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유전자가있어도 지중해식을 섭취하면 비만 위험을 낮출 수 있으며 나아가 유방암 발생도 억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이지원 교수와 라이프센터 차움 조아라 교수 연구팀은 지중해식이 비만 유전자 변이 기능을 약화시켜 유방암 발생과 재발을 억제한다고 국제영양학술지(Frontiers in Nutrition)에 발표했다.
비만유전자가 있으면 비만은 물론 유방암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다. 비만이 에스트로겐 등 암세포 성장을 촉진하는 호르몬을 활성시키기 때문이다.
대표적 비만 관련 유전자는 포만감에 관여하는 MC4R 유전자로 변이되면 포만감을 잘 느끼지 못해 과식하게 된다. 탄수화물을 지방으로 바꾸는 FTO 유전자 역시 변이되면 체지방량이 과다 증가한다.
지중해식이란 채소, 과일 등 식물성 식품과 해산물, 닭고기 등 저지방 육류 등 섬유질과 단일 불포화 지방 등이 풍부한 식단이다. 고지방‧고당분‧가공식품 등은 제한해 비만 위험도를 낮춰 유방암 예방‧재발 방지 식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연구 대상자는 1~3기 유방암 환자 71명. 이들을 8주간 지중해식 섭취군과 비섭취군(대조군)으로 나누어 비교했다.
그 결과, 지중해식이 비만 유전자의 변이 기능을 억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에 따르면 지중해식 섭취군은 MC4R 변이 유전자가 있어도 비만 위험도가 낮았다.
체질량지수(BMI)는 1.3, 체중은 1.3kg 감소했다. 반면 단백질 섭취량은 평균 2.7%, LDL-C(콜레스테롤)을 억제하는 단일불포화 지방 섭취는 7.6% 증가했다.
반면 대조군에서는 MC4R 변이 유전자가 있을 경우 BMI와 체중감소량이 현저히 적었다. 포화지방 섭취량이 3.1% 늘고, 단백질 섭취량은 1.4% 줄어들었다.
FTO 유전자 기능도 억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섭취군에서는 체중이 2.9kg, 체지방량이 1.3kg 감소하고 단일불포화지방 섭취량이 8.7% 증가한 반면, 대조군에서는 체중과 체지방 감소량이 각각 0.5kg 이하였으며, 단일 불포화지방 섭취량도 1.5kg 증가에 그쳤다.
이지원 교수는 "변이된 비만 유전자에 따라 발생률이 높아지는 비만은 유방암 위험도를 높일 수 있다"며 "섬유질과 단일 불포화 지방이 풍부한 지중해식 식단은 비만 유전자 변이의 기능을 약화해 비만을 예방하며 유방암 환자의 회복을 돕고 재발률을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유방암 환자에서 지중해식이 적용 후 대사적효능 검증 및 대사체적 생체표지자 발굴'과 농림수산식품기술기획평가원의 '식이관리 수요 기반 대상별 맞춤형 식사 관리 솔루션 및 재가식 연구개발'의 일환으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