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형 간염 치료에 앞서 환자 간질환 상태 정확한 파악중요

제9차 대한간학회 춘계학술대회가 지난 5월 30일 제주 ICC 3층 탐라홀에서 개최됐다. 이번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연제를 정리했다.

C형간염의 면역학적 병인론
원자력병원 내과 정숙향

HCV가 직접적인 세포변성 바이러스(cytopathic virus)가 아니라는 증거들로는 HCV 단백들을 발현하는 transgenic mice에서 세포변성이나 간 염증을 발견할 수 없었다는 점(28), HCV 단백 발현을 조건부로 유발시키는 세포배양에서도 세포변성이 관찰되지 않는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또한 환자들에서 바이러스 역가와 간손상의 정도가 상관 관계가 없다는 점도 들 수 있다. 따라서 C형간염에서 간손상의 기전은 면역학적 병인으로 인정되고 있다.

이미 B형간염바이러스(HBV) 모델에서는 세포독성 T 림프구(cytotoxic T lymphocyte, CTL)에 의한 간손상 기전이 잘 밝혀져 있는데, HCV 특이적인 세포독성 T세포 (CD8+ CTL)가 간세포 손상에 기여하는 증거로는, HCV 단백 발현을 조건부로 유발시키는 transgenic mice model에서는 간에 염증이 유발되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cytokine 분비가 간손상의 한 기전

cytokine 분비가 간손상의 한 기전이 될 수 있는데 이는 Concanavalin A 유발 간염 모델이나, interferon γ를 지속적으로 발현하는 transgenic mice 모델에서 interferon γ가 간손상의 주요 기전임을 보여주고 있다. HCV에 의한 간염에서도 interferon는 바이러스 제거에도 주된 역할을 하지만 역설적으로 간손상에도 주도적인 역할을 한다.

어느 한도까지의 세포성면역반응 혹은 cytokine 분비가 바이러스는 제거하면서 간손상을 일으키지 않는 범위인지, 정확하게 어떤 상황에서 간손상을 초래하는지는 아직도 수수께끼로 남아있다.

바이러스는 숙주의 면역체계를 회피하려고 다양한 전술을 구사하는데 대표적인 전술들로는 면역학적으로 privileged site에서 바이러스가 증식을 하거나 잠복 감염, 면역억제, cytokine pattern 변화, 변이종 바이러스 출현, 항원제시 (antigen presentation) 기능을 약화시키는 방법 등이다.

왜 대부분의 HCV 감염자가 급성기에 바이러스를 제거하지 못하고 지속적 감염 상태, 즉 만성 간염으로 이행하는가에 대한 기전이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HCV E2 단백과 세포막의 CD81 분자가 결합하여 NK 기능을 약화시키거나, PKR 기능 약화를 통해 interferon의 작용을 방해하는 등 선천성 면역반응에 HCV가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알려져 있다.

그리고 전문 항원제시세포인 dendritic cell 기능이 부실한 점, 매우 심한 바이러스 유전자의 변이로 인해 escape mutant virus들이 출현하고, 이들 중 일부는 T cell receptor antagonist로 작용한다는 점도 알려져 있다. HCV가 비교적 면역학적으로 privileged site인 간에서 주로 증식한다는 점도 지속적 감염에 기여한다.

결론적으로 급성 감염기에 잘 조화된 선천성 면역반응은 강한 CD4+ T반응, Th1 type 반응으로 이끌고, 이는 다시 적절한 cytokine분비에 의해 B cell을 활성화시켜 항체반응을 돕거나, 강한 CTL반응을 일으켜 바이러스를 제거하여 간염으로부터 회복되게 된다. 그러나 이 과정 중에 면역반응이 불충분하거나 바이러스에 의한 면역회피가 일어나거나 바이러스 특이적인 CTL이 바이러스에 의해 유발된 과도한 아포토시스로 손실되면, 바이러스 제거에 실패하게 되고 오히려 간손상이 초래된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효과적인 바이러스 제거와 간손상의 면역학적인 균형에 관해 좀더 온전한 이해가 앞으로의 연구들을 통하여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C형 간염의 치료 지침
가톨릭의대 내과 윤승규

환자를 대상으로 단기간 혹은 장기간 치료를 시행할 것인가? 인터페론 단독 혹은 리바비린과의 병합으로 치료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 임상에서 중요한 사안중의 하나이다. 현재까지 보고된 여러 결과를 종합하여 경제성을 판단한 후 치료를 시작하여야 한다.

