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고대구로병원]
[사진제공 고대구로병원]

푸릇한 새싹과 봄꽃들이 야외활동을 부추기는 봄이다. 더구나 코로나19 거리두기 지침이 해제되면서 한꺼번에 행락객이 몰리고 있다. 야외활동으로 기분은 좋아지지만 주의할 점이 있다. 자외선 노출로 눈 건강을 해칠 수 있어서다.

외출 시 피부 보호를 위해 선크림 등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사람들은 많지만 자외선으로부터 눈 보호는 소홀하다. 자외선은 파장에 따라 UV-A, UV-B, UV-C로 나뉜다. 이 가우데 UV-B, UV-C는 각막에 거의 흡수되지만 UV-A는 각막과 수정체에 일부 흡수되고, 일부는 망막까지 도달하여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강한 자외선에 오래 노출되며 수정체에는 백내장, 망막에는 황반변성 등의 발생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고려대 구로병원 안과 이숙연 교수로부터 백내장 및 황반변성 발생 원인가 예방법에 대해 들어본다.

'백내장이 노인질환?' 최그 30~40대도 백내장 증가

백내장은 수정체에 혼탁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눈에 들어오는 빛이 혼탁해진 수정체를 제대로 통과하지 못해 시야가 뿌옇게 보이는 질환이다. 보통 백내장은 60세 이상 노인층에서 주로 발생하지만 최근에는 30~40대 젊은 층에서도 백내장 환자가 늘고 있다. 

이숙연 교수는 "젊은 층 백내장의 대부분 외상이나 당뇨, 아토피 등 전신질환이 있는 경우, 스테로이드 등의 약물을 오래 사용한 경우"라며 "스마트폰 사용 증가로 푸른 파장 빛이나 야외활동으로 자외선 노출시간이 많아지는 것도 다소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한다.

백내장이 생기면 시력 저하가 뒤따른다. 또한 물체가 겹쳐 보이는 복시, 어두운 곳에서 시력이 회복되는 증상인 주맹 등이 나타난다. 사물이 흐리거나 왜곡되어 보이고, 밝은 빛이 별 모양으로 흩어져 보인다. 

사물이 붉거나 노랗게 보이는 등 색상이 다르게 보이기도 한다. 증상을 방치하면 계속 악화되므로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아야 한다.

백내장은 서서히 진행되고 나이가 들수록 심해지는데 백내장이 발생한 수정체는 복구가 불가능하다. 때문에 백내장 진행을 늦추는 약물치료를 하닥 일상생활이 불편해질 정도로 심각해지면 인공수정체로 교체하는 수술이 권장된다.

이 교수는 "백내장 예방을 위해서는 균형잡힌 식생활, 금연과 절주, 당뇨병 등 전신질환 치료와 함께 과도한 일광 노출을 가능한 피해야 한다"며 "야외활동 시 선글라스를 착용해 눈을 보호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사물 일그러져 보이면 황반변성, 제때 치료안하면 시력저하

황반변성은 안구 내 망막 중심부에 위치한 황반이 변성돼 시력장애를 일으킨다. 황반은 시력의 90% 이상을 담당하는 중요 부위로 여기에 문제가 생기면 물체가 휘어져 보인다.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시력이 저하되고 심하면 시력을 회복하기 어려울 수 있다.

황반변성은 65세 이상에서 실명의 큰 원인이다. 하지만 최근 통계에서는 40~50대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발생 원인은 유전을 비롯해 담배나 비만 등 환경 요인이 대표적이다. 자외선 노출이나 포화지방산 섭취도 관련성이 지적되고 있다.

황반변성은 초기증상이 거의 없어 진행된 다음에서야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사물이 일그러져 보이거나 침침한 현상을 노화의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한눈씩 가려서 봤을 때 사물이 굴곡져 보이거나 시력에 변화가 생겼다면 안과 검진을 받는 게 좋다. 조기 진단을 통해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시작하면 심각한 시력 손실을 예방할 수 있다.

외출 시 자녀에도 선글라스 필수

이 교수는 "자외선이 강한 날에는 야외 활동을 자제하고 불가피할 경우에는 선글라스나 양산이나 모자로 눈을 보호해야 하나"고 말한다. 선글라스 선택시에는 자외선 차단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자외선 차단 기능이 떨어지는 선글라스는 무용지물이다. 특히 색상만 진하고 자외선 차단 기능이 부족한 선글라스는 더욱 위험하다. 푸른 계열의 선글라스도 피하는 것이 좋다. 이 교수는 "짙은 색의 선글라스는 눈으로 들어오는 가시광선 양을 줄여 눈의 조리개 역할을 하는 동공을 크게 만드는데, 동공이 커질수록 자외선을 더 많이 흡수하게 돼 치명적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자외선은 유아기 시력에도 영향을 준다. 이 교수는 "어린이의 수정체는 성인보다 투명해서 파장이 짧은 빛도 수정체에서 흡수되지 못하고, 망막에 더 많이 노출될 수 있다"며 "자외선이 강한 날에는 아이들도 선글라스를 착용시키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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