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등 대기오염와 치매 발생 위험은 비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연세대의대 예방의학교실 조재림·김창수 교수와 가천대 길병원 신경과 노영 교수 공동 연구팀은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물질이 대뇌피질 두께를 줄여 알츠하이머 치매 위험도를 높인다고 환경관련 국제학술지 인바이런먼트 인터내셔널(Environment International)에 발표했다.

대기오염 물질은 호흡기를 통해 폐로 들어가 염증을 만들고, 이 염증이 몸 전체에 다양한 질환을 유발한다. 뇌에 들어가면 신경염증을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지만 연구팀에 따르면 인지기능 저하와 알츠하이머 치매를 유발한다는 근거는 없다.

기억과 학습능력 등 인지기능을 담당하는 신경세포는 대뇌피질에 모여있다. 정상 두께는 평균 2.5mm지만 알츠하이머 치매 등 뇌질환자는 2.2mm로 얇다. 연구팀은 대뇌피질 두께와  초미세먼지(PM2.5), 미세먼지(PM10), 이산화질소(NO3) 등의 관련성을 분석해 보기로 했다.

연구 대상자는 서울과 인천, 원주, 평창에서 뇌 질환이 없는 건강한 50세 이상 성인 640명. 약 3년간 분석한 결과, 대기오염 물질 농도가 높을수록 대뇌피질 두께는 감소했다.

연구에 따르면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농도가 10㎍/㎥, 이산화질소가 10ppb 높아질 때 대뇌피질 두께가 각각 0.04mm, 0.03mm, 0.05mm씩 줄어들었다.

뇌영상 기반 인공지능 기법으로 대뇌피질 두께와 알츠하이머 치매 위험의 관련성을 평가한 결과, 전두엽과 측두엽, 두정엽, 뇌섬엽 등 사고력과 주의력, 공간지각력, 기억력을 관장하는 뇌 부위가 줄어드는 치매 특성과 동일한 양상을 보였다.

미세먼지 농도가 10㎍/㎥ 높아질 때마다 전두엽 두께는 0.02mm, 측두엽 두께는 0.06mm 감소했다. 초미세먼지가 10㎍/㎥ 상승하면 측두엽 두께가 0.18mm 줄었다. 이산화질소가 10ppb 증가하면 전두엽과 두정엽은 0.02mm, 측두엽은 0.04mm, 뇌섬엽은 0.01mm 감소했다.

초미세먼지와 미세먼지, 이산화질소 농도가 10씩 증가할 때마다 인지기능 점수는 각각 0.69점, 1.13점, 1.09점 떨어졌다. 또한 알츠하이머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 위험은 각각 1.5배, 2.2배, 1.7배 증가했다.

조재림 교수는 "대기오염 물질이 대뇌피질을 위축시켜 인지기능을 떨어뜨리고 치매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대기오염이 심하면 외출을 삼가고 외출시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트리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