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3대 명절의 하나인 한가위 추석이 되면 넓은 들판에 오곡이 무르익어 황금빛으로 물들며 온갖 과일이 풍성하다. 그러나 이렇게 풍요로운 추석에도 자칫 방심하면 탈이 날 수 있다.  평소에 잘 먹지 않던 차례음식도 접하고 고향을 향한 장거리 여행 등의 익숙하지 않은 환경이 일종의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 추석은 10월 5일부터 4일간 추석연휴에 들어간다. 더욱이 3일 개천절이 끼어 ‘샌드위치 휴일’까지 고려하면 최장 9일이 된다. 우리민족 최고의 명절을 맞아 소홀해 지기 쉬운 추석연휴 건강관리에 대해 고향으로 향하기 전 마음의 준비로부터 실질적인 대처방법까지 건양대병원 가정의학과 유병연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고향길…느긋하고 여유롭게


창문을 닫고 장시간 운전을 하다보면 산소 부족으로 인해 몸 안에 이산화탄소가 축적돼 하품이나 졸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단순한 반복 작업으로 인한 근육피로가 일어나기 쉽다.

이럴땐 자주 창문을 열고 실내공기를 바꿔주고, 적어도 1-2시간에 한번쯤은 차에서 내려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간단한 체조나 심호흡,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좋다.

운전시 나쁜 자세를 취하게 되면 운전피로가 가중된다. 장거리 운전을 하는 동안 등받이를 뒤로 젖히는 것은 나쁜 습관이며, 90도로 세우는 것이 좋다.

엉덩이는 뒤로 바짝 밀착시키고 운전대와는 발로 클러치를 밟았을 때 무릎이 약간 굽혀지는 정도의 거리가 바람직하다. 푹신한 방석을 깔면 서 있을 때보다 허리에 두 배나 되는 하중이 가해져 허리 통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또 잠을 쫓기 위해 커피를 많이 마시는 경우가 있는데 커피는 일시적으로 각성 효과가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피로를 더욱 가중시킬 수 있다.

차가 밀리거나, 끼어들기나 갓길 주행 같은 얌체 운전하는 사람을 볼 때 받는 스트레스도 운전이 가져다주는 건강에 해로운 불청객일 뿐만 아니라 교통사고를 유발할 수도 있다. 가능한 한 마음에 여유를 갖고 운전하는 것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귀경길에는 평소 당뇨나 고혈압 등의 만성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 미리 약을 잘 챙기도록 해 어려움을 겪는 일이 없도록 하고 응급상황시 대처를 위해 주치의와 미리 잘 상의하도록 한다. 

과음. 과식…특히 식중독 주의

가을철은 수인성 전염병은 물론 식중독도 심각한 문제다. 특히 수해지역의 물과 음식은 모두 오염됐다고 보고 반드시 끓이고 익혀 먹어야 한다.

만일 야채를 날 것으로 먹을 때에는 수돗물로 여러 번 잘 씻은 뒤 먹어야 한다. 열이 나거나 복통, 구토, 설사 등 장염 증세가 나타날 때에는 즉시 병원에서 수액 및 항생제 치료를 받는 게 좋다.

포도상구균이 음식 속에 증식하면서 내뿜는 독소는 아무리 끓여도 파괴되지 않기 때문에 조리한지 오래된 음식은 버리는 게 좋다. 포도상구균은 고기, 우유, 마요네즈 등에서 번식하기 쉽다. 따라서 각종 음식으로 인한 전염병 예방을 위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음식과 물을 반드시 익히고 끓여서 먹고 마셔야 한다.

또 식기나 도마, 행주 등 주방 기구는 끓는 물에 소독을 해야 한다. 특히 냉장 보관을 했던 음식물이라도 상하지 않았는지 철저히 확인해야 하고 식수나 음식이 부족하다 하더라도 물에 젖었던 음식을 먹지 않도록 해야 한다.

1∼2일 정도 계속되는 설사는 특별한 치료 없이도 증세가 좋아지지만 탈수현상을 막기 위해 물을 충분히 마셔야 하며 열까지 동반되거나 설사가 지속되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많은 음식을 먹어서 나타나는 급체에는 아무 것도 먹지 않고 한 두끼 정도 위를 비우는 것이 최선의 치료법이다. 심하게 체했을 때는 구토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는 토사물에 의한 질식을 예방하기 위해 몸을 비스듬히 눕히고 벨트나 넥타이는 풀어준다. 토한 뒤에는 체온이 떨어지므로 몸을 따뜻하게 하고 주스나 스포츠음료로 수분을 보충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