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증 원인은 장속미생물?

자폐증환아의 장내마이크로바이옴(장내미생물)은 정상아와 다른 특성을 보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향후 치료제 개발의 단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세대의대 세브란스병원 소아정신과 천근아 교수(연세자폐증연구소장)와 일동제약 최성구 연구개발 본부장 공동연구팀은 한국인 자폐스펙트럼장애(ASD) 아동의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의 특징을 확인했다고 국제영양학술지 뉴트리언츠(Nutrients)에 발표했다.

ASD는 사회성 결여와 의사소통 문제, 비정상적인 행동을 보이는 신경발달장애다. 2020년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 통계에 따르면 미국의 ASD 유병률은 54명 당 1명이며,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국내 유병률도 약 2%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00년 초 장내에 존재하는 미생물이 뇌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연구가 나온바 있지만 ASD 발생 원인은 여전히 명확하지 않다. 치료제 역시 질환의 핵심 증상이 아니라 공존 문제행동에 대한 대증 치료에만 국한돼 있다. 

연구팀은 ASD어린이 54명과 나이가 비슷한 정상어린이 38명을 대상으로 장내미생물 군집 구조를 비교했다.

그 결과, 의간균류(bacteroidetes)의 박테로이드(bacteroides) 속은 정상 아동군에서 높았다. 이는 최근 박테로이드 속이 인지 및 언어 발달 강화에 영향력을 보였다는 기존 연구와 일치한다.

반면 ASD어린이는 방선균류(actinobacteria)의 비피도박테리움(bifidobacterium) 속이 더 많았다. 연구팀은 비피도박테리움은 일반적으로 유익균으로 인식되나 하위 분류인 종(species) 수준에서 종류와 기능이 다양해 세부적인 추가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정상어린이에서는 또 장 건강과 뇌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의간균류/후벽균(bacteroidetes/firmicutes) 비율도 높고 영양 및 에너지 대사 관련 기능이 활발했다.

천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ASD와 정상아동군 간의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분포와 기능의 차이가 발견돼 향후 좀 더 정교한 연구 디자인을 통해 자폐스펙트럼장애에서의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의 가능성을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