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과 출산은 여성 신체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온다. 과거에는 밭일하다가 출산하고, 며칠 후 다시 일을 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요즘에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출산 후 몸이 예전같지 않다고 하면 임산부의 넉두리로 간주됐지만 이제는 삶의 질에 크게 관여하는 중요한 문제가 되고 있다. 자연분만이건 제왕절개이건 출산 방식에 상관없이 임산부의 신체에는 후유증이 생긴다. 

가장 흔한 증상은 요실금이다. 성인이 되서 소변이 새는 경험은 생각보다 수치심을 느끼게 되는데 출산 후에는 굉장히 흔한 일이다. 자궁과 골반 근육도 늘어나 밑으로 빠지는 느낌, 압박감, 허리통증 등이 자주 발생한다.  

하지만 요실금과 질이완, 탈출은 개인적으로 느끼는 불편함과 상관없이 부끄러움을 동반해 감추고 사는 경우가 많다. 연세사랑모아여성병원 이홍중 원장[사진]에 따르면 출산과 관련해 골반의 장기들이 아래로 밀리는 질환을 골반장기탈출이다. 여기에는 요실금, 골반의 기저근육들, 자궁과 질이 이완되고 밀려 내려가는 질환도 포함된다. 

원인은 임신, 진통, 자궁적출, 비만, 변비, 장기간 기침을 동반한 호흡기질환, 골반 종양 등이다. 관련 증상은 골반압력감, 빠지는 느낌, 질이 밀려오는 통증, 장기들이 질로 튀어나오거나 소변이 새는 경우 등이다. 잔뇨감, 긴박뇨, 성교통, 장운동 불편, 하복부통증, 탐폰사용이나 성생활이 어려움, 변비, 질출혈 등이다.

이 원장은 "우리나라에서는 출산 후유증과 불편감은 큰 질환에 비해 관심이 적었다. 하지만 병원 문턱이 높은 미국에서는 30년 전만해도 22만 6천명의 여성이 골반장기 탈출 수술을 받았다"면서 "미국 여성의 11%는 평생 어떤 탈출증 수술을 겪다고 알려져 있으며 골반장기 탈출 수술은 미국에서 가장 흔하다"고 전했다.

골반장기 탈출증 치료에는 골반재건술이 활용된다. 이 수술의 목적은 중앙 골반장기의 지지와 고정력을 회복하고, 정상적인 요도 및 성기능의 가능성을 최대화하는 것이다.

다만 수술을 결정할 경우에는 환자 별로 충분히 문진하고 병력과 증상에 맞춰야 한다. 이 원장은 "미국에서는 골반장기 탈출중 수술 환자 중 재발과 수술 관련 증상으로 재수술한 사례가 30%"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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