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사를 멈추는 지사제 성분인 뮤(μ)타입 오피오이드 수용체작동제 로페라미드가 자폐스펙트럼장애(ASD)의 주요 증상인 사회적 의사소통 장애 치료 가능성이 확인됐다.

노르웨이 오슬로대학 엘리세 코치 박사와 덴마크 오르후스대학 디테 데몬티스 박사는 ASD 관련 유전자 네트워크를 이용해 약물과 ASD 네트워크내 유전자 발현 변화를 비교해 국제학술지 프론티어스 인 파마콜로지(Frontiers in Pharmacology)에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ASD 증상 호전 가능성 약물로 로페라미드, 브로모크립틴, 드로스피레논, 프로게스테론 등 4개 약물을 제시했다. 

ASD의 사회적 의사소통 장애에 승인된 약물은 없지만 기타 증상을 억제하기 위해 항정신병제,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치료제, 항우울제 등 향정신약이 투여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들 약물에는 중증 부작용이 있어 사용에는 많은 제약이 뒤따른다.

연구팀은 ASD 관련 유전자가 생산하는 단백질간 상호작용(protein-protein interaction, PPI)의 네트워크 분석에서 안전성이 확인된 기존약물이 ASD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을지를 검토했다.

연구 대상자는 ASD환자 1만 8천여명과 대조군 2만 7천여명을 대상으로 한 ASD 게놈와이드 관련연구와 ASD환자 약 1만 2천명을 포함한 총 3만 5,584명의 ASD게놈분석 연구 결과에서 149개 ASD 위험 유전자 후보를 특정했다.

이 가운데 147개가 사람의 1만 7,706개 단백질과 34만 6,330개의 PPI로 구성된 인터랙톰(상호작용 네트워크)에 포함돼 있었다. 이어 네트워크 분석으로 이들 147개 ASD유전자와 네트워크상 가까운 유전자 176개를 특정, 양쪽을 합친 총 323개 유전자를 ASD 네트워크화했다.

약물과 유전자의 상호작용 데이터베이스로 검토한 결과, 기존약물 177개와 ASD네트워크 속 유전자 60개의 상호작용이 특정됐다.

분석 결과, 이들 약물 가운데 지사제 성분의 로페라미드, 프로락틴 관련 치료제인 도파민D수용체 작동제인 브로모크립틴, 피임제 드로스피레논와 프로게스테론 등 4개 약물에서 약제 및 ASD에 의한 유전자 발현 간에 유의한 반비례 관계를 보였다.

즉 이들 4개 약물은 ASD에 의한 유전자발현을 역전시킬 수 있고 ASD 핵심증상인 사회적 소통장애 치료에 이용할 수 있음이 확인된 것이다.

연구팀은 이들 약물 가운데 지사제로 많이 사용되는 로페라미드는 단기 투여시 중추신경계 부작용이 없고 ASD환자에 자주 나타나는 소화관증상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줄 가능성이 있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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