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다실이 과거 HPV(인유두종바이러스)에 감염된 적이 없는 여성에서 HPV 16, 18형과 관련된 자궁경부암을 100% 예방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가다실의 3상 임상연구에서 나타난 이번 결과로 미FDA는 지난 6월 8일 승인을 허가했다. 이에 따라 가다실은 HPV 16, 18형에 의해 발생되는 자궁경부암, 외음부 및 질 전암, HPV 6, 11, 16, 18형에 의한 낮은 단계의 전암 병변 및 생식기 사마귀를 예방하는 최초의 백신으로 기록됐다.

3상 시험은 16~26세의 여성 20,541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위약대조 이중맹검으로 가다실의 효능, 안전성, 면역원성을 평가했으며, 5년간 추적 관찰했다. 환자들은 등록 후 1년 이내 모두 3번의 백신을 접종받았으며 첫 번째 접종 이전과 마지막 세 번째 접종 후 1달 동안(7개월째) 관련 HPV 유형에 감염되지 않은 여성들을 대상으로 시행했다. 효과는 각각의 연구 및 7개월째 방문 이후부터 측정된 수치를 기준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가다실은 HPV 16, 18과 관련된 자궁경부 전암 및 비침습성 자궁경부암(CIN 2/3, AIS, 상피내 선암)을 100% 예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위약을 투여받은 8,460명 여성에서는 53건의 자궁경부암이 발생했다.

또한 HPV 6, 11, 16, 18형에 의해 발생하는 낮은 단계의 자궁경부 이형성증(낮은 단계의 병변) 및 전암(CIN 2/3 또는 AIS)을 95% 예방하는 것으로 나타낫다. 위약을 투여받은 7,861명 여성에서는 83건이 발생했으며 가다실을 투여받은 7,858명에서는 4건밖에 발생하지 않았다.

게다가 HPV 6, 11형에 의해 발생되는 생식기 사마귀를 99% 예방한다는 결과도 나왔다. 위약을 투여받은 7,899명 여성에서 91건이 발생한데 비해 가다실을 투여받은 여성 7,897명에서는 단 1건 뿐이었다.

이밖에 이전에 HPV 관련 유형에 감염된 적이 없는 여성에서는 HPV 16 및 18형에 의한 외음부와 질 전암(VIN 2/3기 또는 VaIN 2/3기)을 100% 예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약을 투여받은 8,667명의 여성에서 24건이 발생한데 비해 가다실을 투여받은 여성 8,641명에서는 1건도 없었다. VIN 2/3기와 VaIN 2/3기는 외음부와 질 암의 직접적인 전구체다.

한편 이번 결과에서는 가다실이 내약성면에서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상반응으로 인해 중단한 대상자(0.1%)는 거의 없었다. 또한 가다실군은 위약에 비해 통증(83.9% 대 75.4%), 종창(25.4% 대 15.8%), 홍반(24.6% 대 18.4%), 발열(10.3% 대 8.6%), 가려움증(3.1% 대 2.8%)이 나타났다. 대부분 주사 부위 반응은 경증에서 중등증으로 보고됐다.



>>> interview
MSD 백신사업부 윤현숙 과장(헬스사이언스어소시에이트)
최초의 암 예방 백신이 미국과 유럽 등 33개국에서 출시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번호에서는 한국 MSD가 출시할 자궁경부암 백신인 가다실에 대해 알아본다.

