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제네릭과 신제품이 잇달아 출시되면서 천편일률적인 제품명이 또 다시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최근 제약사들이 신제품이라고 내놓고 있는 제품을 보면 모두 유사한 이름 일색이다. 오히려 과거보다 더 유사한 이름을 만들어내고 있다. 제네릭은 제네릭대로, OTC 신제품은 신제품대로 개성넘치는 이름은 점점 더 찾아 볼 수 없다.

특히 제네릭의 경우에는 어떤 약인지 쉽게 알 수 있도록 대부분의 제약사들이 특허 만료된 약 성분을 조합한 이름이거나 원 제품의 이름 일부를 따서 만들고 있는데 그 수준이 심각하다.

최근 출시된 전립선치료제의 경우, ‘피나포스’, ‘피나베린’, ‘피나스텐’, ‘피나리드’로 대부분 오리지널 성분인 피나스테리드의 피나를 이용한 제품명 일색이다. 또 골다공증 치료제도 포사맥스와 유사한 ‘포사렌드’, ‘포스맥정’, ‘포사렌’, ‘포사른’ 등으로 유사 제품명이 한 두개가 아니다.

뉴론틴의 제네릭도 ‘틴’자가 없는 제품을 찾아보기 힘들다. ‘바론틴’, ‘가펜틴’, ‘뉴펜틴’, ‘지펜틴’, ‘가벤틴’, ‘뉴바틴’, ‘네오펜틴’ 등이며 자니딥의 제네릭도 ‘바이딥’, ‘레카딥’, ‘자이딥’, ‘유니딥’, ‘코니딥’ 등으로 차별화와는 거리가 멀다.

이러한 현상은 후발 제약사들이 보다 쉽게 제품을 알리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되지만 영업과 마케팅에 의존되는 처방의약품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별 효과를 얻을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일반의약품도 예외는 아니다. 감기약에서는 ‘그린콜’, ‘화콜’, ‘무스콜’, ‘게보콜’ 등의 단순한 접미어를 붙인 이름 아니면 ‘콜’로 시작하는 제품이 대다수여서 이름에서 차별화를 거의 찾아 볼 수 없다. ‘고프레’와 같은 특색있는 제품명은 많지 않은 현실이다.

금연보조제도 녹십자가 새롭게 가세해 모두 23개로 늘어났지만 제품 모두 ‘니코’로 시작하는 양상을 띠고 있다. ‘니코레트’, ‘니코매직’, ‘니코스탑’, ‘니코패취’, ‘니코덤’, ‘니코틴엘’ 등 모두 니코로 시작돼 자칫 한 회사가 출시한 제품이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다.

반면 오리제널 제약사들은 제품 작명에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하면서 의사와 환자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

고지혈증 치료제 ‘크레스토(Crestor)’는 산 정상 또는 최상이란 의미를 갖는 ‘크레스트(Crest)’와 행위자를 만드는 영어 어미 ‘or’의 합성어이다. 콜레스테롤 치료 목표치 도달에 있어 최고의 약물이라는 뜻이다.

천식 및 알레르기 비염 치료제인 ‘싱귤레어(SINGULAIR)’는 하나(single)와 공기(air)를 합한 이름으로, ‘한 가지 약물로 천식과 알레르기 비염을 함께 치료하여 편한 숨쉬기를 가능하게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만성폐쇄성호흡기질환 치료제 ‘스피리바(SPIRIVA)’도 ‘영혼(Spirit)’을 흡입하는 약물이란 의미며 피부질환 치료제 ‘제마지스(Zemagis)’는 ‘습진(Eczema)’과 ‘방패(Aegis)’의 합성어로, 말 그대로 습진을 막는 강력한 방패를 의미한다.

이처럼 외국 제약사들은 좋은 이름을 만들어 내고 있지만 우리 제약사들은 그렇지 못한 현상이다. 전문가들은 비록 제네릭이라고 하더라도 톡톡튀는 이름으로 지어야 의사와 환자들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한다.

제약협회 한 관계자는 “한국의 의약품의 경우 유사한 제품이 너무 많다”며 “좋은 제품명을 개발하면 국내 시장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것은 물론, 해외수출에서도 브랜드인지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어렵더라도 차별화된 이름을 개발해야한다”고 지적했다.

한 제약업체 관계자도 “제약사들이 이름이 유사하게 지을 수 밖에 없는 고충은 이해하지만 근본적인 대안은 되지 못한다”며 “오리지널 이름과 성분에 편승하지 않는다면 제약사 브랜드 가치도 동반 상승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