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품로비 사태 여파로 100년 역사상 최대 위기에 봉착한 대한의사협회가 자구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내부 갈등이 불식되지 않아 당분간 홍역을 치를 것으로 전망된다.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지난 5일 긴급 소집된 대의원 임시총회에서 김성덕 회장 직무대행 체제를 중심으로 사태를 해결해 나간다는 원칙은 세웠지만 의견 충돌로 인해 주요 대책을 마련하는 데는 실패한 것.


의협은 이날 김성덕 회장 직무대행을 만장일치로 추인하고 적극적으로 힘을 실어주기로 결의했다. 또 금품로비 사태의 핵심으로 꼽히고 있는 한국의정회 폐지도 이견 없이 결정했다.

하지만 장동익 전 회장의 사퇴로 공석인 의료법 비상대책위원회장을 선출하는 문제를 놓고는 큰 마찰이 빚어졌다.

일부 대의원들이 “현재 비대위가 구성돼 있는 만큼 이 안에서 선출하도록 두는 것이 원칙”이라고 주장하자 비대위 해체 뒤 재 구성을 주장하며 방청 중이던 20여명의 평회원들이 들고 일어선 것.


이 과정서 심한 욕설과 몸싸움이 벌어지면서 회의장은 아수라장이 됐고 이로 인해 정회가 선포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결국 이 문제는 김성덕 집행부와 대의원 의장단이 결정하도록 하고 일단 보류됐다.


금품로비 사태에 대해 대의원 이름으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는 건과 관련해서는 다소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


일부 대의원들이 이번 사태의 원인을 장동익 전 회장의 개인 잘못으로 몰아붙이면서 사과문 발표에 반기를 들고 일어선 것.

비록 소수 의견(175명 중 32명 찬성)으로  채택 되지는 않았지만 의사단체가 반성, 자숙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보여주겠다던 행동에는 사뭇 역행하는 모습이다.


대의원회는 대의원이 아닌 의장단 이름으로 사과문을 낼지를 논의하고 일부 오해 문구에 대해서는 수정 작업을 거친 뒤 추후 사정을 살펴 사과문을 발표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한 의료계 인사는 “대의원들이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 아니냐”면서 “의사단체 전체가 책임지는 모습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합치된 모습을 보이지 못한 채 갈등이 계속되자 의학회 소속 대의원들인 교수 등은 회의장을 빠져 나가는 상황도 연출됐다.


모 대학 교수는 “젊은 의사들에게 물려주기 민망한 의사 사회 상”이라면서 “합리적인 대화와 논의를 통해 문제 해결 방안을 찾는 모습을 먼저 찾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데일리메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