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하면 치매 위험이 줄어든다는 보고가 있지만 흡연량 변화와 치매 위험의 관련성은 확실하지 않다.

이런 가운데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이철민·정수민(제1저자) 교수와 삼성서울병원 신동욱 교수, 숭실대 한경도 교수 공동연구팀은 흡연량을 줄여도 치매 발생 위험은 동일하다는 연구결과를 미국의학회지(JAMA Network Open)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지난 2021년 흡연량을 줄이기 보다는 끊어야 심혈관질환 위험이 줄어든다는 연구결과를 유럽심장학회지에 발표한 바 있다. 이어 2022년에는 감연(減煙)하면 암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도 미국압학회지에 소개했다.

이번 연구 대상자는 건강보험공단의 건강검진 데이터(2009~2011년) 40세 이상 흡연자 78만 9,532명.

이들을 흡연 상황 변화에 따라 5개군(금연군 : 흡연하다 중단한 11만 4,959명, 감연1군 : 하루 흡연량 50% 이상 줄인 6만 767명, 감염2군 :20~50% 줄인 11만 1,890명, 유지군 : 20% 미만 증감한 37만 6,393명, 증가군 : 20% 이상 증가한 12만 5,523명)으로 나누고 2018년말까지 치매 발생 위험을 추적했다.

추적기간 동안 1만 1,912명이 치매에 걸렸으며, 알츠하이머형치매가 8,800명, 뇌혈관성치매가 1,889명이었다. 다변량 모델 분석 결과, 전체 치매 위험은 유지군 대비 금연군에서 18% 낮았다. 반면 증가군에서 12%, 감연1군에서 25% 증가했다. 감연2군은 6% 증가했다.

흡연량 변화와 치매 위험의 관련 패턴은 알츠하이머형 치매의 경우 유지군 대비 금연군에서만 6% 감소했고, 나머지 감연1군과 증가군, 감연 2군에서는 각각 24%, 8%, 6% 증가했다.

뇌혈관성치매 역시 금연군에서는 16% 감소한 데 비해 나머지 군에서는  28%, 19%, 7% 증가했다.

2009년 건강검진시 흡연량(하루 10개비 미만 6만 ,9292명, 10~19개비 29만 5,770명, 20개비 이상 42만 4,470명으로 나누어 분석한 결과, 10개비 미만군에서는 유지군 보다 치매 위험이 낮지 않았다.

반면 그 이상 흡연량에서는 유지군 대비 금연군의 치매 위험이 낮았다. 하루 한갑 이상인 경우에는 금연 효과가 거의 없었다. 또한 감연2군에서는 치매 위험이 유의하게 낮지 않고, 감연1군에서는 치매 위험이 21% 높게 나타났다.

이번 분석 결과에 대해 연구팀은 "예상과 달리 증가군 보다 하루 흡연량을 절반 이상 줄인 감연1군에서 치매 위험이 높았다는 점에서 치매 질병부담을 줄이는데는 금연이 중요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결론내렸다.

유지군보다 감연군에서 치매 위험이 높게 나타난 이유에 대해 연구팀은 "금연군과 감연군에서는 병존질환을 가진 사람이 많아 아파서 금연한 경우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감연군은 니코틴 농도를 유지하기 위해 연기를 깊이 흡입해서 인지기능 보호작용이 니코틴에 의해 억제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감연은 금연과 달리 치매 위험을 낮추지 못했지만 금연을 위한 중요한 첫걸음일 것"이라며 감연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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