예로 인터페론 단족치료에서 초기에 반응을 보이는 환자들에서 일반적으로 지속성 반응을 보이므로 치료 시작후 12주까지 바이러스 혈증을 보인 환자는 95-98%는 비반응을 보이므로 12주 치료후 반응이 없는 환자에서는 조기에 중단하는 것을 생각해보는 12주 법칙(12-week rule)이라고 하는데 이는 리바비린과의 병합요법에서는 적용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병합요법에서는 장기간 쓸수록 치료 효과는 조금씩 증가되기 때문이다.

만성 C형 간염에 대한 항바이러스제제 치료 초기에는 일반적으로 interferon-alfa 3 MU를 단독으로 6-12개월 사용하는 것을 주로 사용했으나 이에 대한 지속성 바이러스 반응율이 10-15%에도 못미쳐 이를 극복하기 위해 기간을 12-18개월까지 연장해보거나 고용량을 사용하기도 하였으나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고하지 못하였다.

이후 리바비린과 같은 항바이러스제제, 면역조절제(steroid, cyclosporin), 항염제(NSAIDs)등과 병합요법을 시행했으나 이들중 리바비린과의 병합요법에서만 괄목할 만한 효과를 거두어 이후 인터페론과 리바비린의 병합요법이 표준 치료가 되기 시작하였다.

새로운 장기지속형인 pegylated interferon과 리바비린 병합치료 임상에서 이용

하지만 리바비린을 병용할 경우 항바이러스 효과가 증가되는 기전은 아직 잘 밝혀지지 않고 있다. 현재까지 보고된 단독요법과 병합요법의 치료성적을 요약하면 인터페론 단독 투여군에서 24주 치료시 SVR은 6%-11%, 48주 치료시 13-19%를 보인 반면, 리바비린과 병합요법군에서 24주 치료시 SVR은 4-35%, 48주 치료시 38-43%를 보고하고 있다.

또한 조직학적반응에서 48주의 병합요법군에서 61-63%의 호전반응을 보였다.
과거 6개월간 인터페론 단독요법에 실패할 경우 고용량이나 기간을 늘여 지속성 반응을 높인 보고가 있으나, 12주 법칙에 의해 초기에 반응이 없는 환자는 장기간 사용해도 비슷한 반응을 보인다는 보고들이 나옴으로써 그러한 치료는 사실상 중단되었고 이후 리바비린을 같이 사용함으로서 지속성 반응율을 높일 수 있고(15-20%) 현재 이러한 병합요법이 표준요법으로 인정되고 있다.

특히 현재 환자의 간기능상태의 정확한 평가가 중요한데 심한 간섬유화가 있거나 간경변이 있는 환자에서 치료시 심각한 간부전에 빠질 수 있는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최근 비 반응군에서 장기 지속성 egylated interferon과 리바비린의 병합요법의 치료는 현재 국제공동으로 다기관연구가 진행중으로 아직 정확하게 보고되지는 않았으나 기존의 표준 병합요법보다 치료효과가 더 좋으리라 예상된다.

지금까지 C형간염에 대한 치료에 대한 보고는 주로 만성 간염에 국한되어 인터페론 단독치료에서 현재 리바비린의 병합요법으로 표준화되었고 향후 새로운 장기지속형인 pegylated interferon과 리바비린의 병합치료가 주로 임상에서 이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C형 간염의 치료에 앞서 우선 환자의 간질환 상태를 정확하게 평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또한 동반질환이 있는지 여부를 파악하고, 환자의 바이러스의 분자생물학적 특성을 분석함으로써 치료 반응을 예측하거나 부작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C형 간염은 대부분 임상증상이 미미하여 실제로 심각한 질환등을 간과 할 수 있어 임상에서 환자들에 대한 정기적이고 세심한 관찰이 요구된다.

