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370만 명이 하지불안증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유병률로 치면 7.5%인 셈이다.

계명대 동산병원 신경과 조용원 교수는 최근 태국 방콕에서 개최된 2007년 세계수면학회(WASM: World Association of Sleep Medicine) 학술대회에서 참가 한국인 하지불안증후군(RLS) 유병률의 조사결과에 대해 이같이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국내에서 하지불안증후군 유병률과 역학을 체계적으로 조사한 첫 번째 연구라는 점과 세계학술대회에서 정식으로 발표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고 있다.

조용원 교수는 대한수면연구회와 함께 하지불안증후군의 진단에 필수적인 기준과 국내에서 표준화된 역학조사를 위한 설문지를 만들어 20~69세의 전국 성인남녀 5,000명을 대상으로 유병률을 조사했다.

그 결과 전체 응답자 중 약 7.5%(373명)가 하지불안증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수면이 어렵거나 다리 움직임 때문에 잠을 자주 깨고 잠이 깬 후 재수면이 어렵다고 호소하는 비율이 71%로 나타났다.

이들의 증상의 발현 시간대는 주로 오후 6시 이후부터 저녁/밤 시간이 가장 많았다. 성별에 따른 유병률은 여성이 8.7%로 남성 6.2% 보다 조금 많았다.

일반적으로 하지불안증후군은 연령과 성별에 상관없이 발병할 수 있지만 여성의 비율이 좀더 높고 연령이 높아짐에 따라 유병율, 증상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는데 국내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조용원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하지불안 증상이 있다고 응답했는데도 불구하고 적절하게 치료를 받는 사람은 약 4명 중 한 명 밖에 되지 않았다.”며 “국내에서 많은 하지불안증후군 환자들이 제대로 진단되지 못하고 치료를 방치한 채, 증상과 수면문제로 고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수는 “하지불안증후군은 심각하고 만성적인 신경질환이며, 수면건강과 삶의 질에 심각한 영향을 주는데도 불구하고 아시아 지역에서 이 질환에 대한 체계적인 역학연구 자료가 없었다.”며 “이번 한국인 유병률 조사결과가 하지불안증후군이 비교적 흔한 질환으로 알려진 유럽, 미국 등 서구국가들과 유사한 수준으로 높게 나타났다는 점에서 세계 수면장애 전문가들에게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