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간공 내측의 황색인대를 절제하는 추간공확장술 모식도
추간공 내측의 황색인대를 절제하는 추간공확장술 모식도(그림제공 광혜병원)

고령자들은 퇴행성질환이 늘어나기 마련이다. 특히 척추나 무릎관절에 많이 발생하는데 하나의 질환이 아니라 여러 질환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

고령임에도 농사일을 놓지 못하는 B씨(여, 76세)는 허리통증을 달고 살아왔다. 그러다 얼마 전 김장 준비를 하다 허리를 삐끗해 극심한 통증을 느꼈다. 엉치부터 넓적다리까지 극심한 방사통과 하지 끝 쪽의 감각 이상 등으로 몇 걸음 걷기조차 힘들었다.

MRI 진단 결과 기존 척추관협착증이 발생한 척추 외 다른 마디에서도 허리디스크 및 척추관협착증 등의 소견을 보이는 '척추 다분절 복합 질환'양상을 보였다.

신체의 기둥인 척추는 총 33개의 뼈마디로 구성돼 있다. 기본 축인 척추관을 중심으로 신경다발이 지나간다. 뼈마디 양쪽의 추간공을 통해 신경다발에서 갈라진 신경가지가 통과해 신체 여러 부위를 관장한다. 

자율신경과 혈관이 지나가는데다 안팎으로 거미줄처럼 복잡하게 얽힌 인대까지 있어 매우 복합적인 구조를 띤다. 퇴행성 변화에 취약한 이유다. 

광혜병원 박경우 병원장에 따르면 젊을 때는 척추 마디 별로 단일 질환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지만 나이가 들면서 여러 마디에서 다른 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박 원장은 "마디 마다 허리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 그리고 척추 유착성 질환이 각각 발생할 수 있어 복합 통증을 유발한다"고 설명한다. 때문에 통증이 심한 마디를 치료한 다음에는 상대적으로 적었던 다른 마디의 통증을 호소하게 된다. 

마디 별로 추간공을 지나는 신경가지가 다른 신체를 관장하기 때문이다. 환자는 시술 후 새로운 통증이 생겼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척추 다분절 복합질환을 치료하려면 환자의 병력 및 치료 경험을 확인해야 한다. 박 원장은 "다분절의 다양한 척추 질환에 모두 적용 가능한 추간공확장술을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고 강조한다.

그에 따르면 추간공확장술은 척추관협착증의 경우 척추관의 추간공에 거미줄처럼 얽혀있는 인대를 절제해 공간을 넓혀준다. 

허리디스크는 추간공의 후방부 등쪽 경막외강의 인대를 절제해 공간을 확보해 디스크의 신경 압박을 줄여준다. 유착성 질환은 추간공의 인대와 주변 신경에 들러붙은 섬유성 유착들이 신경을 누르지 못하게 인대를 절제한다. 

박 원장은 "추간공확장술 소요시간은 4부위도 1시간 이내라 신체적 부담과 감염의 위험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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