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은 많은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증상의 하나로 일생동안 두통을 겪어보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미국에서 이루어진 한 보고에 따르면 매년 약 1,800만에 이르는 두통 환자가 병원을 찾는다고 한다. 특히 여성, 젊은 성인, 미혼자, 학생이나 전문직 종사자 등에서 그 빈도가 높게 보고되고 있다. 그리고 두통을 경험한 거의 모든 사람들이 한번쯤은 뇌신경 조직의 질환을 염려해 봤으리라 생각된다.

고협압이나 협심증 동반된 경우 환자의 삶의 질이 예방치료에 가장 우선

김용재 이화여대 의대 신경과학교실

편두통은 이미 고대의 뛰어난 의학자인 그리스인 갈렌이 자세히 기록하였을 정도로, 인류의 역사만큼이나 오래 전부터 사람들을 괴롭혀온 질환이다. 라틴어의 hemicrania, 즉 머리 반쪽이라는 뜻에서 출발된 불어적 표현으로 migraine으로 표기되었다.

보통 여성들에게 더 많이 발생하는 두통으로서 머리의 한쪽 혹은 양쪽이 욱신거리는 날카로운 통증으로서 보통 환자들의 이마나 관자놀이 또는 눈 뒤쪽에서 발생한다. 편두통은 통증과 더불어 속이 메스꺼우며 구토증도 동반할 수 있다. 또 밝은 빛이나 큰소리가 통증을 더 악화시킬 수 있으며, 통증의 기간은 서너 시간부터 길게는 2-3일까지도 갈 수 있다.

편두통의 치료법으로는 크게 2단계로 나눌 수 있는데, 그 첫 번째 단계는 급성기 치료, 다시 말하면 즉석 통증 제거법(Abortive Therapy)으로 통증의 정도에 따라 소염제, 진통제, 또는 편두통을 전문으로 치료하는 편두통 전문 치료제를 복용하여 치료하는 것이고, 두 번째 단계는 예방 치료법(Prophylactic Therapy)으로 편두통의 횟수와 정도를 줄이는데 그 목적이 있으며 두통의 횟수와 정도가 심한 분들을 위한 치료법이다.

유발인자 미리 차단시켜 예방치료

예방치료는 보통 수개월에서 수년간 장기적으로 시행된다. 그러나 예로는 유발인자를 잘 알고 있는 경우에는 (불규칙적인 수면이나 향수, 담배 연기등의 후각자극, 술 특히 적포도주, 치즈, 초코렛, 조미료 등의 음식물, 스트레스 등) 그 유발인자를 피하는 것이 가장 우선이며, 기후나 생리 등의 요인이 작용하는 경우에는 그 기간동안만 예방요법을 시행할 수 있다.

2001년도 미국신경과학회(AAN)의 진료지침에 따른 예방요법의 적응증은 다음과 같다
1)두통이 주 2회 이상 자주 발생할 경우
2)급성기 치료를 위해 투여되는 약물에 반응에 없어 일상 생활에 지장을 받는 경우
3)급성기 치료 치료 약물을 사용할 수 없는 경우(금기, 부작용등)나 치료 약물의 남용등
4)편마비성 편두통등 두통이 드물게 나타나더라도 심각한 증상을 유발하거나 신경손상의 위험이 있는 경우 등이다

2001년도 미국신경과학회의 진료지침에 의하면 효과가 인정되고, 여러 임상연구의 증거가 있으며, 부작용이 적은 약물 즉 1차적 고려 약물로 amitriptyline, divalporex sodium, propranolol과 timolol을 권하고 있다. 그외에 베타차단제, 칼슘통로 차단제, 비스테로이드성소염제(NSAIDs), 항우울제등이 치료적 효과가 있다고 권하고 있다.