윌슨병의 진단
순천향의대 소화기내과 김연수

윌슨병은 상염색체 열성 유전을 보이는 희귀한 구리대사 이상 질환이다. 전세계적으로 3 만명당 1명정도의 유병율을 보이며 이종접합 보인자(heterozygous carrier)는 90명당 1명의 빈도를 보인다.

간세포로부터 구리배설 장애가 원인으로 간세포의 trans-Golgi network에 존재하는 구리수송 단백인 ATPase(ATP7B)가 존재하지 않거나 기능이 감소함으로서 담세관(bile canaliculi)으로 구리가 배설되지 못하여 세포내에 축적된다. 또한 ceruloplasmin의 합성이 감소되어 혈중으로의 구리배출도 감소된다.

윌슨 ATPase 유전자(ATP7B)는 총 65kb로 13번 염색체의 장완에 위치한다. 윌슨병에서는 200개 이상의 다양한 변이가 보고되고 있는데 변이양상은 인종에 따라 차이를 보여 서양인에서는 H1069Q 변이가 가장 흔한 반면 동양인 윌슨병 환자에서는 매우 드물고 R778L 변이가 흔하다. 이 변이는 한국인 윌슨병에서는 약 40%에서 나타난다고 보고되고 있다.

윌슨병은 주로 간질환과 신경질환의 형태를 띠나 구리가 축적되어 조직손상을 야기하는 정도에 따라 다양한 임상상을 보일 수 있다. 소아기에는 간질환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가장 흔한데 증상없이 혈청 transaminase의 상승을 나타내기도 하며 만성 간염, 간경변증 그리고 전격성 간부전의 형태를 띌 수 있다. 성인에서는 신경질환이 우세하게 나타나나 이미 간질환은 진행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안면표정소실, 떨림, 근육긴장이상, 무도무정위운동 등 기저핵의 변성과 신경세포의 소실에 의한 증상이 나타난다. 일부의 환자는 성격변화, 우울증, 정신분열증등 정신질환이 동반되어 나타난다. 뇌자기공명영상법을 시행하면 T2 강조영상에서 기저핵에 신호증가를 관찰할 수 있다.

윌슨병, 조기진단과 지속적인 치료 필수

원인이 확실치 않은 만성 간질환 환자나 신경증상이 있으면서 간질환이 동반되어 있는 경우 윌슨병을 의심하여야 한다.

윌슨병의 진단에 필요한 요소들은 각막에 Kayser-Fleisher(이하 K-F) ring의 존재, 혈청 ceruloplasmin 농도의 감소(20 mg/dL 이하), 24시간 뇨구리 증가(100 μg 이상)와 간내 구리농도 증가(250 μg/g 이상, dry weight) 등이다. 이중 K-F ring이 존재하고 혈청 ceruloplasmin 농도가 감소되면 확진할 수 있다.

윌슨병에서는 뇨구리 배설이 증가된다. 그러나 광범위한 간괴사가 일어나는 경우 간질환의 원인에 관계없이 뇨구리 배설이 증가될 수 있으며 증상이 나타나기 이전의 소아 윌슨병 환아에서는 간괴사가 일어나지 않으므로 정상일수 있다.

이때에는 D-penicillamine 투여후 뇨구리의 증가를 확인하는게 진단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소변을 모으는 용기는 구리에 오염되어 있지 않도록 주의하여야 한다.

윌슨병은 조기에 진단하여 지속적으로 치료하면 질병이 없는(disease-free) 상태가 되는 반면, 진단이 늦어지거나 치료를 중단할 경우 여러 비가역적인 합병증과 전격성 간부전증과 같은 치명적인 합병증을 피할 수 없으므로 조기진단과 지속적인 치료가 필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