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주병원 신경과 김재환 과장

웰-에이징(well-aging)이란 현재의 신체적, 정서적, 사회적 기능을 최대한 유지하며 활동하고, 자신의 존엄성을 지키며 늙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초고령 사회 진입에 앞서 우리나라에서 더욱 중요하게 부각되는 개념 중 하나다. 2025년이 되면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이 20.6%를 넘어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때문에 누구나 건강하고 현명하게 늙는 방법을 고민할 수밖에 없는 시대가 되었다.

치매는 고령층의 웰-에이징을 저해하는 대표적 질환이다. 현재 국내 65세 이상 인구 10명 중 1명은 치매 환자로 추정된다. 치매는 진행될수록 환자의 인지적, 신체적 기능을 저하시키고 다양한 정신행동 증상을 유발한다.

이는 환자의 사회적 기능을 감소시킬 뿐만 아니라, 환자 자신과 가족의 삶의 질까지 저하시킬 수 있다. 특히나 치매 발생률은 연령에 비례하기 때문에 기대수명이 높아지는 초고령사회에 더욱 위협적인 존재다.

치매 환자가 될 확률이 높아지는 시대에 치매로 진단받아도 웰-에이징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과거에는 치매에 걸리면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비관적 인식이 팽배했다. 그러나 현재의 치매 치료는 기능을 최대한 회복시키고, 잔존 기능은 유지시키는 데 목표를 두고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 볼 수 있다. 

치매 환자의 웰-에이징 첫번째 방법은 조기 진단과 조기 약물 치료다. 치매는 조기에 진단해 약물치료를 빨리 시작할수록 효과가 좋으며, 지속하면 환자의 독립성을 연장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치매 증상 치료에 사용하는 가장 대표적 치료 약물로는 도네페질, 리바스티그민, 갈란타민, 메만틴 등이 있다. 임상에서는 이 중 도네페질을 가장 넓은 범위에서 사용하고 있으며, 도네페질은 치매 환자의 일상생활 수행능력 유지, 이상행동 증상, 및 인지기능 개선, 측면에서 효과가 확인됐다.

또한 적극적인 신체 활동이나 인지 요법 등 비약물 치료를 실시하면 치매 환자의 인지 기능뿐만 아니라 정신행동 장애 관리에 많이 도움된다. 결국 통합적인 치료 관리를 통해 환자의 독립적인 생활 기간을 늘리고 마지막까지 인간의 존엄성을 갖고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치매 치료의 궁극적인 목표라는 점에서 웰-에이징이라는 개념과 맞닿아 있다.

고령인구 증가로 웰-에이징에 대한 관심과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재의 건강 상태를 유지하며 질병으로 인한 어려움을 겪는 기간을 최대한 단축시키는 것이다. 

따라서 치매 등 만성질환을 앓는 고령인구가 웰-에이징하며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현재 상태를 가능한 한 지속하고 병이 진행하지 않도록 하는 최선의 치료를 적극 실시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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