베타차단제 소량부터 투여

베타차단제는 편두통예방을 위해 1차적으로 선택될 수 있으나 모든 베타차단제가 효과적이지 않다. Propranolol, timolol이 가장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베타차단제의 작용기전은 불확실하나 중추 카테롤아민계나 세로토닌 수용체(5-HT-receptor)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유효성이 있다고 인정된 베타차단제등의 효과는 서로 비슷하므로 약제 선택시 특별한 우선 순위는 없으며 치료자가 잘 알고 있는 약제를 선택하면 된다. 어느 하나의 베타차단제에 효과가 없다고 해서 다른 베타차단제에도 없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한 환자에게 두 가지 이상의 베타차단제를 차례로 사용해 볼 수도 있다.

베타차단제의 생체이용률은 개인간에 차이가 크므로 치료용량의 범위는 넓다. 처음 투여시에는 소량으로 시작하여 효과와 부작용을 관찰하면서 2~4주 간격으로 점차 증량하며 효과판정은 부작용의 발현없이 사용할 수 있는 최대량으로 2개월간 치료후 시행되어야 한다. 편두통 발작이 조절되면 1주 이상에 걸쳐 점차 감량한다. 투약을 갑자기 중단하면 드물지만 반발 두통과 아드레날린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베타차단제 사용시 10~15% 환자에서 부작용이 발현된다. 가장 흔한 부작용은 피로, 사지냉감, 어지럼증 등이며 중추신경계 기원의 부작용은 생생한 꿈(vivid dreams), 악몽, 야간 환각, 불면증 및 우울증이다. 천식, 만성폐쇄성 폐질환, 인슐린 의존형 당뇨병, 심부전 및 심장차단 또는 말초혈관 질환이 있는 환자에는 베타차단제의 사용이 금지된다. 임신중에는 주의해서 사용할 수 있다. 에르고타민 과용 화자에서는 에르고티즘을 발현시킬 수 있으므로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칼슘통로 차단제 효과 점진적

칼슘통로 차단제는 저산소증 예방이나 칼슘 이온의 세포유입을 통한 혈관확장 작용 또는 세포보호 작용에 의해서가 아니라 조정 신경전달물질로 작용하여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칼슘통로 차단제의 두통 예방효과는 점진적으로 시작되므로 최대 효과는 수개월 후에 나타날 수 도 있다. Flunarizine과 verapamil이 가장 흔히 사용되는 약제이다. 이 약제들은 편두통 발적 빈도를 유의하게 감소시킨다.

Flunarizine은 항토파민, 항세로토닌 및 항아드레날린 증상들을 나타낼 수 있다. 따라서 임신, 파킨슨병, 우울증, 우울증의 과거력 또는 가족력이 있는 환자에서는 사용이 금지된다.
Verapamil은 효과가 확립된 다른 약제에 대한 반응이 없을 때 투여해 볼 수 있다.
이 약제는 변비, 저혈압, 방실차단, 말초부종, 두통 및 구역 등의 부작용이 있으며 베타차단제와 사용을 금한다.

세로토닌 수용체 길항제는 최고 6개월 투여후 1개월 휴약해야

Pizotifen과 Cyproheptadine은 삼환계 항우울제와 구조적으로 유사하며 세로토닌(5-HT₂) 수용체 길항작용과 더불어 약간의 항히스타민 및 항콜린 작용을 나타낸다.
Methysergide는 ergot유도체로서 ▷5-HT₂수용체 길항작용 ▷혈과주위 신경으로부터의 펩타이드 분비억제 및 ▷이 약제의 대사물질인 methylergometrine의 5-HT₂와 도파민 수용체에 대한 작용으로 편두통 예방 효과를 나타낸다고 추정된다. Methysergide는 다른 약제에 반응하지 않는 심한 편두통이 재발할 때 사용될 수 있다.

Methysergide의 급성 부작용은 구역, 구토, 소화불량 부종, 현기, 피로 및 우울증 등이다. 장기간 사용하면 후복막, 심판막, 늑막 등에 섬유증(fibrosis)을 유발 할 수 있다.
따라서 methysergide를 3~6개월동안 투여한 후에는 1개월간의 투약휴식기를 주어야 한다.