Q. HPV는 어떤 것이며 어떻게 암으로 발전하는가? 또 국내 환자는 어느 정도인가?
…인두종바이러스(Human Papillomavirus, HPV)는 흔한 바이러스로 이른 성경험에 의해 생긴다. HPV는 100여 종 이상이 있는데 이중 대부분은 비교적 무해하고, 눈에 띄는 증상을 유발하지 않으며 자연적으로 사라지게 된다. 하지만 이 중 약 30여종은 남녀 생식기 부위를 감염시킨다. 특히 일부 고위험 HPV 유형인 16, 18형은 방치할 경우 자궁경부암을 일으킬 수 있다. 자궁경부암은 매년 50만명이 이환되는 등 전세계적으로 부인암 중 유방암 다음으로 많이 발병한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어서 지난 2002년 한국중앙암등록사업 보고서에 의하면 한해 약 4천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또한 2004년 통계청에 따르면 10만명 당 4.5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Q. 미국서 승인된 가다실의 적응증에는 어떤것이 있나?
…가다실의 적응증은 HPV 16과 18형에 의해 유발되는 자궁경부전암[자궁경부 상피내신생물(Cervical intraepithelial neoplasia; CIN) 2/3기]과 자궁경부 상피내선암종(adenocarcinoma in situ; AIS), 외음부 전암[외음부상피내신생물(vuvar ntraepithelial neoplasia; VIN) 2/3기], 질 전암[질 상피내신생물(vaginal intraepithelial neoplasia; VaIN) 2/3기] 예방이다. 이외에도 HPV 6, 11, 16, 18형에 의해 발생하는 생식기 사마귀 및 자궁경부 상피내신생물(CIN 1기)에 대해서도 적응증을 승인받았다. 9~26세 여성이 대상이며 이 적응증 기준은 국내에서도 그대로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Q. 같은 자궁경부암 백신인 서비릭스와의 차이점은?
…가다실은 HPV 바이러스 6, 11, 16, 18형, 즉 4가지의 바이러스를 차단하는 4가(價) 백신인 반면 GSK의 서바릭스는 16, 18형 단 2가지만 예방하는 2가 백신이다. 6, 11형은 생식기 사마귀를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기 때문에 서바릭스는 생식기 사마귀를 예방할 수는 없다. 비록 생식기 사마귀가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은 아니지만 종양과 통증을 동반하는데다 배우자에게도 전파될 수 있어 결코 무시할 수 없다. 게다가 드물지만 생식기 사마귀에 감염된 임산부에서 태어난 아기의 경우 재발성 호흡기 유두종증 (recurrent respiratory papillomatosis: RRP)을 일으킬 수 있다.

Q. 국내 출시시기는 언제이며 전문가들의 관심은 어느정도인가?
…내년말에 발매 예정인데도 벌써 학계와 환자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종합병원을 비롯해 개업 산부인과의원 등에서 임상정보를 먼저 요구할 정도다. 환자들도 언제 맞을 수 있는지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개원의 일부의사들 스스로 임상시험을 해보겠다는 적극적인 관심도 보이고 있다. 현재 서울대병원을 비롯한 10여 곳에서 가다실의 임상을 끝낸 상태다. 또 추가 임상도 진행 중이며 미국 허가후 국내에 들어오기까지 1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향후 마케팅 계획

한국MSD측은 “암 예방백신을 판매한다고 외부에서는 항암사업을 강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백신파트를 강화시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기존 리퀴드페드힙, 콤박스, 엠엠알II, 박타 등 외에도 설사 및 대상포진 등 다양한 백신을 추가로 출시할 계획이다. 따라서 가다실만을 위한 영업개편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회사측은 특정 과에 구애받지 않고 투여할 수 있다는 백신 특성을 살려 가다실 역시 산부인과에만 국한시키지 않겠다며 다양한 경로를 통해 마케팅할 계획이다. 한국MSD는 아직 제품에 대한 허가가 나지 않은 상태인데다 예상 출시일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아 있어 구체적인 마케팅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올 상반기 자궁경부암 예방토론회를 지원했고 오는 11월에는 부인종양학회도 참여하는 등 프리마케팅에 신경쓰고 있다.

경쟁제품?

가다실과 경쟁할 품목으로는 GSK의 서바릭스가 있다. 가다실에 비해 늦게 승인받았지만 조만간 유럽과 미국에서도 승인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가다실을 의식한 임상결과도 나오 고 있다. GSK는 의학저널 백신(Vaccine)에 발표된 자료를 인용, 서바릭스는 알루미늄염을 사용한 백신에 비해 자사가 개발한 AS04를 사용한 백신이 16, 18형에 대한 항체가가 2배 이상 높다고 전하고 있다. 또 지난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는 서바릭스가 10대에서 50대 중년층까지 의 자궁경부암을 완벽하게 예방한다는 연구결과를 공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