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혈 발생 72시간내 조기수술 시행이 원칙

삼성서울병원 제1회 뇌졸중센터 연수강좌가 지난 9월30일 본관 지하1층 대강당에서 개최됐다. 이날 강의중 신경외과 김종수 교수의‘출혈성 뇌졸증의 재활의학’과 김연희 교수의 ‘치료와 뇌졸중 환자의 재활치료’를 정리했다.

출혈성 뇌졸증의 치료
신경외과 김종수

뇌동맥류파열에 의한 지주막하 출혈은 매년 인구 10만명 당10명 정도의 빈도로 발생하고 주로 중년이상의 성인에서 호발하며 사망률이 높고 합병증이 많이 생기므로 응급처치를 요하는 질환이다.

뇌동맥류는 뇌혈관의 근위부, 주로 Circle of Willis의 분지에 혈관벽의 이상으로 꽈리처럼 부풀어져 있는 것으로서 파열되기 전에는 증상이 없는 것이 보통이며 배변시나 흥분상태와 같이 일시적으로 혈압이 상승될 때 파열되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특별한 상황 없이 파열되어 뇌지주막하에 출혈을 일으킨다. 출혈이 생기면 망치로 머리를 맞은 듯한 극심한 두통이 구토증세와 동반되어 생기고 뇌수막 자극증상이 생겨 뒷목이 뻣뻣하고 환자가 움직일 수 없게 된다. 약 1/3의 환자가 출혈 당시에 현장에서 사망하거나 혼수에 빠지는 경우도 많다.

진단은 갑자기 생긴 극심한 두통을 호소하는 병력만으로도 가능하며 뇌CT 상에서 특징적인 지주막하 출혈의 소견이 거의 대부분 관찰된다. 동맥류가 파열되면 가장 심각한 합병증인 재출혈이 24시간 이내에 잘 생기므로 신속한 치료를 위해 바로 뇌혈관조영술을 시행하여 동맥류를 확인해야 한다.

현재까지 뇌동맥류의 확진은 뇌혈관조영술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특히 최근 개발된 3차원 뇌혈관조영술은 동맥류의 유무 및 위치와 실제의 모양을 재현하는데 가장 우수한 진단방법이다.

뇌동맥류는 재출혈을 방지하기 위해 신속하게 치료해야 되는데 치료직전까지도 재출혈의 가능성을 줄이도록 환자를 절대 안정시킨다. 수술 전까지 탈수가 일어나지 않도록 충분한 수액을 공급하는 것이 향후의 합병증의 예방에 중요하다. 수술을 하는 시점에 대해 과거에는 조기수술과 지연수술에 대해 논란이 있었으나 현재는 조기수술의 금기상태가 아니면 재출혈의 방지를 위해 준비되는 대로 출혈이 발생한지 72시간 내의 조기수술을 시행함이 원칙이다.

수술은 Clip을 이용하여 주변의 정상 혈관들을 보존하면서 동맥류의 경부를 결찰하는 것이 일차적인 방법이다. 그러나 약 10년 전부터는 coil을 이용하여 뇌동맥류를 색전하는 방법이 개발되어 점차 그 이용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색전술은 개두술을 시행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으나 아직까지는 모든 경우에 사용할 수 없는 한계가 있고 장기적인 추적 결도 부족한 실정이다.

수술전 탈수 일어나지 않도록 수액 충분히 공급

뇌동맥류파열에 의한 지주막하출혈에 대한 일차적인 치료는 동맥류를 폐색시키는 것이지만 다른 질환과는 달리 수술로써 치료가 종료되는 것이 아니라 상당 기간 동안 합병증에 대비하여야 한다. 동맥류의 파열로 인해 생길 수 있는 합병증으로는 재출혈, 동맥연출, 수두증 등이 있는데 조기에 시행하는 수술적 치료로써 재출혈은 방지할 수 있으나 지주막하 출혈로 인해 이차적으로 합병되는 동맥연축과 수두증은 비교적 지연성으로 나타나므로 수주간에 걸쳐 이런 합병증에 대비하여야 한다.

