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내막증은 자궁내막의 선과 기질 조직이 자궁이 아닌 다른 부위에 부착해 성장하는 증상으로 복부골반 통증, 월경통, 월경과다, 성교통 등을 동반한다. 

여성의 삶의 질 전반에 큰 영향을 주지만 증상 발생 후 진단까지 평균 7년이나 걸린다는 연구도 있다. 

최근에는 영상의학 기술의 발전으로 복강경 대신 초음파만으로도 자궁내막증을 진단할 수 있어 대부분의 산부인과에서 진단과 치료할 수 있게 됐다.

부산대의대 산부인과 주종길 교수[사진]에 따르면 12일 열린 대한자궁내막증학회 연수강좌(부산 벡스코)에서 2018년부터는 초음파, MRI를 통한 자궁내막증 진단시에도 급여가 적용되고 있는 만큼 의심 증상이 있으면 검사를 권장하고 있다.

검사법 발전과 함께 치료법도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수술한 다음에 약물요법을 하는 경우가 보편적이었지만 수술 후 5년 내 재발률이 40~50%에 이르는 데다 수술 후에는 난소 기능도 줄어들기 때문에 최근에는 약물치료를 우선하고 있다.

주 교수는 "환자의 특성과 임신 계획 등을 고려해 약물치료가 우선이며, 반드시 필요한 시점에 일생에 한번 수술하는 방식으로 치료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궁내막증에 사용되는 약물은 크게 비스테로이드항염증제(NSAIDs), 성선 자극 호르몬 방출 호르몬 작용제(GnRH), 프로게스틴 등이다. 주 교수에 따르면 NSAIDs는 통증 개선 근거가 제한돼 있고, GnRH는 통증에 효과적이지만 장기 사용시 에스트로겐 저하로 골량이 감소할 수 있다

프로게스틴 성분은 자궁내막증의 통증 개선 효과 뿐만 아니라 장기간 안전성과 내약성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고 주 교수는 설명했다.

프로게스틴 성분 약물 중 하나는 비잔(성분명 디에노게스트)이 있다. 관련 임상시험에 따르면 비잔은 자궁내막증 관련 골반통을 15개월간 유의하게 감소시켰고, 치료 중단 후에도 통증 감소 효과가 최소 6개월간 유지됐다. 

또한 치료 24주째 자궁내막증 환자의 80% 이상에서 병변이 사라지거나 1기로 호전됐다. 시판 후 관찰 연구에서 평균 복용기간은 32.5개월에 달해 장기 내약성도 확인됐다.

주 교수는 "비잔은 투약 기간에 제한없이 장기간 처방이 가능한 치료제로 허가받아, 장기간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자궁내막증 환자의 걱정을 덜고 처방할 수 있다"며 "환자 중심으로 변화하는 자궁내막증 진단과 치료의 패러다임 속에서 환자의 삶의 질을 고려한 대표 치료 옵션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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