항우울제는 항콜린성 부작용에 주의

삼환계 항우울제 (TCAs ) amitriptyline은 편두통에 유효하며 특히 긴장성 두통이 같이 있는 환자에서 유용하다.
작용기전은 항우울 효과와 무관하며 노르아드레날린과 세로토닌의 재흡수를 억제하고 베타아드레날린 수용체와 중추세로토닌 수용체 기능을 약화시켜 신경전달물질을 조절하는 것이다.

Amitriptyline의 유효용량은 생체이용률의 차이에 따라 다양하다. 처음에는 일반적으로 하루 10㎎야간 1회 투여로 시작하며 1~2주에 10㎎씩 증량하여 20~50㎎을 유지하도록 한다. 우울증이 동반된 환자에서는 용량을 높일 수 있다.

심장, 신장, 간 , 전립선 또는 갑상선 질환이 심한 경우와 녹내장, 저혈압, 간질 및 모노아민 산화효소 억제제(MAOIs) 사용환자에게는 삼환계 우울제가 금기이다.
또한 이 약제는 노인에게 항콜린성 부작용을 흔히 유발시키므로 사용시 주의해야 한다.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의 편두통 예방효과는 확실하지 않으므로 1차 또는 2차 선택 약물로 고려되지 않는다. 우울증이 있는 편두통에서도 Amitriptyline보다 효과가 못하다.

그 밖에 비약물적 방법들로는 완화 훈련, 바이오 피드백, 인지 행동요법들은 일반적으로 단독요법 보다는 기존의 약물치료와 병행, 그 효과를 높이는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

새 치료법 divalporex topiramate,Botox

sodium valporate(Depakin, Orfil), valproic acid 및 divalproex sodium(Depakote, Epival) 등이 편두통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이 약제들은 중추신경계의 GABA 수용체에 작용하거나 glutamate의 수준을 낮추어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추정된다. 편두통 예방효과는 valproic acid의 간질발작 예방 유효 혈청농도인 50∼100㎎/L보다 낮은 농도에서 나타난다. Divalproex의 경우 하루 투여량 500∼750㎎에서 보통 효과를 보인다.

Divalproex sodium 등과 같은 전형적인 항간질약 또한 체중증가를 동반하는데 체중증가는 다수의 여성 편두통 환자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부작용이다.

진전 및 탈모는 Divalproex 치료와 관련된 다른 2가지 부작용들이다. 이 약제들은 간질환이나 혈소판 감소증이 있는 경우에는 금기이며 아스피린이나 와파린 사용중인 환자에서도 주의해야 한다.

최근의 몇몇 무표지 또는 소규모 위약-대조군 연구들의 결과는 topirmate가 편두통 및 군집성 두통의 예방에 효능이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Topirmate는 다양한 기전을 통해서 편두통의 예방에 기여하는 것으로 밝혀져 있는데, 여기에는 막전위 의존성 나트륨 및 칼슘 통로의 상태 의존적인 억제, α-amino-3-hydroxy-5-methyl-4-isoxazolepropionate (AMPA)/kainate 수용체 아형에서의 glutamate 매개성 신경전도의 억제, 그리고 γ-aminobutyric acid A(GABAA) 수용체 매개성 염소 이온 유입의 활성화 등이 포함된다.

후향적인 환자 차트 개괄을 통해서 변형성 편두통, 발작성 편두통 또는 군집성 두통으로 진단 받은 환자들 중 topiramate를 병합 치료 또는 단독 치료 약물로 투약한 환자들을 분류하였다.

변형성 편두통 환자들의 경우 평균 편두통 발생횟수는 6.3회에서 3.7회로 평균 강도는 7.1점에서 3.8점으로(가장 심한 통증을 10점으로 한 10점 점수표로 측정시) 한달간 평균 두통 발생 일수는 22.1일에서 9.6일로, 그리고 한달간 평균 두통약복용 횟수는 28.7회에서 10.6회로 감소하였다.