동맥연축이란 동맥류파열에 의해서 지주막하출혈이 생기면 Circle of Willis 부근의 굵은 동맥주위를 혈관밖으로 나온 혈액이 감싸게 되고 혈액성분 중 강력한 혈관 주축작용이 있는 Oxyhemoglobin과 Endothelin에 의해 출혈 후 3∼4일에서부터 2주 사이에 뇌혈관이 수축되어 그로 인한 뇌허혈 상태가 초래되는 것을 말한다.

거의 모든 예에서 혈관조영상 동맥연축이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 중 허혈현상이 생기거나 심한 후휴증 또는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조기에 진단하기 위해서 수술 후에도 면밀하게 환자를 관찰하고 혈관이 가늘어지면 그 혈관을 관류하는 혈류속도가 증가되는 현상을 관찰할 수 있는 Transcranial Doppler를 이용하여 주요 뇌혈관에서의 혈류속도를 수시로 측정하여 혈관연축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다.

동맥연축에 대한 확실한 치료제는 아직 없다. 다만 신경손상을 억제하기 위한 칼슘억제제가 쓰이고 있을 뿐이며 가늘어진 혈관을 통한 뇌혈류와 측부혈행을 증가시키기 위해 소위 Triple-H therapy(Hypertension, Hypervolemia, Hemodilution)라 하여 혈압을 올리고 혈액의 부피를 증가시키며 혈액을 희석시켜 점도를 떨어뜨리는 방법이 일반화되어 쓰이고 있으나 매우 번거롭고 위험이 따르는 치료 방법이다. 경우에 따라 중재적 시술로써 혈관확장제인 Papaverine을 연축된 동맥 내에 주입하거나 풍선을 이용하여 혈관을 강제로 확장시키는 방법도 쓰이고 있다.

지주막하 출혈이 생기고 수주가 경과되면서 뇌척수액의 체내흡수기능이 저하되어 교통성 수두증이 생길 수 있다. 이로 인해 전형적인 수두증의 증상, 즉 두통, 의식저하 및 치매증상, 보행장애, 또는 요실금 등이 나타나는데 고식적인 치료나 간헐적인 척추천자를 통한 뇌척수액 배출로써 해결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일부에서는 단락장치(Shunt device)가 필요할 수도 있다.

뇌동맥류 파열의 치료성적은 여러 가지 요인에 따라 달라지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출혈후의 환자의 상태이다. 즉 의식이 비교적 명료한 환자의 경우 90%이상 아무런 후유증이 없이 회복될 수 있으나, 혼수 상태의 환자는 약 반수에서 결국은 사망하게 된다.

최근에는 다른 이유로 CT나 MRI를 촬영하여 파열되지 않은 뇌동맥류가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이러한 미파열뇌동맥류의 치료가 새로운 논란이 되고 있다. 미파열뇌동맥류가 출혈을 일으키는 위험도에 대해서도 논란이 많아 아직까지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대개 연간 2-3%의 출혈위험이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따라서 발견 당시의 환자의 연령, 동맥류의 크기, 위치 등을 고려하여 치료의 방침을 정해야 한다. 미파열뇌동맥류의 치료성적은 매우 양호하여 사망률은 1%이내이고 합병증이 생길 확률은 5%이내이다.

뇌졸중 환자의 재활치료
재활의학과 김연희

뇌졸중환자의 재활의 궁극적 목표는 최상의 기능향상과 독립적 생활을 달성하는 것이다. 뇌졸중 생존자의 85%가량이 다소간의 기능적 장애를 가지게 되는데, 이에는 연하, 의사소통, 보행, 일상생활동작, 인지기능, 정서, 대인관계, 사회생활, 가족구성원으로서의 기능 및 직업복귀 등에의 장애가 포함된다.

뇌졸중환자의 기능장애를 최소화하고 궁극적인 재활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빠른 시기에 재활치료를 병행 실시하고 초기의 급성기 치료가 끝나는 즉시 포괄적 재활치료를 의뢰하여 이송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뇌졸중환자의 재활치료의 원칙은 첫째, 기능적 접근, 둘째 포괄적 치료, 셋째, 팀접근법이다. 팀접근법에 의한 치료는 첫째 및 둘째 목표의 달성을 위하여 꼭 필요한 방법론이 되는 것으로, 재활의학전문의, 재활간호사,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언어치료사, 임상심리학자, 재활사회복지사, 오락치료사 등 다양한 영역의 전문가들이 참여하며, 환자와 가족을 중심에 두고 이들을 돕기 위하여 마치 오케스트라와 같은 협응을 이루어 가며 일해나가야 한다. 이와같은 포괄적 재활치료는 조직화되지 못한 치료에 비하여 뇌졸중생존자의 기능적 예후를 매우 증진시키는 것이 기존의 여러 연구에서 밝혀져 있다.

