학회의 추계학술대회는 10월 초부터 11월 말까지 계속된다.

때문에 공정위의 발표로 인해 제약사 후원이 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이는 기우에 불과했다. 많은 제약사들이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에 이르는 부스를 지원하며 공정위의 과징금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을 연출했다.

공정위 발표이후 학회를 지원한 제약사는 수십여곳. 공정위가 과도한 학회지원은 불법이라고 명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제약사들의 부스지원은 작년과 변함없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이쯤되면 공정위의 지적을 무시하는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다.

확인결과 한 대형 학회의 경우 제약사의 총 후원비는 억대 수준으로 조사됐다. 특히 대한고혈압학회, 대한당뇨병학회, 대한가정의학회 등은 규모에 걸맞게 최대 후원금을 자랑한다.

대형 학회에 참석한 제약사 관계자는 “공정위 발표이후에도 부스지원은 줄지 않았다”며 “규모가 크고 영향력이 큰 학회다보니 많은 제약사들이 참석했다. 따라서 후원액도 수억원대가 될 것”이라며 분위기는 예년과 달라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국내 제약사를 관할하는 제약협회도 난처한 입장이다. 지난달 초 이사장단회의를 개최하고 의약관련단체 행사에 개별 제약사의 협찬을 금지하기로 결의했지만 아직까지 별 뾰족한 대책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다국적 제약사들도 마찬가지다. 학회는 물론 해외학회 출장 지원 및 각종 국내외 세미나 초청도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 또 문제가 된 시판후조사(PMS)의 댓가도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다.

이에 따라 불법 리베이트와 관련한 과징금 규모가 적었다는 주변의 지적이 다시 힘을 얻고 있다. 공정위의 한 관계자는 “과징금 규모가 적기 때문에 제약사들이 불법 후원을 계속하는 것”이라며 일벌백계를 주장했다.

하지만 오는 11월 중순에도 대한간학회, 소화기학회, 비뇨기과학회 등 대형 추계학술대회가 열릴 예정이라 제약사들의 후원 또한 변함없을 것이라는게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