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병(AD) 발생 원인은 아밀로이드베타(Aβ) 축적이 아니라 가용성 Aβ(Aβ42) 감소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아밀로이드 플라크 축적 때문이라는 이른바 아밀로이드 가설에 의문을 던지는 이론이다.

미국 신시내티대학 및 스웨덴 캐롤린스카대학 안드레아 스터치오 박사는 AD원인 유전자 변이를 가진 Aβ양성자에서 CSF(뇌척수액) 속 가용성 Aβ42 수치가 높을수록 인지기능 저하위험이 낮다고 국제알츠하이머병저널(JAD)에 발표했다.

알츠하이머병 발생 원인으로는 Aβ가 뇌속 신경세포 밖에 쌓여 아밀로이드플라크(덩어리)가 형성돼 결국에는 신경세포가 죽어버린다는 아밀로이드 가설이 받아들여져 왔다. 하지만 뇌속에 Aβ가 축적돼도 치매가 발생하지 않고 Aβ를 제거하는 신약 개발이 잇달아 실패하면서 이 가설에 의문을 제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아밀로이드 플라크란 Aβ가 가용성에서 불용성 상태로 변화하면서 발생한 최종 생성물이다. 불용성 Aβ가 형성되면서 가용성 Aβ는 소비돼 줄어든다. 이는 정상적인 Aβ에서 비정상적인 단백질(Aβ 응집체)로 변화하면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스터치오 박사는 불용성 Aβ의 축적은 단지 뇌척수액 속 가용성 Aβ42 농도가 낮아진 결과이며, 가용성 Aβ42 감소 자체가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이라는 가설을 세워 검증키로 했다.

대상자는 알츠하이머병 원인유전자 변이를 갖고 있으면서 PET(양전자단층촬영)의 표준섭취계수율(SUVR)이 1.42 이상인 Aβ양성자 108명.

평균 3.3년 추적하는 동안 43명이 인지기능 저하를 보였다. AD 발생 당시의 나이와 성별, 교육수준 등을 조정해 분석하자 인지기능 저하 위험은 SUVR수치가 낮고, CSF 속 가용성 Aβ42농도가 높은 경우에 위험이 낮았다. 

CSF 속 가용성 Aβ42 농도는 SUVR, CSF 속 인산화 타우단백질, 총 타우단백질 보다 강력한 인지기능 저하 예측인자였다. 특히 CSF 속 가용성Aβ42 농도는 인지기능 저하례에 비해 비저하례에서 유의하게 높았다. 연구에 따르면 SUVR과 무관하게 CSF 속 Aβ42 농도 270pg/mL 미만은 인지기능저하의 예측인자였다. 

또한 270pg/mL 미만에 비해 그 이상인 경우에는 추적기간 중 무악화생존기간이 유의하게 길었다. 별도 연구에서는 CSF 속 가용성 Aβ42 농도가 낮으면 Aβ량의 변화에 상관없이 인지기능이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스터치오 박사는 "AD 원인유전자 변이를 가진 Aβ양성자에서는 CSF 속 가용성 Aβ42 수치가 높으면 인지기능장애 진행 위험이 낮아 정상인지기능의 예측인자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리고 인지기능저하의 강력한 예측인자는 뇌속 Aβ와 타우단백의 높은 수치가 아니라 가용성 Aβ42의 낮은 수치이며, AD환자의 뇌속 신경세포독성은 Aβ 축적이 아니라 주로 가용성 Aβ42의 감소 때문에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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