뇌졸중 재활의 가장 중요한 이론적 근거는 뇌가소성(plasticity of brain)에 있다. 과거에는 인간의 대뇌 피질은 한 번 성숙된 후에는 구조적으로 변화가 적고 손상 후 기능 회복의 가소성이 적은 것으로 생각되어왔으나, 최근의 연구들에 의하여 인간의 대뇌 피질 신경망(neural network) 또한 재조직(reorganization)의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입증되어왔다.

시냅스의 가소성에 대한 연구들에 의하면 시냅스의 형성은 유전적, 발달적 과정에 의해 조절되는 초기형성단계와 이후 경험에 의하여 일생에 걸쳐 섬세한 변화가 일어나는 후기단계가 있다.

또한 최근 PET와 functional MRI (fMRI) 등 기능적 뇌 영상기법의 발달은 변화된 뇌 신경망을 가시화하여 보여줄 수 있어 실제 살아있는 인간의 뇌에서 신경망의 재조직 상태를 파악할 수 있게 되었고 이 분야의 연구가 가속화되고 있다.

신경학적인 악화 및 손상 제한으로 기능적 장애 최소화

뇌졸중 재활의 목표는 손상된 뇌신경망과 시냅스의 병적 가소성(pathologic plasticity)의 형성을 억제하고 바람직한 방향, 즉 기능적 회복이라는 목표를 향하여 시냅스와 뇌신경망의 가소성이 형성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는 것이며, 이를 위하여 풍부하고 조절된 다중 감각자극, 각종 감각운동협응 촉진 방법, 적절한 약물의 투여, 기능훈련 및 행동변화 등의 방법을 동원해야 하며, 재활의학과, 신경과, 신경외과 및 기타 관련 전문분야가 협진을 통하여 상호 지원하는 체제가 구축되어야 한다.

뇌졸중 환자의 재활의학적 치료목표는 신경학적인 악화 및 손상을 제한시켜 기능적 장애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환자의 신경학적 상태가 안정되면 가능한 빨리 재활의학적 치료가 시작되어야 한다. Stroke rehabilitation은 신체적 및 인지적 손상이 있는 상태에서 기능적 및 심리사회적 예후를 극대화하고 동시에 회복을 방해하는 이차적인 의료적 합병증을 예방하도록 interdisciplinary team approach를 실시하는 것이 원칙이다. Stroke rehabilitation은 급성기 입원기간 동안부터 시작되어 최대한의 기능 회복이 얻어질 때까지 계속되어야 한다.

뇌졸중환자가 신경과 또는 신경외과에서 급성기 치료를 받고있는 동안에도 재활의 개념들이 적용되어져야 하는데, 이는 환자들에서 이차적인 합병증을 예방하여 단기간에 최상의 기능회복을 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어진다. 급성기의 재활은 적절한 체위유지, 체위변경, 피부관리, 수동적 관절가동운동, 연하작용의 평가와 치료, 요로 카테터의 적절한 제거 및 배뇨 배변훈련 등을 포함하며, 이를 통하여 관절구축, 욕창, 흡인성 폐렴, 요로감염 등의 합병증을 예방하고 최상의 기능회복을 얻을 수 있다.

뇌졸중환자가 적절한 급성기 치료를 받고 신경학적으로 안정이 되면, 가능한 빨리 운동능력과 사회화, 일상생활훈련 등을 위한 재활치료 전략을 세우기 위하여 환자의 외적, 내적인 여러 요소들을 고려하여 적절한 포괄적 재활치료를 받을 수 있는 곳으로 전과 또는 이송하도록 하여야한다.

이때 내적인 요소들은 나이, 성별, 뇌졸중의 원인 및 정도, 동반질환, 교육력, 직업, 경제상태 등이며, 외적요인은 가족의 지지도 등이다. 만약 심한 협심증 등 심장질환, 조절되지 못한 감염 등이 있을 때에는 이 문제를 먼저 해결한 후 전과 조치를 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