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에 따라 사회 명칭은 달라진다. 7.2%면 고령화사회, 14%를 초과하면 고령시대로 부르며 우리나라는 지난 2018년 달성했다.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라고 하며 3년 뒤인 2025년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고령자가 증가하면서 치매 유병률도 상승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 가운데 추정 치매환자 수는 2019년 기준 약 79만 명, 추정 치매 유병률은 10.3%다.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1명 이상이 치매환자인 셈이다.

증가 속도로 보면 치매환자가 노인인구 보다 빠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0~2019년 65세 이상 인구는 0.4% 증가한데 비해 치매 상병자는 6.4% 상승했다. 고령인구 대비 치매환자 비중도 15.1%로 전세계 평균보다 1.8배 높다. 

정부는 지난 2017년 치매국가책임제 추진계획을 발표한 이후 치매안심센터 등 치매 치료·돌봄 인프라 확충, 장기요양서비스 확대, 치매 의료비·검사비 부담 경감, 치매 친화적 환경 조성 등 종합적 치매 관리 체계를 구축해왔다.

전국 256개 시군구에 설치된 치매안심센터의 조기검진을 통해 약 18만 명의 치매환자가 발견됐다. 47만 명의 환자가 센터에 등록해 검진, 상담과 더불어 돌봄, 인지 강화 프로그램 등을 이용하는 등 성과도 있었다.

치매환자 돌봄, 치료비 부담도 크게 낮아졌다. 중증치매환자 1인당 본인부담금은 126만 원에서 54만 원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덕분에 이용자의 서비스만족도는 꾸준히 높아졌으며 국가의 치매정책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다. 

모든 질환과 마찬가지로 치매도 조기 발견하고 치료하면 진행을 늦출 수 있다. 초기 치매 상태를 지연시키면 중기와 말기로 진행이 늦어져 그만큼 치매치료에 대한 사회적 부담도 줄어들 수 있다.

중앙치매센터가 2020년 발표한 치매 가이드북에 따르면 치매를 초기에 발견해 약물치료를 일찍 시작할 경우 발병 5년 후 요양시설 입소율이 55% 감소한다. 약물복용을 지속할 경우에는 환자의 독립적 생활도 연장할 수 있다.

초기부터 간단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은 도네페질 등의 약물이다. 문제는 복약순응도. 약물을 처방해도 정작 환자가 먹지 않으면 소용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진료 현장에서 치매 환자의 약물 순응도가 떨어지는 경우를 적지않게 찾아볼 수 있다.

다보스병원 뇌신경센터 장현찬 과장[사진]은 "경증 환자는 자신이 치매라는 사실을 부정하고 치료에 협조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면서 "치매의 부정적 이미지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 및 환자에게 치매약물 복용 이유와 필요성을 이해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아울러 복약순응도를 높이는 방법도 제시했다. 스스로 약물 복용이 어렵다면 복약 시간에 맞춘 콜센터의 투약 지도나 돌보미의 도움을 받는 것이다. 경구형약물 외에 구강붕해정, 구강용해필름, 패치 등 투약이 쉬운 형태의 약물이나 복용 횟수를 줄이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

치매 발생 연령대가 점차 낮아지고 있는 만큼 조기발견 대책 마련도 시급하다. 장 과장은 "40대~50대 연령의 치매 상병자가 2010년 이후 지난 10년 사이 3.2배 증가했다"며 "비교적 젊은 나이에 발생하는 치매는 환자와 가족에게 경제적 타격이 크고 경한 치매 증상의 경우 우울증 등 다른 질환에 의한 증상으로 오진돼 치료가 늦어질 수 있는 만큼 조기 발견과 치료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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