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의 혈액검사로 6종류의 암을 동시에 조기진단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고려대 바이오의학공학부 최연호 교수, 고대구로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김현구 교수, 주식회사 엑소퍼트 공동연구팀은 엑소좀과 라만신호, 인공지능 분석기술로 암 종류를 구별 진단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엑소좀에 있다. 사람들이 대화하거나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는 것처럼 세포끼리도 엑소좀을 통해 정보를 주고 받는다.

세포의 종류와 상태 정보가 들어있는 만큼 엑소좀을 파악하면 특정 질병의 유무를 조기에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엑소좀이 차세대 암 바이오마커로 각광받는 이유다.

암 진단은 종류에 따라 검사법도 다르고 비용과 시간이 걸리는 데다 특정 암은 조기발견하기 어렵다. 연구팀이 이번에 개발한 조기진단법은 액체생검을 활용했다.

연구팀은 우선 혈액에서 분리된 엑소좀에 표면증강라반분광학 바이오센싱기술로 엑소좀의 분자구조 패턴을 파악했다. 이를 근거로 한번에 폐암, 췌장암, 유방암, 대장암, 위암, 간암 등 6종의 암을 식별하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만들었다.

정확도 파악을 위해 정상인 및 암환자 520명의 엑소좀과 비교한 결과, 6종의 암 존재 여부를 97% 정확하게 파악했다(민감도 90%, 특이도 94%). 암종 구별 정확도 역시 90% 이상이었다. 특히 2기 이하 병기에서도 88%의 민감도를 보였다. 

최연호 교수는 "이번 연구로 최근 암 진단 분야의 화두인 '다중암 조기발견 (MCED; multi-cancer early detection)'이 가능해졌다"며 "초기 암 환자를 더 빨리 치료 단계로 유도해 사망률 뿐 아니라 암 관리 비용도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현구 교수는 "소량의 혈액에서 분리한 엑소좀 분석은 방사선 영상진단 비용을 낮출 수 있고, 조기 진단으로 환자 경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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