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력이 있거나 여성호르몬에 장기 노출되면 유방암 발생 위험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최근들어 빠른 초경, 늦은 출산 등으로 환자수가 느는 추세다.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에 오래 노출되고 에스트로겐을 억제하는 프로게스테론 분비 기간이 짧아지면서 유방암 위험이 높아지는 것이다. 최근 결혼과 함께 임신 연령이 늦어지면서 임신 당시에 유방암에 걸리는 경우도 있으며 유방암 검진 주기와 임신 기간이 겹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유방암 검진법에는 X레이를 이용한 유방촬영술, 유방초음파, 조직검사 등이 있으며, 임신 당시 치료가 태아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걱정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

김라미유외과(수원) 김라미 원장[사진]에 따르면 유방암 검사는 임신 중은 물론 출산 후나 모유 수유 중에도 안전한 방법으로 받을 수 있다. 

"유방촬영술은 임신 중에는 방사선 노출이 적더라도 권장되지 않는다. 수유 중이라면 유방 안에 차 있는 모유 때문에 정확한 정보를 얻기 어려울 수 있는 만큼 인체에 무해한 유방초음파 검사로 정밀 검진할 수 있다. 초음파 검사에서 악성종양이 의심되다면 임신 중이라도 조직 검사는 필수다."

드물지만 임신 중 유방암 진단을 받는 경우도 있다. 임신 중 또는 출산 후 1년 이내에 발생하는 유방암을 가리켜 임신성 유방암이라고 한다.

임신 후에는 호르몬 변화로 다양한 신체 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임신성 유방암은 다른 암에 비해 발견이 쉽지 않다. 비교적 20~30대 젊은 여성에서 발생하고, 가슴에 이상이 생겨도 임신 후 호르몬 변화 탓으로 여겨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 방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임신성 유방암의 경우 상대적으로 예후가 좋지 않은 삼중음성유방암이 많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 주의해야 한다.

임신 중 유방암으로 진단되면 정확한 진단과 충분한 상담이 필요하다. 임신성 유방암도 보통의 유방암 치료과정과 동일하지만, 임신 주수나 환자의 병기 등 발견 시점과 유방암 종류에 따라 치료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

최근에는 의료기술의 발달로 유방암 진단을 받더라도 아기와 산모 모두 건강하게 지킬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임신 초기에 유방암에 진단되면 수술이나 항암치료는 어렵다. 보통 임신 12주를 넘기면 항암치료가 태아에 나쁜 영향을 주지 않아 시도할 수 있다. 전문의와 상황에 맞는 치료를 상의해야 한다. 암이 태아에 전이되지 않을까 걱정하기도 하는데 이론상으로는 가능하지만 현재까지 산모의 유방암이 태아에게 전이됐다는 보고는 없다고 김 원장은 설명한다.

임신성 유방암은 일반 유방암에 비해 예후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은 만큼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김 원장은 "늦은 출산일수록 임신 계획 시부터 유방암 검사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임신 중이거나 출산 후 모유 수유 중에도 안전한 방법으로 유방 검사를 받을 수 있는만큼 유방에 혹이 만져지고 통증이 있는 등 의심증상이 있다면 유방외과에서 적절한 상담과 검사를 받는 게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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