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위암환자 생존율은 높다고 알려져 있지만 진행성 및 전이성 위암 즉 4기 위암의 생존율은 그렇지 않다.

내시경으로 간단하게 치료할 수 있는 조기 위암과 달리 마땅한 치료제가 없기 때문이다. 최근에 등장한 면역항암제도 별다른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HER2를 타깃으로 하는 항체약물접합체(antibody drug conjugate, 이하 ADC)가 나오면서 생존율 향상 기대감이 높아졌다. ADC란 항체(antibody)에 약물(drug)을 넣은 치료제를 가리킨다.

주인공은 한국다이이찌산쿄와 한국아스트라제네카의 엔허투(성분 트라스투주맙데룩스테칸)다. 위암뿐 아니라 유방암에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았다.

허가는  2상 임상시험 DESTINY-Gastric01 결과에 근거했다. 연구 대상자는 2회 이상 치료 경험을 가진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HER2 양성 위 또는 위식도접합부 선암종 환자.

이리노테칸 또는 파클리탁셀 등 화학요법군과 비교한 결과, 높은 객관적 반응률을 보였다(51% 대 14%). 전체 생존기간(중앙치)도 우수했다(12.5개월 대 8.4개월). 약물투여없이 생존하는 무진행 생존기간도 개선됐다.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라선영 교수는 생존기간 4개월 연장에 대해 상당한 효과라고 평가했다. 

라 교수에 따르면 4기 위암의 생존율이 낮은 이유는 복잡한 발생 기전을 비롯해 종양내 이질성(heterogeneity) 때문이다. 때문에 꾸준한 신약 개발에도 불구하고 4기 위암에 효과적인 약물이 15년간 나오지 못한 이유다.

엔허투는 암세포에 발현하는 표적인자에 결합하는 항체를 통해 약물을 암세포에 직접 전달한다. 때문에 약물의 전신 노출을 억제하며 암세포에 대한 공격력을 높인다. 

위암은 전세계 발생률 5위이며 암 사망으로는 4번째다. 특히 우리나라를 포함해 동아시아에서 발생률이 높다. 지난 2019년 기준 신규 위암환자는 약 2만 9,500명이며 이 가운데 7,600여명이 사망했다. 최근에는 국내 암 발생률은 갑상선암, 폐암에 이어 3번째다.

한편 한국다이이찌산쿄와 한국아스트라제네카가 공동개발한 엔허투는 판매도 공동으로 진행한다. 양사는 2019년 3월 엔허투, 이듬해인 7월 다토포타맙데룩스테칸(Dato-DXd)에 관한 공동 개발 및 상용화를 위한 글로벌 협력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지난 12월 한국다이이찌산쿄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유방암과 위암에 대해 급여신청했으며 현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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