Topiramate를 병합 치료 약물로 복용한 변형성편두통 환자들의 53%에서 전반적인 상태는 중등도 이상 수준으로 향상되었으며 평균 MIDAS 점수는 90.2에서 24.9로 감소하였다.
Topiramate를 첫번째 치료 약물로 복용한 70명의 발작성 편두통 환자들 또한 평균 편두통 발생 횟수가 5.8회에서 1.9회로 감소하였고 평균 편두통 강도는 8.1점에서 2.0점으로 감소하였다. 61%의 환자들이 전반적인 상태의 현저한 향상을 나타냈다.

최근 메이요 의과대학원 신경과 교수인 데이비드 도딕 박사는 ‘두통/통증과 뉴로톡신(Headache/pain and neurotoxin)’에 대한 논문에서 편두통 예방의 방법으로 새롭게 대두되는 방법 중 하나가 보툴리눔 톡신 Type A(보톡스)라고 언급하면서, 보툴리눔 톡신 Type A는 편두통을 포함한 만성 통증, 경부 두통, 긴장성 두통 등 넓은 영역의 환자에서 통증 억제 작용이 확연히 나타난다고 밝혔다.

기존의 치료방법이 경구제 투약에 의존하여, 일시적인 효과와 장기 복용에 따른 부작용으로 인해 환자의 고통이 초래되는 것과는 달리, 현재 대두되고 있는 보톡스는 말초신경에서 신경근육 연결부위로 신경전달 물질이 분비되는 것을 차단함으로써 통증의 발현을 근본적으로 감소시키는 독특한 작용기전을 나타냄으로써 장기적인 통증치료 효과를 나타낸다.

보톡스 약물 장기복용 부작용서 해방

또 최근 2002년 7월 AAN (미국신경과학회)에서 발표된 브루멘필드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271명의 환자 중 85.6%가 보톡스로 인해 증상이 호전되었으며 두통의 발생빈도는 56%, 두통의 강도는 25%가량 감소하였다고 밝혔다.

치료효과는 평균 2.5개월간 지속되었으며, 일시적인 부작용으로 환자 중 1.1%에게서 안검하수 증상이 보고되었다. 그러나 94.5%의 환자에게서는 어떠한 부작용도 보고되지 않아, 브루멘필드 박사는 보톡스가 효과적이고 안전한 두통치료법의 새로운 대안이라고 언급했다.
보톡스를 사용한 편두통 치료는 첫 시술로부터 3개월 정도 효과가 지속되며, 반복해서 주사를 맞을 경우 효과 기간은 6개월 이상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환자의 삶의 질을 우선하는게 치료의 처음이자 마직막 원칙

편두통은 급성기 치료가 우선적으로 시행되어야 하지만 주 2회 이상 일상생활을 방해하는 두통 발작이 있을 경우 예방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예방치료의 목표는 무엇보다 두통의 빈도와 정도 그리고 시간을 줄이는데 그 목적이 있으며, 또한 급성기 치료의 반응도를 높이고 기능 향상을 지향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약제의 선택은 환자의 상태와 동반된 질환등을 고려하여 선택하는 것이 원칙이다.
고혈압이나 협심증이 동반된 경우 베타-차단제가 유용할 것이며, 우울증이 수반된 경우에는 TCA등의 항우울제가 우선이 되어야 하며, 간질이 동반된 환자의 경우 항전간제 자체의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 원칙이다.

반면에 우울증이 동반된 환자에서 베타차단제는 금기이며, 경련환자에서 TCA계통의 약물은 경련의 역치를 낮추므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최근 편두통의 예방 치료에 있어서 근거 중심 의학(evidence-based medicine)의 확립, 항전간제나 Botox등의 새로운 치료법의 개발 등 획기적인 발전이 있었다.
하지만 편두통의 진단과 치료의 목표는 두통과 동반 증상들을 해소 혹은 완화시키고 정상적인 사회 생활을 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즉 환자의 삶의 질을 가장 우선해야한다는 것은 편두통의 예방치료에서 처음이자 마지막 원칙이라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