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노산의 일종인 호모시스틴의 수치가 높으면 치매 발생 위험이 높다고 알려진 가운데 너무 낮아도 문제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배종빈·김기웅 교수팀은 한국인을 대상으로 호모시스틴 수치 별 치매 위험을 분석해 국제학술지 임상영양(Clinical Nutrition)에 발표했다.

호모시스틴의 체내 수치가 높을수록 치매 인자인 베타아밀로이드 축적이 촉진돼 치매와 알츠하이머병의 발생률을 높아진다. 최근에는 비타민제로 호모시스틴 수치를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연구 대상자는 60세 이상 한국인 2,655명. 체내 호모시스틴 수치에 따라 낮은 군(8.9mmol/L 이하), 정상군(9.0~10.5mmol/L) 높은 군(10.6mmol/L 이상)으로 나누고 치매와 알츠하이머병 발생률을 8년간 비교했다.

그 결과, 정상군에 비해 낮은 군의 알츠하이머병 위험은 최대 4.3배 높았다. 4.9배를 보인 높은 군에 비해 결코 낮지 않은 수치다[].

표. 혈중 호모시스틴 농도에 따른 그룹별 치매 및 알츠하이머병의 상대 위험도, 비타민제 섭취비율(분당서울대병원)
표. 혈중 호모시스틴 농도에 따른 그룹별 치매 및 알츠하이머병의 상대 위험도, 비타민제 섭취비율(분당서울대병원)

또한 낮은 군의 비타민 섭취율이 41%로 전체 28%를 크게 웃돌아, 저호모시스틴혈증과 비타민 섭취율은 비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비타민 B군인 엽산과 비타민 B12의 체내 농도가 높을수록 호모시스틴 수치가 낮았다.

연구팀은 이에 대해 "비타민 B가 포함된 비타민제를 적절히 섭취하면 신체 건강이나 치매 예방에 도움되지만, 적정 수준을 넘어서면 저호모시스틴혈증으로 치매 위험이 오히려 증가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 교수는 "한국인은 다른 인종에 비해 김치 등 채소를 통한 비타민 섭취량이 높은 만큼 저호모시스틴혈증을 더욱 주의해야 한다"면서 "평소 채소와 과일 섭취량이 적고 육류 위주의 식습관이면 비타민제가 효과적이다. 하지만 식사를 통해 섭취량이 충분하다면 그 이상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기웅 교수는 "저호모시스틴혈증은 치매 뿐만 아니라 말초신경의 손상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학계 보고가 있다"면서 "비타민이 과잉 혹은 결핍되지 않도록 섭취량을 적절히 관리하면 치매 및 신경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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