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을 오래 앓을수록 결핵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가정의학과 유정은 교수는 신규 결핵의 발생위험은 비당뇨병환자에 비해 당뇨병환자에서 높고, 당뇨병을 앓은 기간에 비례해 상승한다고 미국의사협회지(JAMA)네트워크 오픈에 발표했다. 신규 당뇨병환자의 경우 공복혈당 202mg/dL 이상부터 결핵 발생 위험이 높아졌다.

이번 연구 대상자는 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데이터(2009년)에서 결핵에 걸린 적이 없는 20세 이상 성인 442만 3천여명. 이들을 혈당수치에 따라 정상혈당군(공복혈당 100mg/dL 미만), 당뇨전단계(100~125mg/dL), 신규당뇨병군(125mg/dL 이상), 당뇨병을 앓은 기간(이병기간) 5년 미만군과 5년 이상군 등 5개군으로 나누었다.

이들을 건강진단을 받은지 1년 후부터 2018년 말까지 8.3년간(중앙치) 추적, 분석했다. 그 결과, 2만 6천여명이 결핵에 걸렸으며 당뇨병환자는 비당뇨병환자에 비해 결핵 발생 위험이 48% 높게 나타났다. 신규 당뇨병군에서는 32%, 당뇨병 이병기간이 5년 미만이면 45%, 5년 이상이면 57%로 당뇨병을 앓은 기간에 비례했다.

한편 당뇨전단계군에서는 정상혈당군에 비해 결핵 위험이 높지 않았다(위험비 0.97).

나이와 남녀 별 서브그룹 분석에서도 정상혈당군에 비해 당뇨병 이병기간이 5년 이상인군에서 결핵 위험이 높았으며, 남성과 45세 미만에서 뚜렷했다.

또한 신규 당뇨병군 중에서 공복혈당치 최저 10%군(128mg/dL 미만) 대비 최고 10%군(202mg/dL 이상)의 결핵 위험은 79%로 유의하게 높았다.

유 교수는 당뇨병환자에서 결핵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이유에 대해 "고혈당으로 인해 면역기능 낮아지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당뇨병과 결핵을 같이 갖고 있는 사람은 건강한 사람에 비해 T림프구수가 감소하고 T세포 기능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결핵 방어에 중요한 마크로파지 기능도 당뇨병환자에서는 저하된다"고 설명했다.

당뇨병 이병기간과 결핵 위험의 관련성에 대해서는 "당뇨병환자에서는 인슐린신호 전달이 떨어지는데 동시에 T세포의 항원특이적 증식과 염증사이토카인 생산 감소가 나타난다. 따라서 당뇨병을 오래 앓은 환자에서 결핵 위험이 상승하는 이유는 인슐린 생산 저하와 인슐린수용체를 통한 T세포 신호전달 변화가 관련하기 때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에서 당뇨병을 앓은지 5년 이상에서 결핵 위험이 높아지는 현상이 남성과 젊은 층에서 뚜렷하게 나타난 점에 대해 유 교수는 "테스토스테론이 원인일 수 있다"고 추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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