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 고령화사회로 진입하는 우리나라에서 고혈압과 당뇨병 외에 만성신장질환이 노인질환의 복병으로 등장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노인보건연구단(책임연구자 김기웅)이 경기도 성남시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노인 946명을 대상으로 소변검사(사구체여과율검사)를 시행한 결과, 48.4%(458명)에서 3기 이상의 만성신장질환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성신장질환 3기란 약물요법과 식이요법이 필요한 상태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상태. 특히 이 3기 질환은 고령일수록 점점 더 높아지는게 특징이다.[표]
 

문제는 전세계적으로 연령과 유병률이 비례하는 것은 일치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유병률 절대치가 훨씬 높다는 것이다.

더구나 만성신장질환의 관리는 말기신부전으로의 진행을 억제하고 신장기능 저하로 발생하는 고혈압, 빈혈, 지질이상 등을 비롯한 다른 장기의 합병증 발생예방이 필수적인데도 불구하고 조기발견과 관리는 만족스럽지 못한 수준이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고혈압이 있는 만성신부전 환자 414명 가운데 혈압을 적절하게 조절하는 사람은 16.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정확한 실태파악과 함께 예방법도 시급한 상황이다.

조사에 참여한 분당서울대병원 신장내과 진호준 교수는 “고령자, 고혈압환자 및 당뇨병환자는 자신의 소변검사 결과와 신장기능에 대하여 관심을 가져야 하며 그 결과에 맞는 관리가 필요하다”며 질환에 대한 관심과 관리를 강조했다.

<만성신부전 어떻게 예방할까>
만성신부전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병이며 특히 당뇨병이나 고혈압이 있는 사람들에게 그 빈도가 높다. 이번 조사에서처럼 고령 또한 만성신부전의 중요한 원인이다. 

따라서 과거 신장병을 앓았거나 가족 중 신장병 환자가 있거나, 65세 이상 노인이거나, 당뇨·고혈압이 있는 사람들은 정기적으로 소변검사를 받아야 한다.

신장은 기능이 80% 이상, 심지어 90%까지 감소해도 증상이 없을 수 있다. 얼굴이나 팔·다리가 붓거나, 시력이 떨어지거나, 소변이 마려워 하룻밤에 두세번씩 잠을 깨는 등의 ´´자각증상´´이 나타난다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병이 진행됐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신부전증의 위험이 있는 사람은 신장에 염증이 있는지, 혈뇨·단백뇨가 나오는지 등을 수시로 체크해야 한다.

식사 조절도 중요하다. 소변에서 단백뇨가 나온다면 단백질 섭취를 제한해야 한다. 짠음식, 고지질 식단도 신장질환이 있는 환자에게는 좋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