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계획이 끝난 기혼부부에게 피임은 가족 전체의 행복을 위한 중요한 요소일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정관수술을 고려하는 남성들도 있다. 또한 근래 젊은 부부들 사이에서 계획하지 않은 임신을 막기 위해 정관수술을 받는 남성들도 증가하고 있다. 

정관수술은 정관을 절제하고 꺼내어 차단하는 수술로 정자의 움직임을 막아 피임효과를 얻는 수술이다. 이는 여성 피임 수술에 비해 안전성이 입증되어 많이들 선호하는 추세이다. 

정자의 이동 통로만 차단하기에 고환의 기능이나 성감 및 성행위에는 전혀 영향을 주지 않으며, 영구적인 피임 효과가 있어 세계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피임 방법 중 하나이다. 정관수술 외에 콘돔 사용, 호르몬 치료, 체외 사정, 여성 피임 수술 등을 시행할 수 있지만 이는 정관수술에 비해 피임 실패 확률이 높은 편이다. 

서울리더스비뇨의학과의원 정재현 원장[사진]에 따르면 간혹 20대 미혼남성이 정관수술을 받는 경우가 있는데 복원술을 받아도 임신율은 현저히 낮아지는 만큼 자신의 장기적인 미래를 위해 충분히 고민한 후에 진행해야 한다.

정 원장은 "정관수술은 영구적인 남성 피임술로 알려져 있지만 다시 임신 계획이 생겼다면 5년 내에 복원술을 진행할 수 있다. 정관 절제술에 의한 불임시술 후 복원 시 개통률은 75~99%, 이에 따른 임신율은 약 45~80%"라고 말했다.

정 원장으로부터 정관수술의 과정과 효과에 대해 들어본다. 일반적인 정관수술은 메스를 사용해 음낭을 절개하고, 절개부위로 정관을 꺼내어 1cm가량 자른 뒤 정관의 양 끝을 실로 묶고 잘린 단면을 다시 한 번 전기로 소작해 확실히 차단해준다. 이후 정관을 다시 음낭에 넣은 다음 절개 부위를 실로 꿰매는 것으로 마무리가 된다. 수술 후에도 고환에서 정자가 계속 만들어지긴 해도 정관을 통해 더 이상 배출되지 않고, 부고환에서 효소작용에 의해 분해된 후 자연적으로 체내 흡수가 되어 제거된다. 

가장 최근에 개발된 무도정관수술은 메스로 음낭을 절개하는 대신 특수기구로 음낭에 3mm 정도의 작은 구멍을 내어 정관만을 살짝 꺼내 절제하는 방식이다. 수술 시간은 약 20분 정도로 비교적 빠르고 간단하며, 음낭 피부에 생기는 구멍이 3mm 정도에 불과해 수술 후 봉합이 필요 없고, 부작용도 거의 없으며 곧바로 일상 생활이 가능하다. 

정관수술 후 관리를 위해선 일주일 정도는 무거운 것을 들거나 격한 운동을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삼각팬티를 입어 음낭을 위로 받쳐주는 것이 좋다. 그 밖에도 의료진이 처방한 약을 잘 복용해야 한다. 음낭 피부를 실로 꿰맨 경우에는 수술 3일 후에 병원을 다시 찾아가 실을 제거해야 한다. 그러나 녹는 실로 꿰맨 경우와 무도정관수술을 시행한 경우에는 실밥을 제거할 필요가 없다. 부부관계는 일반적으로 정관수술 7~10일 이후 가능하다. 

수술 후에 임신이 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때문에 정관수술 후에도 약 2개월 의 기간 동안 15회 이상 사정을 할 때까지는 따로 정액을 배출해야 한다. 그 후에 무정자증 검사를 받고 정자가 발견되지 않으면 피임을 하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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