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각을 유발하는 뇌병변은 특정 뇌신경망 속에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연세대의대 용인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하고가 김나영 교수는 하버드대학 신경과 마이클 폭스 박사와 공동으로 환각 유발 뇌병변의 공통점을 분석해 국제 저널인 분자정신의학(Molecular Psychiatry)에 발표했다.

환각은 외부의 자극이 없는 상태에서 감각을 지각하는 현상으로 시각, 청각, 후각 등 다양한 감각 영역에서 나타날 수 있다. 환각의 원인은 신경학적, 정신과적 질환을 비롯해 다양하다. 하지만 뇌의 어디에서 발생하는지 확실치 않아 치료가 어렵다.

이번 연구 대상자는 뇌손상환자가 경험한 환각 증례 1,126건 가운데 뇌손상으로 인한 환각을 특정할 수 있는 89건. 이들의 환각 유발 뇌병변의 위치를 정상인 1천명의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 자료와 융합해 공통점을 분석했다. 아울러 시·청각 환각 유발 병변의 차이점도 비교했다.

그 결과, 환각 유발 병변은 시·청·후각 등과 무관하게 소뇌 및 우측 위측두엽과 밀접하게 관련했다. 교수팀은 "환각 유발 병변이 해부학적으로는 전혀 연관돼 있지 않은 뇌 영역에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기능적으로는 서로 연결된 특정 뇌 연결망 내에 위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환각을 유발하는 감각 영역에 따라 소뇌 및 우측 위측두엽 외에 다른 뇌 영역과도 관련했다. 에컨대 시각 환각을 유발하는 병변은 시각 처리의 중계소로 알려진 외측 슬상핵과, 청각 환각을 유발하는 병변은 소뇌의 치상핵과 강한 연결성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로 뇌 자극 치료, 바이오피드백 등 뇌 연결망의 조절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치료법들의 치료적 타겟을 설정하는 근거를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트리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