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압약을 장기간 복용하면 암위험이 증가한다는 대규모 연구결과가 나왔다.

일본국립암연구센터 연구팀은 자국민 6만 8천명 대상 장기 추적관찰 연구인 JPHC 스터디의 데이터로 혈압약 장기복용에 따른 전체 암 및 대장암, 신장암 등의 발생 위험을 분석해 국제학술지 암과학저널(Cancer Science)에 발표했다.

과거 일부 이뇨제가 신장암을 일으키고, ARB가 종양의 혈관신생을 촉진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반면 칼슘길항제(CCB)는 항암제 효과를 증강시키고 레닌안지오텐신계 억제제는 암세포의 자살(아토포시스)을 촉진하는 등 발암억제 기능도 보고됐다. 하지만 혈압약 사용과 복수의 암 발생 위험의 관련성을 검토한 전향적인 연구는 없었다. 

연구팀은 연구시작 당시와 5년 후, 10년 후 조사 모두 응답한 연구 대상자를 혈압약 비복용군, 5년 미만 복용군, 5~10년 복용군, 10년 이상 복용군 등 4개군으로 나누어 암 위험을 비교했다.

나이와 성별, 지역, 비만지수(BMI), 음주, 당뇨병, 염분섭취량(위암), 만성간염 및 간경변 기왕력(간암), 출산경험(유방암)을 조정해 분석한 결과, 비복용군 대비 암발생 위험은 10년 이상 복용군에서 대장암은 1.18배, 신장암은 2배 이상 높았다. 5~10년 복용군에서는 신장암 위험이 3.75배나 높았다. 폐암과 위암, 간암, 췌장암, 전립선암, 유방암과는 통계학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번 분석 결과는 혈압약이 신장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과거 연구과 일치한다"면서 "고혈압환자는 만성신장병 위험이 높은 만큼 초음파검사를 받을 기회가 많고 이 때 신장암이 발견될 가능성이 높은 점도 원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장암에 대해 "ACE억제제와 ARB 등 혈압약은 위험을 낮춘다는 보고가 있었지만 이번 결과와는 일치하지 않았다"면서 "이 연구가 시작된 1990년에는 ARB가 일본에서 사용되지 않았고, 조사 시기와 복용 혈압약 종류가 선행 연구과 다른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의 한계점으로 설문조사에 근거한 만큼 강압제 종류를 알 수 없고, 복용기간이 정확치 않을 가능성 등을 꼽았다.

저작권자 © 메디칼트리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