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형 당뇨병치료제 DPP-4억제제가 파킨슨병 진행을 억제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이필휴, 정승호 교수 연구팀은 DPP-4억제제가 초기 파킨슨병환자의 도파민 신경세포 손상을 줄이고 도파민 약제 사용량도 줄일 수 있다고 국제신경학술지 '브레인'(Brain)에 발표했다.

퇴행성 뇌질환인 파킨슨병은 뇌의 특정 부위에서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세포가 서서히 소실되어 가는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파킨슨병 환자는 2020년 기준 11만 1,311명으로 4년 전보다 약 1만 5천명 늘어났다.

파킨슨병환자는 손 떨림, 근육 굳음, 느린 몸동작 등 운동증상이 나타난다. 도파민 보충 약제로 조절할 수는 있지만 진행을 멈추는 약물은 없는 상황이다.

이번 연구 대상자는 파킨슨병 환자 697명. 이들을 비당뇨군(558명), DPP-4 비복용군(85명), DPP-4복용군(54명)으로 나누고 도파민 신경세포 소실 정도를 PET(양전자 방사 단층 촬영)영상으로 비교했다.

그 결과, DPP-4복용군은 비복용군이나 비당뇨병군 보다 도파민 운반체 밀도가 유의하게 높게 나타났다. 이는 신경세포의 소실 정도가 적은 것을 의미한다.

또한 파킨슨병환자 61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DPP-4 복용군은 나머지 군에 비해 파킨슨병의 진행 지표인 도파민 약제 증가량이 유의하게 적었다. 

운동 합병증인 이상운동증 및 약효 소진 증상 발생률도 DPP-4복용군(이상운동증 3.7%/약효소진 5.6%)이 비당뇨군(이상운동증 22.2%/약효소진 24.4%), 비복용군(이상운동증 21.2%/약효소진 24.7%)에 비해 유의하게 낮았다.

정승호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DPP-4 억제제가 파킨슨병에서 신경세포 소실의 예방 뿐만 아니라 신경 보호 효과를 간접적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필휴 교수는 "세계적으로 파킨슨병의 질병 진행을 억제하는 약물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나 아직 뚜렷한 효과를 보인 약물을 발견하지 못한 상황에서 DPP-4 억제제가 파킨슨병 진행 억제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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