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드라인마다 고령 고혈압환자의 강압목표치가 달라 논란인 가운데 종지부를 찍을 만한 결과가 나왔다.

중국 베이징협화병원 준카이 박사는 중국의 고령고혈압환자 8,500명을 대상으로 심혈관 위험 억제를 위한 최적 강압목표를 검증하는 다기관비교시험 STEP의 결과를 유럽심장학회(ESC2021)에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진찰실 혈압으로 수축기혈압(SBP 110~130mmHg 미만을 목표로 한 엄격강압군에서는 130~150mmHg 미만을 목적으로 한 표준강압군에 비해 주요평가항목인 심혈관 사고위험이 26% 유의하게 감소했다.

이번 연구는 2015년에 발표된 미국이 주도한 임상시험 SPRINT의  'The lower, the better'(낮을수록 좋다)'는 결과를 재확인시켰다.

고령화시대에 고령고혈압환자의 치료시기는 논란 거리가 된지 오래다. 하지만 고령자를 포함한 고혈압환자의 최적 강압목표를 비교, 검증한 무작위 비교시험에서 일관된 결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현행 각국의 고혈압 가이드라인이 권장하는 고령자의 SBP 목표치는 130mmHg 미만에서 150mmHg미만까지 큰 차이를 보여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따라서 카이 박사는 중국인 고령자고혈압환자 8천 5백여명을 대상으로 심혈관 위험을 줄이기 위한 최적 강압목표를 검증하는 STEP시험을 실시했다.

대상자는 60~80세로 SBP 140~190mmHg 또는 강압제를 복용 중인 고혈압환자. 뇌경색과 뇌출혈 경험자를 제외하고 엄격강압군(SBP 110mmHg~130mmHg미만, 4,243명)과 표준강압군(130mmHg~ 150mmHg 미만, 4,268명)으로 나누고 뇌졸중, 급성관상동맥증후군, 심부전 등에 대해 복합적으로 평가했다.

혈압측정은 진료실에서 의사나 간호사가 측정하는 진료실혈압측정(OBP)을 기본으로 했다. 안정된 상태에서 앉아서 1분 간격으로 3회 측정했다. 또한 가정혈압계를 제공해 1주일에 한번 이상 집에서 직접 측정토록 했다. 

측정치는 스마트폰으로 병원에 전송하게 했다. 혈압약은 ARB인 올메사르탄, Ca길항제 암로디핀, 이뇨제 하이드로클로로치아자이드 중 하나를 투여했다. 1차 약물은 올메사르탄이나 암로디핀이었고 베타차단제 등 다른 약물은 의사의 필요에 따라 적절하다고 판단될 때 투여토록 했다.

SPRINT와 STEP의 차이점은 5가지. 우선 SPRINT는 자동혈압계(AOBP)를, STEP은 진료실혈압측정(OBP)을 이용했다. 두번째는 SBP목표치가 각각 120mmHg 미만, 140mmHg이었다. 세번째는 SPRINT는 당뇨병환자를 제외했고 STEP은 포함시켰다. 네번째는 주요평가항목에 STEP은 심방세동을 포함시켰다. 다섯번째는 1차약물은 SPRINT에서 이뇨제, STEP에서 Ca길항제와 ARB였다.

한편 일본고혈압학회가 실시한 COSAC 연구에 따르면 OBP는 AOBP에 비해 평균 11/4mmHg 높게 나타나 SPRINT의 엄격강압군과 표준강압군의 강압목표치는 STEP의 목표치와 같다고 할 수 있다.

시험초기 대상자의 혈압은 엄격강압군 146.1/32.7mmHg, 표준강압군 146.0/82.3mmHg였다. 중간분석 결과, 엄격강압군에서 유의한 효과가 확인되면서 시험은 3.34년(중간치)만에 중단됐다.

SBP 변화를 보면 양쪽군의 차이는 일찍부터 나타났으며, 오래 지속됐다. 엄격강압군은 126.7mmHg과 표준강압군 135.9mmHg으로 9.2mmHg의 차이를 보였다. 가정혈압치 역시 비슷한 차이를 보였다. 엄격강압군의 강압목표치 달성률은 3년째 77% 이상을 보였다.

42개월 후 평균 강압제 복용약제수는 엄격강압군 1.9개, 표준강압군 1.5개였다. 뇌졸중 등의 질환 발생률도 엄격강압군에서 낮았다(3.5% 대 4.5%)로 26% 유의하게 감소했다.

개별적으로 뇌졸중, 급성관상동맥증후군, 심부전 위험 등도 엄격강압군에서 유의하게 감소했다. 다만 심혈관 사망, 관상동맥혈행재건, 심방세동, 전체 사망에는 유의차가 없었다.

안전성은 엄격강압군에서 저혈압이 많이 발생했지만 어지럼증, 실신, 골절, 신장기능 저하 등은 양쪽군에 유의차가 없었다. 

카이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에 근거해 "STEP 결과는 중증 유해현상과 신장애 증가없이 심혈관에 이득을 얻기 위해서는 고령자에는 강압목표치를 SBP 130mmHg 미만으로 해야 한다"고 결론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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