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연 간 절반 일치하는 조혈모세포가 타인의 일치하는 경우 보다 환자 생존율이 더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 김희제(교신저자), 조병식(제1저자) 교수 연구팀은 급성골수성백혈병 성인환자 110명을 대상으로 혈연간 반일치 조혈모세포와 타인 일치 조혈모세포의 이식 후 생존율을 비교해 미국혈액학회지(American Journal of Hematology)에 발표했다.

연구팀이 대상자를 55명씩 2개군으로 나누고 5년 장기 생존율을 비교한 결과, 각각 65%와 54%로 통계적 유의차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혈연사이 절반일치 이식이 비혈연사이 일치 이식과 동등한 효과를 보인다는 의미다. 

특히 저강도 전처치요법을 통해 절반일치군의 이식 거부반응이 0%로 나타났다. 저강도 전처치요법은 이식 전에 환자의 몸 안에 남아있는 백혈병세포를 최대한 제거하고 골수기능을 억제해 조혈모세포가 생착할 수 있는 면역학적 환경을 만드는 방법으로 서울성모병원이 독자 개발했다.

이식 후 사이클로포스파마이드(post-transplant cyclophosphamide)를 기반으로 하는 미국∙유럽과 달리 항흉선항체(ATG)를 사용하는 만큼 대표 합병증인 이식편대숙주병의 확실한 예방과 이식 전처치 강도를 낮춰 고령환자도 견딜 수 있다.

또한 800cGy(센티그레이) 전신방사선을 사용해 생착부전이 없는 안정된 이식 생착률 확보 및 미세잔류백혈병 제거 효과를 높였다는게 병원의 설명이다. 

급성골수성백혈병환자에 이식하는 조혈모세포는 조직적합항원 유전자 8개가 일치하는 형제 공여자가 1차로 고려된다.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타인(비혈연) 기증자를 2차로 찾게 된다. 

병원에 따르면 국내 등록기관을 통한 비혈연사이 조직적합항원 일치 공여자 발견율은 약 40%. 발견하지 못할 경우 혈연사이 절반일치 이식, 즉 8개의 조직적합항원 유전자 중 최소 4개가 일치하는 공여자 이식이 주로 시행되고 있으며 제대혈 이식도 대안으로 사용될 수 있다. 

조직적합항원 유전자가 일치하지 않을 경우 이식 거부반응, 이식편대숙주병 등 치명적인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전통적으로 8개 유전자가 모두 일치하는 혈연 또는 비혈연 공여자가 가장 적합한 공여자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 이식기법의 발전으로 혈연 간 유전자 불일치의 장벽을 부분적으로 극복할 수 있게 되면서 반일치 동종 조혈모세포이식 빈도가 국내외에서 급증하고 있다. 

특히 부모와 자식 간 최소 8개 유전자 중 4개가 일치하는 만큼 건강에 문제가 없으면 100% 이식 공여 가능하다. 때문에 비혈연 이식처럼 기증자를 찾고 준비하는 시간(평균 6주)을 최소화할 수 있어 이식이 시급한 경우 유용하다. 

또한 이식 후 재발하는 경우 공여자 림프구 주입술 등 추가 면역세포치료가 가능해  전세계적으로 활용도가 증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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