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응증 추가로 약물시장 확대
효과·안전성 재입증 계기

하나의 약으로 2가지 이상의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약들이 늘어나고 있다. 환자에게는 치료 및 예방의 이득을, 제약회사는 매출확대라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모두가 환영하고 있다.

이렇게 한 약물로 2개 이상의 질환치료가 가능한 이유는 질환에 대한 작용기전이나 치료원리가 같기 때문. 그래서인지 아직까지는 전혀 다른 적응증보다는 관련 질환에 대한 적응증을 추가하는 경우가 많다.

파킨슨씨병 치료제인 미라펙스(한국베링거인겔하임)는 최근 하지불안증후군 치료제로 적응증을 획득했다. 2개 질환은 전혀 관련이 없어 보이지만 뇌전달물질인 도파민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알레르기 치료제인 씨잘(한국UCB)은 적응증을 성인에 이어 소아에까지 확대, 가려움증을 동반한 피부염 및 습진에도 확대했다. 간질치료제 케프라(한국UCB) 역시 4세 이상 소아간질환자의 부분발작에 대한 부가요법과 성인과 12세 이상 청소년들의 소아근간대성발작(JME, Juvenile Myoclonic Epilepsy)의 부가요법으로 동시에 승인받으며 2개의 적응증을 확보했다.

신세포암 치료제인 수텐(한국화이자)도 기본 적응증 외에 GIST(위장관 기질적 종양)라는 희귀병 치료제로도 사용할 수 있는 약이다. 암의 신생혈관 생성을 억제하는 특성상 폐암, 간암 등 혈관이 많은 거의 모든 암에 효과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아 추가 적응증도 예상된다.

이밖에도 관절염 치료제 휴미라는 건선에 대한 적응증을, 폐동맥고혈압 치료제인 트라클리어도 만성 혈전 색전성 폐고혈압(CTEPH) 적응증을 추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경향은 국산 신약도 예외는 아니다. 천연물 신약인 스티렌(동아제약)도 조만간 비스테로이드성 위궤양환자에 대해 적응증을 획득할 계획이며 자이데나도 폐동맥고혈압에 대한 임상을 진행중이다. 이미 레바넥스(유한양행)의 경우 십이지장, 위염에 이어 위궤양에도 모두 적응증을 획득했다.

이러한 경향 때문인지 “적응증 2개는 기본이자 필수이고, 3개는 선택”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특히 생물학적 제제인 엔브렐의 경우 류마티스관절염을 포함해 총 4개의 적응증을 갖고 있으며, 고지혈증제인 리피토의 경우 지질감소 등 5개를, 백혈병치료제인 글리벡은 1가지 고형 종양과 4가지 희귀 혈액질환을 합쳐 모두 7개나 되는 적응증을 갖고 있다.

제약사 관계자는 적응증 추가로 인한 효과에 대해 “적응증이 추가되면 순응도 확대, 매출증가 등의 여러 가지 이점이 발생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제품에 대한 효과와 안전성을 재입증하는 계기가 된다는 점이 가장 큰 이득”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