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이성 폐암, 간암, 두경부암, 대장암 환자의 생명 연장 효과가 뛰어난 1차 치료제의 선택폭이 크게 넓어질 전망이다.

현재 암 치료제는 많이 나와 있지만 실제로 전이성 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약들은 드물다. 게다가 일부 암을 제외하고는 아예 사용도 불가능한 실정이다.

하지만 최근 기존에 나와 있는 항암 신약을 투여하거나 몇 가지 약제를 혼합만 해도 생존기간을 두 배 가까이 늘릴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가 속속 나오면서 암환자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신장암치료제로 허가받은 넥사바(성분명 소라페닙)는 조만간 간암 치료제라는 또 다른 타이틀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위약과 비교한 3상 임상을 통해 간암환자의 생존율을 44%가량 연장시키는 것이 입증됐기 때문이다.

기대 이상의 결과가 나오자 학계는 이제까지 간암 환자들의 생존 기간을 유의하게 연장시킨 치료 요법이 없었다면서 조만간 넥사바가 간암에 대한 1차 치료제의 표준 요법으로 될 가능성을 기정 사실로 보고 있다.

전이성 대장암 치료제로 많이 사용되고 있는 아바스틴(성분명 베바시주맙) 역시 전이성 비소세포폐암의 기대주로 떠오르는 약물이다.

이 약은 최근 임상을 통해 시스플라틴/젬시타빈과 병용할 경우 표준화학요법에 비해 무진행 생존기간을 50% 연장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카보플라틴/파클리탁셀과 병용한 임상에서도 유사한 효과를 입증했다. 이런 연구 결과 덕에 아바스틴은 조만간 1차 치료제로 가이드라인에 이름을 올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세툭시맙 성분의 얼비툭스도 두경부암을 대상으로 한 3상 임상에서 생존기간 연장 효과를 입증하면서 사실상 1차 치료제로 급부상하고 있다.

얼비툭스는 표준요법인 백금기반 화학요법과 병합했을 때 10개월 이상의 생존기간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표준요법과 비교하였을 때 35%나 생존기간이 연장된 것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전이성 폐암, 간암, 두경부암을 앓고 있는 말기 암환자라도 때에 따라 초기 암환자 부럽지 않은 생존기간을 누릴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문제는 환자들이 언제쯤 이러한 선택확대의 효과를 얻느냐다. 다행히 이들 제품은 모두 국내에 출시되어 있어 환자 또는 가족이 원할 경우 비급여로 투여할 수 있지만 보다 많은 혜택을 위해서는 보험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제약업계는 국내서 보험이 이뤄지려면 약 2년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 허가와 보험적용에 각각 1년씩 소요되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과 유럽은 각 분야별로 회의를 열고 1차 치료제로 권고하는 내용의 가이드라인 개정작업을 진행중이다.

어찌됐건 보험이 이뤄질 경우 통상 약가가 10~20% 정도 인하되고, 또 정부가 암환자에 대한 보험료 경감책도 마련하고 있어 환자들은 큰 부담없이 투여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와 학계 그리고 제약사들은 낙관적으로 평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